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원 목사 (장위제일교회)
지금 우리나라는 목사 홍수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러 신학교와 교단 소속 신학교에서 해마다 많은 목사들이 배출되고, 거기에다가 최근에는 여자 목사님을 배출하는 신학교나 교단이 많아서 더더욱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너무 많아서 선택의 기회나 여유가 많아서인지 수십 명, 백 수십 명의 쌓여진 이력서나 소개받은 목사들 중에 마땅한 목사, 원하는 목사를 쉽게 만날 수 없다고 하는 소리를 자주 들어왔습니다. 각 교단이나 신학교마다 계획 없이 학교운영만 생각해서 많이 배출하므로 많다보니 목사의 브랜드가치가 떨어졌다면 이미 어쩔 수 없는 결과라고 보며 다소 위로를 받겠지만 만일 요즈음의 목사의 인격이나 사명감이나 성도들의 사모하는 목사가 없어서 그런 목사를 찾고 있다면 서글픈 사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학력은 옛날과 비할 바가 없고 설교도 다 잘하는데 철저한 사명감과 소명감, 그리고 강한 믿음으로 무장된 지도자형 목사는 흔하지 않다고 하니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게다가 양심적, 상식적 신학교 운영보다 단시일에 목사안수를 주므로 그것을 미끼로 학생모집을 하는 학교도 적지 아니하므로 더욱더 흔하고 귀한 현상까지 나타나는 것이 아니겠는가하고 생각해봅니다. 목사는 세상의 그 어떤 것을 소유했느냐보다는 존재감으로 존재의 필요성을 인정받아야 되겠는데 있으나마나 아니 오히려 있으므로 세상에서 인간 공해가 된다면 서글픈 정도가 아니라 가슴을 치며 통탄 할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중국춘추전국시대에 많은 스승이 쏟아져 나왔다고 합니다.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이나 교훈, 삶의 아름다운 자취를 남긴 자들은 다 자신을 잘 관리하여 존재를 남겼습니다. 목사는 목사라는 이름에 맞는 삶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리는 영향력 있는 목사로 남기위해 욕망이 이끄는 대로 무분별하게 살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잘 관리해 목사라는 이름과 직에 걸맞은 존재로 승화시키는 지혜와 삶이 필요한 것입니다.
장로회 정치 제4장과 14장, 15장, 16장의 자격과 조건을 다 구비하는 것도 질서와 제도상 철저해야 되겠지만 하나님을 사랑하고, 한 영혼 한 영혼을 사랑하는 즉 하나님께 인정받고,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거룩하고 진실한 성직자로서의 이미지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현재 정확히 파악은 안 되고 있지만 목사직을 가지고 목사의 직과는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고 있는 자가 수백이 아니라 수천 명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렇게 목사가 많은데 목사를 찾고 있는 현실 앞에 너무나 부끄러움과 무거운 가슴으로 오늘도 사역에 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사회의 정의구현을 위해 목숨까지도 바치며 확신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목사직을 위해, 그 사명을 준수하기 위해 하나님과의 약속과 거룩한 의리를 지키며 목사로서의 날마다 결단과 행동하는 삶이 더욱더 필요할 줄 믿습니다. 그래서 목사의 위기시대를 “죽으려 하면 살고, 살려고 하면 죽는다.”는 정신으로 목사직 불황을 기회로, 목사직의 위기를 희망으로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