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현 목사 (로스앤젤레스장로교회)
뿌리가 죽은 나무는 봄이 되어도 잎이 나지 않습니다. 뿌리에서 양분을 공급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겨울 내내 죽은 것 같던 앙상한 나무 가지라도 뿌리가 살아 있으면 봄이 올 때 파란 잎이 돋고 꽃도 피며 열매를 맺게 됩니다.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것도 마찬가집니다. 예수님께서 삶의 뿌리가 되어 있지 않는 사람은 아무리 인간적인 노력과 수단을 다해도 천국의 향기나는 꽃도 피울 수 없고 싱그러운 열매도 결코 맺을 수가 없습니다. 성경에는 예수님께서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하셨습니다(요 15:4). 뿌리와 줄기가 하나가 되어 포도나무가 되어있는 것입니다.
남가주에서는 바람이 세게 불고 나면 이곳저곳에 쓰러져 있는 나무를 쉽게 발견합니다. 오랫동안 그늘을 제공하던 제법 큰 나무임에도 불구하고 밤새 부는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져 주민들에게 큰 불편과 함께 막대한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쓰러져 길에 누워있는 나무의 뿌리를 보면 뿌리가 썩어있거나 짧고 힘이 없는 것을 보게 됩니다. 아무리 굵고 높이 자란 나무라도 뿌리가 깊지 못하면 바람이 불고 창수가 나면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맙니다. 뿌리가 뽑힌 나무는 죽은 나무요 죽은 가지인 것입니다. 캘리포니아 북쪽에는 Redwood라는 나무가 있는데 하늘로 100미터 가까이 치솟는 굉장히 크고 우람한 나무입니다. 그런데 그 뿌리는 땅 밑으로 50-100미터 깊이까지 내려가 있습니다. 이렇듯 깊이 뿌리가 땅에 박혀 있기 때문에 키가 100미터나 되도록 크고 우람하게 자랄 수 있고 아무리 비바람이 치고 창수가 나도 끄떡없습니다. 그 나무는 수백 년을 견디고 있습니다. 뿌리가 깊기 때문입니다. 건강한 나무는 비바람 혹은 천재지변을 통하여 부러지거나 상처를 받아도 곧장 새싹이 나고 상처가 복구됩니다. 이는 뿌리가 튼튼한 나무는 곧 뿌리에서 진액이 활발히 올라와 부러진 곳에 새싹이 나게 하기 때문입니다. 뿌리가 살아 있는 한 나무의 등, 허리가 잘려도 가지는 또 납니다. 또 줄기가 자라서 푸르청청하고 꽃피고 열매를 맺습니다. 왕성한 생명력을 가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가지도 뿌리 없이는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예수님께서 인류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셨다가 부활하시고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지고 계십니다(마 28:19). 예수님은 생명의 근원입니다. 예수님은 가지인 우리들을 통해서 열매 맺기 원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님께 반드시 필요한 존재인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 흘러들어오는 예수 그리스도의 진액을 통해 그분의 성품과 그분이 의도하는 열매를 맺으며 세상을 유익하게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생명 되신 예수님과 그분의 말씀에 깊이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혼탁한 세상의 풍조에서 고난을 견디기 위해, 풍성한 열매를 맺기 위해 더 깊은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바울은 우리에게 권면합니다.”그러므로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를 주로 받았으니 그 안에서 행하되 그 안에 뿌리를 박으며 세움을 입어 교훈을 받은 대로 믿음에 굳게 서서 감사함을 넘치게 하라”(골 2:6-7). 오늘도 더 깊은 뿌리를 내리기 위해 말씀의 숲으로 들어가십시오. 견고하고, 푸르른 삶을 통해 온 세상을 그리스도의 계절이 오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