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칼럼니스트)
World Share USA 대표
<순전한 기독교> 루이스가 2차 대전 기간에 네 번에 걸쳐 영국 국영방송 (BBC, British Broadcasting Corporation)에서 방송 연설 원고를 책으로 묶은 것이다. 이미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던 루이스의 방송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방송 직후에 원고를 정리하여 세 권<방송 강연 (Broadcast Talks)/1941년 10월>, <그리스도인의 행위 (Christian Behavior)/1943년 4월>, 그리고 <인격을 넘어서(Beyond Personality)/1944년 10월>으로 출판했다.
세 권으로 유통되던 이 책은 1952년에 비로소 오늘날 우리가 읽는 <순전한 기독교>의 모습을 갖추어 출판되었다. 영국에서는 제프리블레스 출판사가 1952년 7월에 출간했다. 미국에서는 동년 11월 11일에 맥밀란에서 출간되었다. 루이스는 독자들을 속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며 기존 책들의 합본이라고 밝히라고 출판사에 강력하게 요청했다. 그러나 합본의 새 제목인 <순전한 기독교>가 대중에 더 어필되었고 대중의 각광(脚光) 받았다.
첫 출판과 합본의 출판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다. 우선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우선 동료 교수들의 비난과 조롱을 받았다. 나아가 대중 언론의 반기독교적인 인사들의 반대는 심각했다. 무신론 주간지로 악명 높았던 <프리 싱커(Free thinker)>의 편집장 채프먼 코언은 BBC와 루이스를 맹공했다. 당대 좌파 지성인이었던 조지 오웰은 좌익 신문 <트리뷴(Tribune)>에 기고한 칼럼에서 강하게 루이스와 그의 사상을 조롱했다.
복음주의 진영에서도 비난과 우려가 있었다. 미국의 젊은 개혁교회 목사인 제이콥 더크 에핑거는 루이스의 논리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아울러 20세기 최고의 기독교 변증 신학자인 코넬리우스 반틸은 냉정하고 엄격하게 비판했다. 웨스트민스터 신학교 변증학 교수였던 그는 전미복음주의협회에서 발간하는 잡지 <복음주의 행동 연합(United Evangelical Action)>에 기고한 글에서 이 책의 논증은 복음주의 신앙에 파괴적이라고 혹평했다.
반대로 호평도 많았다. 1947년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주간지 <타임(Time)>의 표지로 등장했다. 이것은 당시 미국 사회에서 엄청난 사건이었다. 이것을 가리켜 미국 역사 신학자 조지 M. 마즈던(George M. Marsden)은 이것은 미국 사회에서 천주교의 시성(諡聖 /Canonization)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당시 타임은 미국 주류 지성인의 여론 형성을 주도했다. 뉴욕타임스 서평도 루이스를 극찬하는 서평을 쏟아냈다. <순전한 기독교>는 영미 주류사회 인정을 받았다
이 책의 내용은 네 번의 강연 내용을 그대로 정리해서 4장으로 편집했다. 첫 장은 옳고 그름(우주의 의미를 푸는 실마리), 둘째 장은 그리스도인은 무엇을 믿는가? 셋째 장은 그리스도인의 행동 그리고 넷째 장은 인격을 넘어서이다. 그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1장 “옳고 그름, 우주의 의미를 푸는 실마리”에서 루이스는 우리의 일상의 삶에 도덕률과 자연법이 존재하고 있음을 쉬운 예를 들어 설명한다. 많은 사람이 인정하는 이러한 ‘옳고 그름에 대한 법칙 혹은 규칙’을 우리는 ‘자연법’이라 부른다. 또한 ‘옳고 그름’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조차 상대방 행위에 불이익을 얻는 경우에서 ‘도덕’을 내세워 비판한다.
루이스는 우주의 배후에 과연 누가 (또는 무엇이) 있는가? 라고 묻는다. 이에 대해 그는 유물론적 관점과 종교적 관점이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어느 관점이 진리에 부합하느냐?이다. 유감스럽게도 과학은 이 질문에 대해 아무런 답을 주지 못한다. 루이스는 이 궁극적 실재(하나님)의 개념과 관련하여 먼저 무신론을 고려 대상에서 제거한다. 그리고 범신론과 이원론이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배제한다. 그래서 결국 기독교 신관만이 남게 된다.
제2장 “그리스도인은 무엇을 믿는가?”에서 루이스는 우리 죄를 속하기 위해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선택하도록 이끈다. 그리스도는 죽음은 우리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게 해주며 새로이 출발하도록 해주었다. 여기서, 그리스도의 죽음의 효력은 막강하다. 그리스도가 자원해서 우리 대신 벌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가 사면받았다는 것이다.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신앙 고백이 결정한다. 그리스도에 관한 고백에 중립이나 회색지대는 있을 수 없다. 그래서 루이스는 다음과 같이 강력하게 도전하고 있다: “이제 여러분은 선택해야 합니다. 이 사람은 하나님의 아들이었고, 지금도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미치광이거나 이상한 인간입니다. 당신은 예수를 바보로 여겨 입을 막을 수도 있고 악마로 여겨 침을 뱉고 죽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그의 발 앞에 엎드려 하나님이요, 주님으로 부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위대한 인류의 스승이니 어쩌니 하는 선심성 헛소리에는 편승하지 맙시다. 그는 우리에게 그럴 여지를 주지 않았습니다.”
제3장 “그리스도인의 행동”은 기독교의 윤리적 가르침들을 하나씩 설명하고 있다. 물론 루이스는 도덕과 ‘덕목’(virtues)의 본질에 관하여 먼저 규명한다. 그러고 나서 루이스는 ‘순결’, ‘성도덕’, ‘용서’, ‘교만’ 그리고 성경의 덕목들인 믿음, 소망, 사랑을 하나씩 다룬다.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논증이다.
제4장 “인격을 넘어서”는 삼위일체론에 대한 설명과 그리스도인의 성숙을 다루고 있다. 하나님의 실존은 인간처럼 한 존재가 한 인격을 구성하는 형태가 아니다. 한 하나님이 세 인격을 구성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논리와 생각을 초월한다. 루이스는 “낳는다”라는 개념, 시간과 영원 사이의 관계, 인간 실존 차원과 신적 실존 차원 사이의 차이 등을 설명함으로써 삼위 하나님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그리고 성자, 성령에 관하여 설명한다. 끝으로 그리스도인의 구체적 성숙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C. S. 루이스는 회심한 이후 모든 시대에 거의 모든 그리스도인이 공통적으로 믿어 온 바를 설명하고 지켜내는 일이야말로 믿지 않는 이웃들을 위한 ‘최상의 봉사’라고 생각했다. 이 책은 가벼운 책이 아니다, 루이스가 가진 독특한 시선과 표현법 그리고 20세기 영국 사회를 바탕으로 논리가 전개된다. 하지만 기독교 신앙의 합리성을 명료하고도 지성적인 필치로 변론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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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6.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