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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닭우는 소리 3번에 가던 길 잠시 멈추어

은희곤 목사 (참사랑교회)

오랜 만에 어머니의 땅을 밟고 호흡합니다. 고국에 도착하자마자 읽고 싶었던 책 한권을 샀습니다. 많은 도전이 됩니다. 미래학자인 최윤식 목사님이 쓰신 “2020, 2040 한국교회의 미래지도”입니다. “지속가능한 한국교회를 위한 최초의 미래학 보고서, 다가올 10년 한국교회가 한번도 접하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시대가 몰려온다. 미래는 하나님의 계획아래 놓여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지혜를 인간에게 주신다”는 커버의 글은 젊은 아이들 말처럼 ‘필’이 꽂히기에 충분했습니다. 한국교회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동시에 이민교회의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목회자들에게는 조금은 생소한 미래학이라는 학문을 통하여 오늘의 변화의 흐름을 사회과학적 방법으로 분석하고 앞으로의 변화의 흐름을 예측하면서, 그 변하고 있고 변하여 가는 흐름 안에 있는 교회에 애정어린 경고를 합니다. 예를 들자면 요즘 우리들은 사회적으로 우리 교회가 많은 비판을 받고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며 전도에도 점점 한계가 있다고들 말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2005년도 통계를 보면 천주교는 186만명(1985년도 기준)에서 514만명으로 성장했고 불교는 1,027만명으로 늘어났고 심지어는 이단들마저 성장했고 무교(점집)도 매년 40%씩 성장했다. 그러나 교회는 성장이 잠시 주춤한 것이 아니라 이미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2005년도에 정부가 시행한 조사를 분석해보면 기독교인 수는 대략 870만(18.7%) 정도이다. 이는 대략 150-250만명으로 추산되는 이단들도 포함됐다. 그렇다면 기독교인의 숫자는 2005년을 기준으로 620만-720만에 불과하다. 1985년도에 16%에서 1995년도에 19.7%로 성장했다가 2005년도에는 18.7%로 감소했고 그 감소는 지금도 빠른 속도로 계속되고 있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갱신하지 않고서는 2050-2060년경의 순수 기독교인 인구는 300만명대로, 주일학교는 30-40만명대로 줄어들 수 있다.…” 등등 막연한 이야기가 아니라 정확한 데이터 통계와 컴퓨터 시물레이션 결과 등을 통하여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스스로 점쟁이가 아니라 모든 사회과학적 방법을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미래학자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목회자와 지도자들이 아직도 “세계 선교 역사상 유래없는 부흥이 일어난 한국교회라는 신기루” 안에 사로잡혀 “하나님이 살아계시기에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라는 막연한 근거없는 낙관론” 하에,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해 변화에 대한 준비에 게을러 참담한 결과를 맞이하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책장을 넘기면서 “변화, 한계, 위기, 대처, 극복” 등의 단어가 실감나게 생생하게 살아있어 계속 고개를 끄떡이게 만듭니다, 그 가운데 목회자로서 “위기관리 능력–근거없는 낙관론부터 버려라. 변화의 시대에는 교회와 목회의 모든 영역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가장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현장 목회자로서 급속하게 진행되는 변화 안에서의 교회와 목회의 대안과 내용을 찾아야하는 부분들이 남아있긴 하지만, 그러나 변화 안에 깨어있고 준비해야 한다는 경고만큼은 함께 하기에 너무나 분명한 공감이 있어 목회자들, 교회 지도자들, 성도들이 함께 읽었으면 합니다, 저도 섬기는 제단으로 돌아갈 때 장로님들과 교회 지도자들에게 책을 선물하려고 합니다. 저는 저자와는 일면식도 없고 책 선전하는 영업직도 아니지만, 이 책을 통하여 오랜만에 목회에 큰 도전을 갖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다짐해봅니다. “1)깨어 변화의 흐름을 읽어라 느끼라. 2)다가올 위기를 대처하고 극복할 대안을 준비하라. 3)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교회, 목회 사역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여 변화를 준비하라. 4)하나님은 이렇게 할 수 있는 지혜를 우리들에게 주셨다.

그 지혜를 땅에 파묻어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끄집어내어 사용하여 변화 앞에 패배주의자가 되지 말고 오히려 변화를 기회로 삼아, 교회를 통하여 하나님나라는 시대를 초월하여 계속 확장해 나간다는 역사를 보이리라”는 희망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예수님은 교권과 기득권에 사로잡혀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현실안주에 급급한 교회지도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시대를 분별하라, 깨어 있으라”(막13:37), “준비하라”(마25:13, 25:21, 25:23).

닭이 일천번을 울어도 “너는 울어라 나는 간다”(마11:16-17)가 아니라 이 시대에 들려오는 닭우는 소리 3번에, 가던 걸음 잠시 멈추어 주님의 말씀을 다시 떠올리는(마26:75), 영적인 민감성과 예민함이 무뎌지지 않고 날세워 살아있게 갈고 닦는 오늘의 베드로가 우리 모두이기를 이 가을에 소망해봅니다. 하나님의 소망이 우리의 비전이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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