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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

10년 만에 맺힌 123개의 열매, 그리고 목숨을 건 영적 전쟁

2014년 10월 27일부터 31일까지, 5일 동안 제 18차 에델린이 꼬로넬 오비에도 도시에서 열렸다. 한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불볕더위 속에서도 총 123명의 인디언 추장들이 참석하여, 강의를 듣고 복음을 접했다. 특히 이번 제18차 에델린은 최근 몇 년 동안 유례없던 많은 인원이 참석하였다. 절반 이상이 새로운 추장들이었고, 대부분 40대의 젊은 추장들이었다. 이전 에델린에 참석했던 추장들의 연락을 받거나 소개를 듣고 찾아온 이들이 많았다. 추장 한 명이 부족 전체 수백 명을 대표한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이들을 통해서 앞으로 주님께서 이루실 놀라운 기대하게 되었다. 그러나 오랜 시간 토속신앙을 갖고 살아온 인디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한다는 것은 치열한 영적 전쟁을 수반하는 일이었다. 실제로 둘째 날과 셋째 날 이틀 동안 6명의 추장들이 돌아갔는데, 그들 중에는 ‘추장 학교’로만 알고 참석했다가 복음이 전해지는 것에 대해 반발을 하며 돌아간 이들도 있었다. 첫 시간으로 배정된 ‘파라과이 인디언 보호법’ 강의를 맡은 변호사의 아버지가 갑자기 위독해지면서 결국 강의가 취소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도 파라과이 대표 농작물인 만디오까 재배법과 임업, 양돈 등에 관한 강의가 이어졌고, 추장들은 내용을 필기하고 질문을 해가며 강의에 집중했다. 추장들의 교제와 화합을 추구하는 축구시합도 진행되었고, 저녁 예배시간에는 각 부족들이 연습해온 특별 공연을 선보였다. 기타와 하프 연투에 맞춰 찬양을 불렀고, 아카펠라로만 이루어진 공연도 있었다. 특히 무반주로 ‘예수님은 저의 친구이십니다. 오직 그분에게만 제 기쁨이 있습니다’라는 찬양이 울려 퍼지자, 많은 이들이 박수를 치며 따라 부르는 모습 속에서 주님께 드려지는 예배의 영광이 있었고, 예수님을 영접한 추장들이 부족에게도 복음을 전파하겠다고 선포하는 은혜와 감동이 있었다. 마지막 날 수료식에서는 117명이 참석하여 수료증과 기념티셔츠를 받았고, 각 부족 대표들을 통해 총 85개 부족에 식료품과 의류 세트가 전달되었다. 농기구, 기타, 의약품, 미용도구세트, 라디오 등도 지급되었다.

양손 가득 선물을 받아든 추장들은 얼굴에 함박웃음을 띠며 감사의 인사를 건넸고, 내년에도 에델린에 참석할 것을 기약했다. 특히, 평소에 참여율이 낮아 집중적으로 기도해온 Caaguazu, Alto Parana 지역에서 가장 많은 추장들이 참석한 것이 확인되면서, 그동안의 기도에 신실하게 응답해주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드렸다. 그 어느 해보다 풍성한 열매가 맺힌 제 18차 에델린이었다. 하지만 이들을 통해 ‘파라과이 인디언들의 복음화’가 이뤄지기 위한 목숨을 건 영적 전투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수료식을 앞둔 10월 31일(금) 새벽.

에델린 코디네이터로 섬기던 생명의 샘터 교회 간사 우고(Hugo) 형제가, 새벽부터 구토 증세를 보이면서 아침에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후송되는 응급상황이 일어났다. 검사결과 백혈구와 적혈구 수치가 급격히 떨어진 상태였고, 수료식을 마칠 때까지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 정밀검사를 위해 구급차에 태워 더 큰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었다. 수료식을 마친 뒤에는, 교회 차량에도 문제가 생겼다.

두 대 모두가 한 대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엔진이상으로 시동이 걸리지 않았고, 먼저 출발한 다른 한대는 고속도로 주행 중에 타이어가 터지는 일이 발생했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수리를 마친 뒤 모두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었지만, 같은 시간에 ‘쎄르로 람바레’라는 산에서는 10월 31일 할로윈데이를 맞아 사탄과 계약을 맺고 악한 영들에게 바치는 제사가 밤새도록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아직도 마법과 주술이 성행하는 파라과이에서 인디언들의 복음화를 위해 열렸던 에델린이 얼마나 치열한 영적 전쟁 속에서 진행된 것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 11월 3일(월) 새벽 1시.

우고가 주님 품에 안겼다. 병원에서도 너무 갑작스러운 죽음의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 삶의 마지막 순간을 주님의 몸 된 교회와 인디언 추장들을 향한 사랑으로 불태웠던 우고를 통해 주님께서는 ‘목숨을 건’전투가 이미 시작되었음을 알려주시려는 것이었을까. 에델린이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새롭게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는 이때에 찾아온 그의 죽음 위에, 파라과이 인디언들을 위한 거대한 성령의 불길이 타오르길 간절히 기도한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사명의 자리에서 충성스럽게 헌신한 아름다운 청년 Hugo(우고)

2014년 11월 3일, 주님을 뜨겁게 사랑했고, 자신의 재능과 삶을 주님께 드린 채 복음 전도자로 살아온 우고가 27세의 나이로 주님 품에 안겼습니다. 우고는 5살 때부터 생명의샘터교회 주일학교에 출석했고, 22년 동안 한 교회를 섬겨온 청년리더, 행정 간사였으며 주일학교 교사팀, 찬양팀, 바디워십팀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온 귀한 청년이었습니다. 특히, ‘인디언 추장학교’ 코디네이터로 오랜 시간 수고해온 주의 종이었습니다.

그의 스물일곱 번째 생일이 있었던 지난 10월, 우고는 한 달 동안 그 어느 해보다 마음을 다해 청년들과 함께 ‘생명의 샘터교회 23주년 기념예배’를 준비했고, 이어서 ‘제18차 인디언 추장학교’를 위해 달려갔습니다. 총 117명의 인디언 추장들이 자리를 가득 채웠고, 5일 동안 많은 은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10월 31일. 마지막 날 수료식 준비로 새벽까지 일을 하다 잠이 든 우고는 아침부터 의식을 잃어가면서 급히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3일 만에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말 수도 적고, 처음만난 사람들과는 인사만 겨우 건낼 정도로 내성적인 우고였지만, 그의 심장은 땅끝까지 주님의 증인으로 살아가겠다는 열정으로 늘 뜨겁게 그리고 빠르게 뛰었습니다.

무대 위에서 광대 분장을 하고 어린이들에게 꿈과 웃음을 주며 복음을 전하던, 파라과이가 남미의 영적인 심장으로 거듭나길 소망하며 청년들을 훈련시키던, 늘 묵묵히 사무실을 지키고 업무를 보던 우고의 모습을 더 이상은 볼 수 없지만 그가 남긴 열정, 땀과 눈물의 기도는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서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씨앗으로 뿌려질 것입니다.

우고의 장례 예배는 11월 3일 오후 4시에 가족들과 조문객들이 100명 넘게 참석한 가운데 드려졌습니다. 생명의샘터교회 설립 23년 만에 처음으로 드려진 교회장이었습니다. 갑작스럽게 가족과 친구, 형제를 잃은 유가족과 온 교인들이 애통해하며 우고를 보내주었습니다.

연세가 많으신 우고의 아버지는 몇년전부터 시각을 잃으셔서 우고의 어머니께서 가사도우미 일로 생계를 책임지고 계십니다. 어려운 형편에 처한 부모님에게 우고는 늘 자랑스런 효자 아들이었고, 교회를 22년간 섬기고 사랑하며 마지막까지도 파라과이 추장들을 섬기고 주님의 품에 안긴 하늘나라의 효자였습니다. 양창근 선교사 이메일: ckyang5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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