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현 목사 (로스앤젤레스장로교회)
올해도 벌써 입동(立冬)을 한 주간 남겨놓은 가을의 끝자락에 와있습니다. 예년 같으면 이미 서머타임(Summer Time)이 해제되어 밤이 일찍 찾아오는 계절입니다. 2011년도 열 달이 지나고 11월의 감사의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올해를 시작하면서 년 초에 하나님께 간구하며 소원했던 것들을 이루기 위해 분주히 살아오면서 감사보다는 아쉬움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 무엇을 드리기보다는 수많은 시간을 간구로 보낸 듯합니다. 매일의 신앙생활에서도 손을 내밀어 나누기보다는 작은 것이라도 움켜쥐려고 했던 욕심스러운 모습이 있었습니다. 신령한 것보다는 가시적인 것에 집착했던 어리석음도 기억합니다.
11월에는 한 해를 되돌아보면서 감사할 것을 떠올리며 온 가족과 함께 기뻐하는 추수감사절이 있는 달입니다. 영어로는 ‘Thanksgiving’ 이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감사를 주는, 나누는 계절입니다. 감사를 나누는 계절을 맞으면서 우리의 삶을 재평가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이제까지 분주하게 앞만 보고 달려왔던 삶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이제까지 달려온 길을 뒤 돌아보며 놓치고 살았던, 혹은 무심코 지나쳤던 사람들, 주위의 환경들, 더 나아가서 하나님의 은혜를 망각하고 살았던 시간들을 생각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선조들이 우리에게 물려주신 교훈 가운데 두 개의 말이 있습니다. 하나는 ‘각골난망’ (刻骨難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남의 은혜를 뼛속 깊이 새기어 잊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런가하면 ‘배은망덕’(背恩忘德)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은혜를 잊고 도리어 해코지한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에게는 자기 자기의 상황에 따라 배은망덕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자기당착의 악습이 있습니다.
축복을 많이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도움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건망증으로 그것을 잊고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결코 받은 은혜를 잊고 살아가는 사람이 돼서는 않 될 것입니다. 남편의 도움, 아내의 도움, 부모의 은혜, 스승의 은혜를 망각하는 사람, 더 나아가서는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을 망각하고 감사치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있는지 모릅니다.
감사를 나누십시오. 정성과 뜻을 다해 하나님께 모든 영광과 큰 감사를 드리십시오. 그리고 우리의 연약함을 알면서도 낙심하지 않고 끝까지 믿어주며 격려했던 사랑하는 가족에게 감사를 표현하십시오. 또한 하나님께서 놀라운 섭리 속에 곁에 두신 주위의 지체들에게 감사와 함께 사랑을 전하십시오. 나누십시오. 올해의 Thanksgiving을 Giving Thanks로 만들어 가십시오. 큰 즐거움과 자원하는 마음으로 이 놀라운 감사의 계절에 온갖 감사를 나누는 복된 성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