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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대리교육에 의존하는 부모들

전 덕 영 목사 (보스턴장로교회 담임)

현대인들은 자기의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는 여러 가지 쉽고 편리한 삶의 방법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중에 자녀들에 대한 교육도 그러한 것 같다. 하나님께서는 자녀를 양육하는 권한과 책임을 부모에게 위탁하시면서 철저하게 자녀들을 하나님의 사람으로 키울 것을 명령하셨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은 하나님의 사람으로 성숙시키기 위해 성경의 방법을 찾으려는 것보다는 먼저 세상적으로 인정되는 사람이 되기를 원해서 세상적인 방법에 의존하고 있다. 그 결과로 우리의 자녀들은 세상적인 사고방식에 치우쳐 자라게 되고 말았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적 사고방식을 소유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세상을 살도록 가르쳐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리스도인 가정의 자녀들이 하나님을 떠나 세상의 사람이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독교인 중에는 이 세상에 자녀들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며 많은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홈스쿨링을 통해서 자녀들을 교육시키고 있다. 지금 미국 내에 홈스쿨링을 통해 교육받고 있는 어린이들이 150만 명 이상이 된다고 한다(Center for Education Reform, www.edreform.com). 그러나 나머지 90%를 차지하는 어린이들은 공립학교를 통해 교육되어지는데, 기독교인 부모들도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자녀교육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편리한 공립학교를 통해 “대리교육”을 시키면서 한편으로는 염려도 하지만 대체로 고마움을 가지고 자녀교육을 맡기고 있다.

1620년 뉴잉글랜드에 발을 디딘 청교도들은 1800년대까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부모의 책임과 간섭 속에서 신앙교육과 지식교육을 고수해왔는데 1870년에 진보주의자들이 공립학교를 통한 의무교육제도를 법으로 통과시킨 후로는 가정에서 하던 개인교육이나 교회학교나 타운별로 운영하던 그래머(Grammar)학교는 점점 사라지게 됐다. 그리고 공립교육은 정부에서 정한 의무교육이 되어 국민에게서 걷은 세금으로 비용을 지원하는 막강한 조직으로 커갔다. 100여년이 지난 오늘에 와서는 공립학교 선생들의 조합(Teacher’s Union)은 미국 최고의 조합자리에 앉아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정치와 사회에 행사하게 됐다.

미국의 공립학교는 교과서부터 모든 교육자료를 학교가 담당해주니 부모에게는 별 부담을 주지 않는 좋고 편리한 학교가 됐다. 그러나 이런 편리한 제도에 길들여온 미국인들이나 우리 이민자들은 지난 1세기동안 공립학교를 통한 “대리교육”에 너무나 익숙해져서 부모들 자신들이 자녀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직접 관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웰페어(Welfare)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자신이 땀 흘려 일할 능력을 상실한다는 말이 있듯이 공립학교를 통한 “대리교육”에 익숙해져 있는 부모들은 자녀들을 책임지고 직접 교육하고 훈계하는 일을 불가능한 일로 생각하거나 또는 공립학교의 교육보다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서 선뜻 홈스쿨링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학생 한 명당 평균 1만불 이상을 쓰고 있는 공립학교에 자녀들을 보내놓기만 하면 좋은 교육이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해서 공립학교 교육을 의심해보지도 않고 오히려 감사한 마음으로 순순히 그 교육을 받아들이는 현실이 됐다. “대리교육”에 익숙하다보니 부모가 직접 챙겨야 하는 자녀의 “신앙교육”이나 “인격교육”까지도 등한히 하게돼 부모들은 “대리교육”의 현장에 자녀들을 열심히 데려다주는 성실한 운전사 정도로 전락하고 만 것 같다.

미국의 공립학교가 처음 시작됐을 때는 그나마 성경을 배우는 것, 기도하는 것, 십계명배우는 것 등은 필수였다. 그래서 1900년 중반까지만 해도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들 간의 도덕적 가치관이 비슷했다고 한다. 그런데 1964년 케네디 대통령이 공립교육에서 성경 가르치는 것을 없애버린 이후 오늘의 미국공립학교는 윤리도덕이 땅에 떨어진 것은 물론이고 지적 실력도 개발도상국보다 떨어져 글로벌(Global) 경쟁에서 뒤지는 슬픈 현상을 보게 됐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자녀들이 믿음을 가지고 성경적 가치관을 소유하고 살아가는 사람들로 세워지기 위해서 부모들은 직접 자녀들의 교육에 책임지고 나서야 하며 성도들도 서로를 격려하면서 올바른 자녀교육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하며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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