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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기다림의 계절

송상현 목사 (로스앤젤레스장로교회)

흩어져있던 가족이 모여 그동안 경험했던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하며 덕담을 나누는 추수감사절을 지내고 나면 한 달 정도 남은 한 해를 마감할 준비를 시작하게 됩니다. 상인들은 Black Friday Sale 후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다시 대목을 기대하며 물건들을 매장에 전진배치하기 시작합니다. 수많은 미디어 광고와 우체통에 가득하도록 배달되는 다양한 광고지를 보면서 어린 아이들은 들뜬 마음으로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대합니다. 수많은 동창회, 연말 모임에 참석하라는 광고와 함께 연락을 받으면서 마음은 한껏 부풀어 오릅니다. 창고의 한쪽 구석에 쌓아 놓았던 크리스마스 장식을 꺼내 트리와 함께 단장하는 집을 하나 둘 보게 되고 매장에서 들려오는 캐럴 송을 듣다보면 나도 모르게 세상과 동일하게 분주해진 마음을 붙잡아 앉히고 질문을 하게 됩니다. 나는 왜 이렇게 12월이 되면 들뜬 마음으로 분주해지는 것일까? 누구를 위한 분주함인가? 세상에서 이미 소비와 향락으로 퇴색된 크리스마스를 아무생각 없이 받아들이는 변질된 마음을 다스리며 절기의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주님 탄생을 바르게 기념하기 위해서 교회는 대강절을 지킵니다. 대강절(Advent)은 ‘옴’, ‘도착’을 의미하는 라틴어 ‘adventus’에서 유래되었으며, 그리스도의 오심을 미리 기대하며 준비하는 성탄절 전의 4주간을 가리킵니다. 대강절(待降節)의 또 다른 명칭으로는 주님의 오심을 기다린다는 대림절(待臨節), 강림절(降臨節) 등이 있습니다. 대강절은 ‘이 땅에 예수께서 오셨다’라고 하는 과거적 의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총체적 기다림의 절기입니다. 첫째는 육신으로 곧 탄생하실 주님을 기다리던 이 천 년 전의 상황을 기념하고 재현함으로써 우리의 마음과 삶을 경건히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둘째는 오늘 날 우리에게 임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성령의 역사를 사모하며 기다리는 시기입니다. 셋째는 세상 종말에 심판주로 오셔서 세상을 심판하시고 구원을 완성하실 주님의 재림을 대망하며 기쁨으로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교회와 성도들이 지켜야 할 대강절의 의미를 생각 해봐야 할 때입니다.

올해 대강절에는 영적으로 유익한 시간을 만들어가기 위해 몇 가지를 제안합니다. (1)회개와 자기반성의 시간으로 보내야 하겠습니다. 주님 다시 오심을 믿고 주의 말씀대로 살지 못했음을 주님께 고백하며 긍휼을 경험해야 합니다. (2)섬김과 나눔의 실천을 행해야 하겠습니다. 성탄의 계절이 되면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소외된 자들을 돌아보며 구체적으로 사랑을 표현해야 하겠습니다. (3)경건생활을 통한 신앙의 회복을 이뤄야 하겠습니다. 세상에 휩쓸리며 분주한 가운데 어수선하고 느슨해진 신앙생활을 돌아보고 기도와 말씀으로 주님의 발길을 가까이 따르는 시간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4)기쁨의 찬양을 드리며 복된 소식을 나누는 시간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성탄절을 절정으로 축제의 즐거운 명절로 지켜져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성탄 축하의 경험들은 많은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발견 할 수 있는 사건이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12월은 주의 오심과 다시 오심을 기대하면서 의미 있는 절기를 보내야 하겠습니다. 사모함과 감사함으로 주의 재림을 대망하는 계절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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