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선교의, 통곡하는 화수분" 나누고 싶습니다. 감사드리며~ 늘봄 전영택의 “화수분”은, 저의 대학원 석사 논문으로 원형 탐구한 소설입니다. 저는 그 유사 모티프(motif)를 성경, "사르밧 과부"와 "오병이어의 기적"에서 찾았습니다. 새봄이 와서 꽃피는 요즘, 사람이 죽었음을 알리는 기별인 부음을 여럿 들으며, 이십대에 국어교사를 하면서 대학원을 다니며 썼던 제 논문을 펴서 읽습니다.
3월 29일이면 만 57살이 되니... 삼십년 전에 쓴 것이네요. 논문 결론은 그렇습니다. "<화수분>은 '삶-죽음-생명'의 순환으로... 부활의 신비적 상징... 입니다." 무엇보다 저는 아버지의 생신날 태어났습니다. 생일선물처럼... 형제들로부터 아버지의 편애를 받았다고 여겨지던 저는 아버지 임종과 장례식에 가지 못했습니다. 헝가리에서 통곡만하였지요. 그런데 위로해주시는 아버지의 음성이 있었습니다. "네가 화수분이 되라." 최근 저희 "거리의 교회" 성도였던 한 형제의 장례식이 있었습니다. "그는 다 좋은데, 딱 한 가지, 알코올 때문에 트라우마가 있었거 던요." '너지 페렌츠'의 장례를 치루고 나오며, 그의 친구 산도르가 얘기합니다.
"이십대에 광부였는데, 그의 비번 날 광산이 무너져 동료들이 다 죽자, 그걸 견디지 못해 술을..." 트라우마(trauma, 재해를 당한 뒤에 생기는 비정상적인 심리적 반응). 그의 잘못이 아니었지만 혼자 살아남았다는 자책감으로, 술로 달래다 쉰 한 살에 생을 마쳤습니다. 그래도 우리 "거리의교회"에 나와 광장에서, 역에서 영육간의 양식을 먹었던 형제였으니.... 헝가리에는 공원묘지 안에 빈소가 있습니다. 그의 뼈를 담은 조그만 항아리 앞에 사진을 두고, 참석한 여덟 사람이 둥그렇게 서서 예배를 드립니다. 두 노숙자 친구가 종이에 고별사를 적어 와서 읽고, 흥부선교사가 부활에 대한 설교를 합니다.
"사망아 네가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고전15:51-58). 예배가 끝난 후, 묘지 직원이 와서 항아리를 차에 싣고, 우리는 뒤따르며 납골당까지 걸어갑니다. 거기서 마지막 축도가 있고, 납골단지를 봉안한 후 사회복지사가 장미꽃 한 송이를 놓고 끝났습니다.
가족 한 명 없이 치룬 장례식이지만 친구 덕분에 이런 마지막 예우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참석한 사회복지사 네 명 중에 한 명이 우리 성도였고, 지금 계속 공부 중입니다. 줄을 서서 영육간의 양식을 받아먹던 사람 중에 이렇게 변화한 소식을 들으면 참 고맙습니다. 그는 그날(화요일) 오후 남부역 급식장소에 와서 또 섬기고 갔습니다. 올 들어 정부가 허락증을 내어주는 지정된 곳으로 급식 장소가 변경되었습니다. 우리는 통곡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가족과 친구의 죽음 앞에... 비전과 현실 앞에... 몸부림치며 통곡합니다. 그 후 우리는 각자가 화수분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생명의 화수분으로! 헝가리 흥부선교사, 김흥근&서명희 드림. 이메일: mylovehungar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