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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감사로 채워가는 행복

양춘길 목사 (뉴저지 필그림교회)

프랑스 파리의 어느 교회에서 한 선교사를 파송하며 헌금을 하는 중이었습니다. 헌금접시가 돌아가고 있었고, 성도들은 각자가 준비해온 헌금을 드렸습니다. 그 헌금 접시가 어느 시각장애인 앞에 멈추었습니다. 그 사람은 1프랑도 헌금할 수 없는 형편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27프랑을 접시에 세어서 놓는 것이었습니다. 깜짝 놀란 옆 사람이 “당신이 어떻게 그 많은 돈을?” 하고 묻자, 이 시작장애인은 웃으며 “저는 눈이 안 보이지요. 그런데 제 친구에게 물어보니 저녁때 불을 켜는 비용이 일 년에 27프랑이 든다고 하더군요. 나는 불을 켤 필요가 없어 일 년이면 이만큼의 돈을 저축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예수님을 몰라 어두운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참 빛이 비치도록 하고 싶었습니다”하고 대답했습니다.

11월은 감사의 달입니다. 감사는 행복의 시작이고, 행복 그 자체입니다. 아무리 많은 물질과 좋은 환경에 살아도 마음에 감사가 없다면 결코 행복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비록 가진 것이 없고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어도 마음에 감사가 있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참 감사는 외부조건이 아니라 마음 자세에서 비롯되는 것이지요. 아무리 부자일지라도 자신이 아직 가지지 못한 것으로 인해 불평하며 살면 불행한 사람이고, 매우 가난해도 이미 가진 것으로 인해 감사하면 행복한 사람이지요. 이미 내게 주어진 것들로 인해 감사하며 행복을 더해가는 나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사람들은 또한 일시적이고 작은 것은 기억하며 감사하면서도 지속적이고 큰 것에 대한 감사는 쉽게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령, 새로운 직장을 얻어 일하게 되면 새 잡(job)에 대해서는 감사하면서도 일할 수 있는 건강에 대해 감사하는 것은 잊어버립니다. 추운 겨울, 따뜻한 난로에 대해서는 감사하면서도 매일 변함없이 떠올라 온 세상을 따뜻하게 해주는 햇빛에 대해서는 감사할 줄 모릅니다. 크고 지속적인 은혜의 선물들, 햇빛과 공기, 일용할 양식과 건강, 기도의 응답 이전에 언제나 기도할 수 있는 특권에 대해 감사하며 행복을 더해가는 11월이 되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진정한 감사는 내가 받은 선물 그 자체보다 그것을 주신 분에게 먼저 감사하는 것이지요. 때로 우리는 받아 쥔 선물에 모든 관심을 쏟느라 그것을 주신 분에게는 등을 돌리고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어느 창고 안에 기어들어간 거미가 거미줄을 치기 좋은 곳을 발견하고 먼저 천장에서부터 한 줄을 쭉 내리고 그것을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거미줄(web)을 멋지게 쳤습니다. 예상이 맞아 들어가 많은 먹이가 걸려들었습니다. 늘 배불리 먹어 이제는 제법 뚱뚱해진 거미가 어느 날 자기가 쳐 놓은 거미줄을 바라보면서 스스로 감탄했습니다. “야, 누가 쳤는지 정말 잘 만들었구나.” 그러다 문득 가운데서부터 천장까지 연결된 한 줄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생각하기를 “이 줄은 무엇 때문에 있지? 한 번도 먹이를 잡아내지도 못하는데....”하고는 그 줄을 툭 쳐서 끊어 버렸습니다. 그러자 거미 웹(web) 전체가 다 폭삭 무너져 내리고 말았습니다.

우리 삶에 하나님과 연결된 관계, 그것이 우리 삶의 모든 것을 지탱해 주고 있음을 잊지 맙시다. 늘 위로부터 나를 붙드시고, 변함없이 은혜와 축복을 베푸시는 하나님을 기억하며 그에게 항상 감사합시다. 하나님을 향한 감사의 고백과 찬양, 주신 은혜에 보답하는 예물과 섬김으로 삶에 행복을 채워가는 나날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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