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벌써 2015년의 마지막을 향하고 있다. 이맘때가 되면 사람들에게 두 마음이 교차한다. 보내는 묵은 한 해에 대한 아쉬움과 새롭게 맞이하는 새해에 대한 설레임이다. 저울의 무게로 따진다면 보내는 묵은 한 해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새롭게 맞이하는 새해에 대한 설레임이 조금 더 무겁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한 해에 대한 설레임은 새로운 기대와 함께 새로운 결의들을 사람들마다 만들게 한다.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새로운 결의들을 종합해 보면 새로운 마음과 새로운 각오로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공통적으로 담겨져 있음을 보게 된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그런 새로운 마음과 새로운 각오로 시작하는 새해의 결의들이 3일 혹은 2주, 혹은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종적을 감추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해가 바뀔 때 마다 사람들은 새로운 결의를 만들고 그 결의를 실행에 옮기기 위하여 시도한다. 그렇게 시도 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슬금 슬금 흐지 부지 하다가 아예 멈춰 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한 해가 지나가고 새로운 한 해가 오는 것을 잘 나타내 보여주는 것이 달력이다. 2015년 12월 31일과 2016년 1월 1일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12월 31일은 썩고 부패하고 묵은 시간이며 1월 1일은 모든 것이 새롭고 모든 것이 신선한 날일까?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중에 그렇게 생각 하는 것 같다. 과연 그런 것인가? 1월 1일은 특별히 새로워지는 신비스런 요소가 뿜어 나오는 날인가? 냉철하게 생각해보자. 12월 31일이나 1월 1일이나 동일한 날이며, 동일한 시간이며, 동일한 환경이 아닌가? 차이가 있다면 달력이 한장 넘어갔다는 것이다. 그리고 달력의 숫자가 2015에서 2016으로 12에서 1로 바뀌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1월 1일 새해가 오는 것을 은연중에 신비스럽게 기다리는 경향이 있다. 새해가 오면 뭔가 새로움이 찾아올 것 같은 기분과 함께 새로움에 대한 기대를 잔뜩 하게 된다.
단정적으로 말하면 새로움은 날짜가 바뀌는 것으로 찾아오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오래전 필자의 아내가 바쁜 스케줄로 인하여 냉장고 인사이드 청소를 하지 못하고 한동안 그냥 지냈던 적이 있었다. 냉장고가 워낙 오래된 관계로 인사이드 청소를 하기 위해서는 특별히 시간을 따로 냈어야 했었다. 눈에 보이는 집안 청소는 시간이 되는대로 하고 있어서 겉으로 보기에는 집안이 그런대로 깨끗해 보였다. 그런데 제 아내의 마음은 냉장고 인사이드를 청소하지 못한 것으로 인해서 항상 마음이 상쾌하지가 않았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한나절의 시간을 따로 내서 냉장고 인사이드를 비롯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집안의 이곳저곳을 두루 두루 깨끗이 청소를 하였다. 청소를 다 마친 후에 느끼는 기분은 너무나 상쾌하였다.
새로운 결의문 몇 개 만드는 것으로 혹은 새로운 각오를 단단히 다지는 것으로 혹은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2016년에 대한 새로움을 기대 한다면 2016년의 1월이 가기도 전에 실망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왜냐하면 새로움을 가져오게 하는 코스를 잘못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움을 가져다주는 코스를 제대로 찾아서 가는 것이 필요하다. 새로움이 어디로부터 나오는 것인가? 가정의 새로움과 생활의 새로움과 교회의 새로움이 어디로부터 나오는 것인가? 고린도후서 5장 17절에서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 새로운 피조물이라고 선언한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가 새로운 피조물이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말씀을 통해서 새롭게 하는 것은 오직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right relationship)에서만 찾아온다는 진리를 보게 된다.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가지도록 이끄는 통로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의 공로 안에서 인격적 교통을 가지는 순간 전인격이 새로워지게 된다. 새로운 비전이 나오고, 새로운 열정이 나오고, 새로운 사랑이 나오고, 새로운 용서가 나오고, 새로운 화해가 나오고, 새로운 섬김이 나오게 된다. 새해의 달력에 나오는 2016년과 1월 1일이라는 숫자를 보면서 그 숫자 자체에 새로움의 기대를 걸지 말고 그 숫자들을 통해서 진정으로 새롭게 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주목하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의 공로 안에서 교통하는 그 시간 시간들이 곧 새로움의 시간이 되는 것이다. 2015년을 보내고 2016년을 맞이하면서 그 어느 때 보다 새로움의 유일한 원인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시며 예수 그리스도가 무엇을 행하셨는지에 대하여 더욱 묵상하고, 더욱 선포하고, 더욱 찬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