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섭 목사 (에벤에셀 선교교회)
얼마 전에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뮨헨 인근의 다하우 나치 강제수용소를 방문하여 나치의 만행으로 인한 희생자들에 대해 헌화한 후 묵념하였다. 그날 신문에는 유대인 학살 현장을 찾은 메르켈 “슬픔과 부끄러움이”이란 기사가 실렸다. 다하우 수용소는 나치가 만든 제 1호 강제 노역장으로, 수만 명의 유대인, 폴란드인, 정치범들을 신성한 독일 국가건설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잔인하게 죽인 곳이다. 독일은 나치의 만행을 고발하고 역사의 교훈으로 삼기 위해 이곳을 보존해왔다. 독일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로 동독출신인 메르켈이 그곳을 방문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날 “우리는 나치가 자행한 범죄와 2차 세계대전의 희생, 그리고 대학살(홀로코스트)에 영원한 책임이 있다. 깊은 슬픔과 부끄러움을 느낀다. 나의 방문이 과거에서 현재로, 그리고 미래로 잇는 다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메르켈이 한 말에 대해 한 컬럼니스트는 “독일은 진정으로 과거사를 반성하고 전쟁 재발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품격 있는 나라로 다시 한번 국제사회에 각인되었을 것이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8.15 기념사에서 1993년 이후 빼놓지 않았던 한국, 중국 등에 대한 반성과 애도의 표현을 빼버렸다. 역사적 부채가 있는 한 나라가 어떻게 다시 태어나 시대를 이끌 수 있는지, 한 지도자가 어떻게 국민과 국제사회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지 아베총리는 메르켈총리에게서 배워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늦었지만 책임을 통감하고 새롭게 하고자 하는 자세를 통해 그 개인, 그 민족의 미래적 희망을 볼 수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도자에 따라 사회, 국가, 종교의 위상은 달라져 왔다. 그러면 오늘날 지도자들에게 필요한 자질에는 어떤 것들이 있어야 하겠나? 모든 일에 정직하고 겸손하며 투명함이 있는 자,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에 대해 민감하게 대응하고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자, 성격이 모가 난 사람들, 마음에 상처가 있는 자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맺는 포용성이 있는 자, 학연, 지연, 친분에 따라서가 아닌 인격과 재능, 능력에 따라 적재적소에 사람을 기용하며 다른 사람들을 움직여 목표를 이루어 나가는 추진력이 있는 자, 매사에 심사숙고하되 주변의 상황이나 지도자 자신의 혼란으로 우유부단하게 처신하며 잘못된 결정을 내리지 않는 자, 나아가 모든 일에 언행에 신중을 기하며 덕을 세우는 자여야 할 것이다. 지도자의 한마디의 말은 천금과 같아야 한다. 한 국가의 지도자뿐만 아니라 모든 단체의 지도자들, 특히 기독교 지도자들에게 절실히 요청되는 것은 책임 있는 언행이다. 공인으로서의 언행을 통한 성숙한 인격, 잘못된 것을 변명으로 일관하거나 고집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잘못을 범했을 때는 솔직하게 사과할 줄도 알고 책임을 지는 모습, 자존심보다는 모두를 아우르는 포용으로 하나 되게 하는 화합의 지도력을 가진 자, 옳고 그른 것에 대해서는 친분과 인정보다는 하나님 앞에서 “예, 아니요”를 분명하게 하는 절제된 지도자가 필요하다. 요즘 한국과 미국의 각 교단 협의회에서는 선거가 한창이다. 어떤 지도자를 뽑느냐에 따라 그 교단, 단체의 위상이 달라질 것이다. 또한, 과거를 청산하고 화합의 장을 만들어가는 지도자들이 세워질 때 하나님의 나라는 더 아름답게 확장되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