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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이 아니라 분별력이 필요하다

이동진 목사 (성화장로교회)
이동진 목사

(성화장로교회)

미국은 대선(大選, 대통령 선거)의 계절을 지나고 있다.  두 당(黨)의 이름과 두 후보의 이름을 두고 판단하는 두 무리가 각각 지지와 반대를 외치고 있다.  아마 이 신문이 배달되는 주말(11월 8, 9일)이면 두 정당 중 한 곳은 승리를, 한 곳은 패배를 받아 들여야 하고, 한 사람은 다시 한 번 백악관의 그 자리를 차지하거나 다른 한 사람은 미국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되든지 결정 날 것이다. 유권자들의 판단에 의한 결과로...

한편, 한국은 새 정권의 시작부터 시커먼 색깔의 전투용어로 바뀐 특검(特檢)이나 탄핵(彈劾)이라는 단어를 앞에 두고 서로를 향해 눈쌀 찌푸리게 하는 정쟁(政爭)을 벌이고 있다.  이 또한 법정이나 시민운동을 통해 표출되는 판단에 의해 어떤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그런가하면, 기독교계 안에서도 최근 차별금지법을 두고 충돌하는 가운데, 전국교회가 한 자리에 모여 기도하자는 1027연합예배를 두고 찬반을 다투는 의견들이 언론과 SNS를 통해 공격적으로 표출되었다. 자신의 신앙적 판단들을 근거로...

판단(判斷)은 인간에게도 주셨지만, 다른 동물들에게도 주신 기능이다.  어떤 면에서는 동물들이 더 판단력이 빠를 수도 있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에 운동경기 해설자들은 재빠른 판단력을 갖고 경기를 풀어가는 선수를 향해 ‘동물적 감각’을 지녔다고 칭찬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무래도 인간의 판단능력은 동물의 그것을 능가한다.  그 중에서도 뛰어난 판단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러한 사람들을 전문가라고 부른다.  그야말로 그 분야를 공부하고, 경험하고, 연구한 결과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인 전문가들은 자기에게 입력된 자료들을 가지고 시기와 상황 등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는 기능을 갖게 된 사람들이다.

경제지표를 뛰어넘는 미래 경제분석가도 있고, 혼잡하게 뒤엉킨 혼잡한 상황 속에서도 결과를 예측해내는 정치컨설팅 전문가도 있다.  그런데, 종교계에도 뛰어난 판단력을 가진 사람들이 나타나곤 했다.  그러나, 어떤 분야의 그 누구도 정확한 결과를 예견하는 전문가는 없었다.   

시대가 흔들리고 있다.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예측불허(豫測不許)한 일들이 난무하는 어지러운 세상을 살고 있다.  언론에서는 미국대선을 49:49라고 평가하고 있다.  참 신기한 수치이다.  나머지 1%와 1%는 어디에 있는 누구일까? 그런가하면 또 다른 언론은 ‘Trump vs Harris누가 이기든 미국은 두 개의 나라를 준비해야한다’고 대선 후를 예견하고 있다.  

정치, 경제  나아가 종교 그 어느 것이든 판단을 기초로 힘이 분배되고, 모이지만 그 어느 것도 진정한 인류의 미래를 안심시킬 수 있는 판단은 없다.  결국 인간의 모든 판단은 ‘불완전(不完全)’일 수밖에 없다.  

그럼, 더욱 극심해진 불안한 오늘의 시대 속에서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어떻게 과거를 분석하고, 어떻게 현 상황과 미래를 판단해야할 것인가?  인간의 판단력을 훌쩍 넘어서는 일들이 사방에 널려있는데...

성경의 대답은 하나이다.  ‘분별력(分別力, discern)!’  이 세대를 통해 알고 깨닫게 된 지식이나 경험이 아니라 영적분별력을 갖출 것을 해답으로 말씀해주셨다. 그 중에서 특히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는 이 주간에 붙잡아야할 말씀을 교회에 제안한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

판단은 결국 분쟁을 낳지만, 건강한 영적 분별력만이 이 땅에 참된 하나님의 세계를 이루어가게 할 것이다.

djlee7777@gmail.com

 

11.09.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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