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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점검하며 삽시다

최창섭 목사 (에벤에셀 선교교회)

1994년 10월 21일 한강에 위치한 성수대교 1,160.8m의 4차선 다리 중 10-11번째 교각 48m가 무너져 3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그 소식은 순식간에 해외에도 대서특필되어 건설업계가 큰 타격을 받았으며 국가 이미지도 크게 훼손되었다. 이 대교는 1977년에 착공하여 약 2년6개월 만에 완공하였는데, 14년 밖에 되지 않은 다리가 왜 붕괴되었는지 그 원인이 밝혀졌다. 건설 당시 Truss(철강구조물)식 공법으로 건설되었기에 이음새가 잘못되면 무너지기 쉬운데 정기적인 점검을 소홀히 했고, 볼트 삽입과정 중 볼트를 무리하게 집어넣다가 구멍의 모양이 변형되어 볼트의 강도가 약해졌으며, 이음새 용접은10mm이상 되어야 하는데 8mm밖에 하지 않았다는 것, 또한, 다리의 설계 하중이 32.4t인데, 이를 초과하는 과적 차량(40t 이상)들의 압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그 후 약 2년에 걸쳐 철저한 복구공사를 통해 8차선으로 확장한 성수대교는 트러스가 붕괴되어도 차량이 한강에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낙교 방지턱까지 설치하여 안전사고를 방지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5월 25일자 뉴욕중앙일보 10면(국제면)에 “시애틀-밴쿠버 잇는 다리 붕괴”란 기사가 났다. 워싱턴 주 시애틀과 캐나다 밴쿠버를 잇는 5번 프리웨이 왕복 4차선 다리의 일부 구간이 무너져 차량 3대와 사람들이 물에 빠졌으나 다 구조되었다는 것이다. 이 다리는 지난 1995년에 건설되었는데, 과적차량이 다리 구조물을 들이받아 붕괴되었다 한다. 지난 2007년에도 미네소타 주에서 대교가 붕괴되어 13명이 숨지고 145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한국에서만 이런 일이 일어난 줄 알았는데 미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리 붕괴사고를 통해서 깨닫는 것은 시공업자들이 설계 도면대로 공사를 했더라면, 정기점검을 충실히 했더라면, 운전자가 안전운행을 했더라면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다리 붕괴에 대한 사고를 통해 우리의 신앙과 삶에 있어서도 점검해 볼 것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첫째,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 세심하게 점검해 볼 것이 있다. 하나님과 나 사이에 브리지Bridge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화목의 관계가 이루어졌는지, 하나님은 나의 아버지가 되시고, 나는 그분의 자녀가 되었는지, 말씀과 기도를 통해 아름다운 사랑의 관계가 계속 되고 있는지, 죄 문제로 인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점점 멀어져가고 있지는 않은지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둘째,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결함은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관계는 소통이다. 가족구성원들 간에 성도 간에 사회생활을 하면서 갖는 인간관계에 소통의 결함이 생기기 시작하면 언제 어디서 무슨 일들이 일어날지 모른다. 결국 가정의 붕괴, 사회의 붕괴로 이어지는 대형 참사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신앙생활의 첵크 리스트Check List, 가정생활, 교회생활, 사회생활의 첵크 리스트를 만들어 하나씩 점검하며 고쳐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공사 시공도 설계도면에 따라 해야 하듯 그리스도인의 삶도, 직분자를 세우고 교회를 운영해 나갈 때에도 성경의 원칙에 충실하면 부실 신앙인의 양성, 부실 직분자의 양산도 막아 교회도 견고하게 세워나갈 것이며, 나아가 어떤 세상 풍파가운데서도 요동하지 않는 신앙인으로서의 주어진 역할과 책임,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빌립보서 2:4의 말씀 “각각 자기 일을 돌아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의 일을 돌아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케 하라”란 말씀처럼, 자신과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자주 돌아보아 개인과 가정, 교회, 사회에 일어날 더 이상의 비극적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복음 사역에 아름답게 쓰임을 받는 계기로 삼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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