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곤 목사 (참사랑교회)
경상북도 경주 근처 안강이라는 시골 마을의 가난한 농가에 한 소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가난하여 공부를 못하던 가운데 포항에 가면 무료로 공부할 곳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세 시간이나 걸어서 학교를 찾아갑니다. “통학 거리가 너무 멀으니 학업을 포기하라”는 교장 선생님의 권고에 소년은 애원하며 매달렸고 학교를 다닐 수 있다는 기쁨에 매일 새벽 4시에 책 보따리를 짊어지고 학교를 다녔습니다. 고등학교까지 어렵게 졸업한 소년은 의학에 관심이 생겼지만 여건과 환경으로 의대 입학이 어렵게 됐지만 포기하지 않고 의대 수업을 10년간 청강했습니다. 이렇게 청강으로 쌓은 실력으로 의대 졸업장도 없던 이 청년은 연세대 의대 교수 공개채용에서 많은 유학파와 명문대 의대 졸업자들을 물리치고 합격해 교수가 됐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이러한 역경과 역경을 이겨낸 그의 꿈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다시 한번 감동을 갖게 됩니다. 지난해 말 급성패혈증으로 세상을 떠난 변치 않는 웃음 신바람 전도사, 고 황수관 연세대 외래교수(67)의 이야기입니다.
머슴의 아들로 태어나 자기 땅 한 평도 없이 지독한 가난을 대물림 받았습니다. 가난은 그에게 “한”이었고, 비참함을 넘어선 “비극”이었으며, 소나무 껍질과 칡뿌리, 도토리로 주린 배를 채워야 하는 “굶주림”이었습니다. 간신히 18살에 중학교를 졸업하고 어머니가 마련해주신 차비만 들고 서울로 올라온 이 청년은 신문배달, 우유배달, 구두닦이, 하우스보이, 빌딩청소 등을 전전하면서, 더 이상 농촌이 가난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당시 농업의 선진국이던 덴마크로 유학을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습니다. 세상적으로 보면 아무 것도, 정말 아무 것도 없었지만 그에게 단 하나 가진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꿈”이었습니다. 어느 날 겨우 겨우 영어로 자기의 꿈에 대한 편지를 써서 봉투 위에 “주소 덴마크 코펜하겐, 받는 사람 국왕 귀하” 보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덴마크 국왕 보좌관실에서 편지가 왔습니다. 네델란드 코펜하겐까지 오는 비행기 표와 대학 입학허가서, 전액 장학금과 기숙사 제공... 결국 그는 농업박사 학위를 마치고 한국 농업의 근대화를 이끌었습니다. 건국대 부총장을 지내신 류태영 장로님이십니다. 그분은 외칩니다. “꿈과 믿음이 있는 한 좌절은 없다”고, “좌절은 꿈과 믿음이 없어서다”라고.
로마 유명한 희극시인 ‘테렌스’는 노예 출신, 영국 장군 ‘크롬웰’은 양조업자, 미국의 신문발행인 ‘하워드’는 식료품상 조수, 미국의 정치가, 외교가, 과학자, 작가인 ‘프랭클린’은 떠돌이 화가, 로빈슨 크로소우를 쓴 영국 소설가 ‘다니엘 대 포우’는 말 심부름꾼, ‘세익스피어’는 나무꾼의 아들로 극장 앞에서 말 지키는 사람, 실낙원을 쓴 영국 시인 ‘밀톤’은 고리 대금업자, ‘아브라함 링컨’은 철도공, 미국 철도 건설업자 ‘밴더빌트’도 뱃사공 출신이었습니다. 이들 모두의 공통점은 “꿈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만약 밴더빌트가 강가에서 배의 노를 저으면서 꿈이 없었다면, 그의 인생은 저 시골 강가의 뱃사공으로 끝났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배를 저으면서도 미국 대륙을 철도로 연결하는 꿈을 지녔기에 그가 있게 되었습니다.
“좌절과 절망과 불평”은 사단이 주는 마음이고, “희망과 용기와 감사”는 성령이 주는 마음입니다. 꿈을 꾸면 그 꿈이 우리 인생의 목표가 됩니다. 비전을 가지면 그 비전이 우리 인생의 목적이 됩니다. 꿈을 꾸게 하시는 이도 성령이시오, 그 꿈을 붙잡고 나가도록 하시는 이도 성령이시오, 그 꿈을 이루게 하시는 분도 성령이십니다.
믿음이 있으면 하나님이 내 인생 안에 펼쳐 나가실 내일의 꿈이 오늘 보입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히 11:1)입니다. 그 꿈이 보이기에 환란과 고통이 있어도 이겨 나갑니다. 꿈을 꾸고, 꿈을 보고, 꿈을 심는 자(행 2:17)들만이 그리고 꿈을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심을 인정하고 믿고 나가는 겸손한 인생들(고전 3:7)이 그 꿈의 주인공이 됩니다. . 이 가을! 드높은 하늘, 청푸른 구름, 신선한 단풍이 깃든 나무 숲 사이로 성령이 주시는 꿈을 실컷 꾸고, 오늘 눈물로 인생의 씨앗을 뿌리고, 오늘이 될 내일 기쁨으로 단을 거두는(시 126:6) 그 꿈! 내 인생 안에 성령이 주시는 잃어버린 그 꿈 이야기가 다시 살아나 신명나는 영혼의 주인공들이 우리 모두가 되기를 이 가을에 함께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