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춘길 목사 (뉴저지 필그림교회)
역사에 우연이나 요행은 없습니다. 자연은 정직합니다. 콩 심은 곳에서 콩이 나고 팥 심은 곳에서 팥이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지극히 평범한 진리입니다. 많이 심은 자가 많이 거두고, 적게 심은 자가 적게 거두게 되어 있습니다. 이 평범한 진리를 몇 가지 측면에서 되새겨 봅니다.
첫째, 내가 지금 거두고 있는 것은 전에 내가 심어 놓은 것의 결과라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내가 지금 거두고 있는 것이 변변치 못한 것이라고 해서 불평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자각을 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내가 지금 거두고 있는 좋은 것이 내가 심었던 것이 아니라면, 누군가가 전에 심었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심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던 분들을 생각하며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내가 오늘 심지 않으면 내일 거둘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심지 않고 거두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넷째, 오늘 내가 좋은 것을 심으면 훗날 좋은 것을 나와 내 후손들이 거두게 된다는 것입니다. 나쁜 것을 심어놓고 좋은 것을 기대하는 것은 스스로 속이는 일입니다.
그런데 여기 위험한 생각이 있습니다. 자연의 법칙은 어김이 없다고 해도 인간의 삶에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거짓과 손을 잡으면서도 잘되기를 바라고 불의와 타협하면서도 의로운 결과가 나타나기를 은근히 바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분명히 선포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속이지 말라 하나님은 만홀히 여김을 받지 아니하시나니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
자기의 육체를 위하여 심는 자는 육체로부터 썩어진 것을 거두고 성령을 위하여 심는 자는 성령으로부터 영생을 거두리라”(갈6:7, 8). 그러나 또한 위로와 격려의 말씀이 있습니다. 어려움과 고통이라도 참고 견디어 가면서 복음을 심고, 의를 심고, 사랑을 심고, 화평을 심을 때, 그 열매 역시 반드시 거두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피곤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갈6:9). 추수의 계절을 맞이했습니다. 심고 거두는 일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면서 나에게 주어진 시간, 재능, 물질들이 무엇을 위해 어떻게 심기어 지고 있는지 점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