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규서 목사 (월셔크리스천교회) 한국 TV프로그램 중에 재치 있는 입담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메뚜기 유재석씨가 진행하는 ‘X맨을 찾아라’라는 프로가 있습니다. 그 프로는 전 출연진들이 혼성 두 팀으로 나뉘어져서 여러 게임을 하게 되는데 유독 오프닝게임에서만 양 팀의 감독(주장)들의 작전 등의 활약을 볼 수 있습니다. 야구나 축구 경기에서 감독이 선수를 선발하듯이 상대편 선수가 누구냐에 따라서 감독이 자기편의 선수 중에서 한 사람씩 기용을 합니다. 게임은 우리가 어릴 적, 준비 하나 없이 즐겨했던 그런 것입니다. 제자리에 두 사람이 마주보고 선 상태에서 상대방과 두 손을 부딪게 하여 먼저 넘어뜨리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골리앗 같은 천하장사 출신인 K씨가 출연하게 됐고 모든 경기에서 승승장구하게 되니깐 상대팀 감독이 고민하다 다른 남자선수들을 뒤로하고 아주 예쁜 여자선수를 K씨와 대결하게 했습니다. 결과는 적중했습니다. K씨는 삼손처럼 예쁜 여자에 눈이 멀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미인계가 먹혀 들어간 것입니다. 얼굴이 예쁜 여성을 이용해 상대를 꾀는 계략이 바로 미인계일진데 예나 지금이나 그 효력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지난주 평소에 친분이 있던 지인들과 함께 00설렁탕집에 간적이 있었습니다. 한창 식사를 하고 있을 때 옆 테이블에 노인 한 분이 자리를 하게 됐고 그 분이 자꾸 말을 건네게 됨으로 자연스럽게 우리 일행과 대화가 가능하게 됐습니다. 아니 솔직하게 말한다면 일방적으로 듣기만 할 정도였습니다. 얼마나 많은 말씀을 하시던지 내겐 그 많은 말들이 들려지질 않았습니다. 아무튼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 기억되는 것은 거의 없었는데 지금도 분명한 것이 하나있습니다. 우리 일행 중에 한 권사님이 자기 교회를 소개하고 한번 찾아줄 것을 부탁하면서 마지막으로 결정적으로 쐐기를 박는 한 마디 말이 있었습니다. “할아버지, 나 보고 싶으면 우리교회 오세요!” 세상에... 전도함에 있어서도 미인계가 통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것도 팔순이 넘는 권사의 미모를 들어서라도 쓰시겠다는 하나님의 의지를 엿보기에 충분했었습니다.
이번에 느낀 것이 있습니다. 은사라는 것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자라는 것입니다. 남들에게 없는 것이 내게 있다면 그것이 내겐 은사라는 사실 말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마음껏 사용하여 교회의 유익이 되면 되는 것입니다(고전12:7).
오래전 미국 남부에서 태어난 한 여자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의 부모는 백인으로 조상들 대대로 혼혈된 일이 없음에도 그 여자 아이는 황색인종 같은 모습으로 태어났습니다. 이 아이는 자라면서 많은 눈총과 따돌림으로 고생을 해야 했습니다. 어린 마음에 피부색을 바꿔달라고 기도도 많이 했습니다. 늘 낙심과 좌절 가운데 성장을 해 대학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대학에서도 옛날과 다름없이 외롭게 대학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람과 하나님도 그의 존재를 모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살아가던 그에게 큰 깨달음을 주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교내 벽에 붙어 있는 포스터를 보게 된 그날에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지게 됐습니다. 동남아로 선교를 갈 사람들을 모집하고 있는 포스터 내용이었습니다. 포스터에 선교지에 원주민 사진을 보았을 때 그는 깜작 놀랐습니다. 어쩌면 자기의 모습과 그리도 같은지.... 그는 생각했습니다. 그래 ‘내가 그곳으로 가자 하나님이 나를 쓰시기 위해 이런 모습으로 만드셨구나!’
서글서글한 외모를 갖고 있습니까? 빼어난 미모를 갖고 있으십니까? 그 권사님처럼 순발력과 재치뿐만이 아니라 이 모습 그대로 하나님이 주신 재능대로 나의 장점을 총동원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시키는 전도에 주력하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