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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야구선수 강정호를 바라보며

김창섭 목사

(세계선교교회)

전 야구선수인 강정호 선수를 참 좋아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실력이 좋았던 그는 2015년, 당시 한국인으로서는 꽤 큰 계약을 따내고 미국 프로야구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입단했다. 타격도 좋았고, 수비도 좋았고, 무엇보다 팀 스피릿이 좋았던 강정호는 순식간에 미국 프로야구의 슈퍼스타가 되었다. 이대로만 하면 1억불이 넘는 계약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그에게 전혀 뜻밖의 사건이 일어났다. 비시즌인 겨울에 한국에 들어가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를 내고 도망을 간 것이다. 게다가 잡히니, 자기가 운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은 동석했을 뿐이라고 거짓말까지 했다. 거기에다가 이미 2번의 음주운전 경력이 있음도 드러났다. 재판을 받게 된 그는 결국 집행유예의 형을 받기에까지 이르렀다. 인기가 생명이라 할 수 있는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도덕성은 땅바닥까지 추락했고, 미국행 비자를 받지 못하여 피츠버그 팀으로 1년 반 동안 돌아올 수 없었다. 피츠버그 팀으로서는 어쩔 수 없이 강정호 선수를 중남미 도미니카에 있는 작은 리그로 보냈다. 어떻게든 선수 경력을 살리고 실력을 유지하게 하기 위한 조처였다. 하지만, 강정호는 더 이상 메이저리그 야구선수로서 꽃을 피우지 못했다. 한국 프로야구 어느 팀도 그를 받아주지 않았고, 32살, 한창 꽃피울 나이에 그는 갈 곳 없이 은퇴하여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져갔다.

그리고 몇 주 전, 우연히 강정호 선수의 최근 인터뷰를 보게 되었다. 현재 남가주의 다이아몬드바 근처에서 야구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는 그는 도미니카 리그에 있을 때 한 선교사의 권유로 예수를 믿게 되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인생의 밑바닥에서 예수를 만나게 된 그는 그때부터 인생이 새롭게 변화되었다고 한다. 비록 야구선수로서의 경력은 완전히 망가지고, 엄청난 돈을 벌 기회를 잃어버린 것은 너무나도 아깝지만, 그보다 얻은 것이 더 많으니, 바로 크리스천이 된 것이라고 한다. 크리스천이 되어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되고, 예전과는 다른 평안한 마음으로 평안한 삶을 살게 된 것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인터뷰에서 강정호 선수가 반복해서 했던 두 가지 이야기가 내 마음을 울렸다. 첫째,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진심이 느껴지는 그의 말에서 예수 그리스도는 인생을 바꾸는 능력이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둘째, ‘회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들으며, 회개란 무엇인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회개에 해당하는 헬라어 메타노이아는 단지 ‘죄송합니다’하는 한마디의 말을 뜻하지 않는다. 내 마음과 생각과 뜻과 행동을 돌이키는 전적인 결단과 실천을 뜻한다. 그러니 회개는 한 마디의 고백이 아니라, 삶의 변화여야 한다. 이런 삶의 변화는 한 번의 결단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계속되는 결단과 실천과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회개를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돌아보자. 한 번 회개했으니 하나님께서 다 용서해주신다는 가벼운 돌이킴이 아니라, 매 순간 하나님의 뜻으로 살아가려는 전적인 회개의 삶을 살아가자.

그와 함께 회개하는 그리스도인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강정호 선수의 삶에 하나님의 은총이 가득하기를 기도한다.

wmclakim@gmail.com

06.03.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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