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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고난 주간을 맞이하여

송상현 목사 (로스앤젤레스장로교회)

기독교가 고난의 종교라는 것은 복음이 그리스도의 고난과 십자가에 근거하고 있으며, 부활과 궁극적인 영광이 십자가의 길과 고난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부활주일에 앞선 고난주간은 참된 그리스도인에게는 더할 수 없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진정한 기독교는 그리스도의 고난에 대해서 말해야 하고,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에 동참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고난주간은 해마다 돌아오는 습관적 절기, 연례행사로 지날 수 없습니다. Spring Break, 방학으로 시간을 낭비할 수 없습니다. 고난 없는 부활, 고난 없는 영광은 복음을 왜곡시키는 것입니다.

정말 우리가 부활하시고, 승리하신 그리스도의 궁극적인 영화(榮華)의 모습을 기대하기를 원한다면, 내면적으로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을 온전하게 묵상하고 이해해야 하며, 외면적으로는 생활 속에서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신실한 섬김의 모습이 되살아나야만 합니다.

고난주간을 맞이하는 지금, 우리는 외식적인 금식이나 슬픈 표정,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 같은 감상적인 접근에 머물러 있지 말고 더 나아가 바울의 표현처럼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내 육체에 채우는 실천’을 해야 하겠습니다. 자기성찰을 통한 참된 경건을 회복해야 합니다. 구원받은 성도로서 아직도 멀기만 한 그리스도의 형상에 도달하기 위한 자기부정과 몸부림, 어리고 연약한 자들을 섬기기 위한 수고와 땀 흘림, 교회를 참 교회로 세우기 위한 봉사와 헌신,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구원을 전하기 위해 당하는 고난과 어려움을 기쁘게 감당하는 일들입니다. 이런 점에서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는 것은 고난주간만의 일이 아닙니다. 이번 고난주간의 매일 매일과 더 나아가 일생을 통하여 참 고난의 열매, 믿음의 열매를 맺기로 결단하는 새로운 기회가 되길 기대합니다.

그래서 고난주간 동안 구체적인 실천을 몇 가지를 제안합니다.

첫째,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금식을 권해드립니다. 금식이란 음식을 금하는 것이지만,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보면 음식보다 내면을 자극하는 것을 근절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내면의 만족을 위해 즐기던 것들을 잠시라도 내려놓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면 드라마, 영화, 운동, 스포츠 채널, 초콜릿, 소프트드링크 등등입니다. 내가 즐길 수 있는 권리를 잠시 내려놓고 주님의 고난을 생각하면서 절제하는 것도 고난 주간을 유익하게 보내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 교회에서 계획한 고난주간 특별 새벽기도회에 가족과 함께 나와 하루를 기도와 말씀으로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하루의 시작을 하나님과 눈을 마주치면서 시작하는 황홀함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육신은 피곤해도 영혼은 뛸 듯이 기쁜 시간을 맞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도약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셋째, 수난과 십자가 후에 있는 부활의 놀라운 결과를 묵상하십시오. 예수님의 부활이 가져온 놀라운 새 생명을 기억하며 감사하십시오. 삶에서 작은 내려놓음으로 주님의 고난에 동참했다가 부활주일을 중심으로 삶의 모든 영역에서 부활을 맞이하는 계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 가정, 교회, 삶의 터전과 온 세상에 주님을 아는 지식이 풍성해지기를 기대합니다. 주님의 십자가를 묵상하면서 주를 향한 뜨거운 헌신이 일어나기를 기대합니다. 주님의 값진 희생을 마음에 새기면서 열방의 잃어버린 영혼을 위해 선교의 불길이 일어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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