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싱톤중앙장로교회)
모든 사람은 어딘가에 사로잡혀 살아갑니다. 무엇에 사로잡혀 사는가, 그것에 따라 인생이 결정되기도 합니다. 중독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을 다루는 책이 있습니다. Gerald May가 쓴 <중독과 은혜, Addiction and Grace>에서 하는 말입니다. “모든 사람은 어딘가에 중독이 되어 있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중독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메이 박사는 이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중독이라는 단어의 어원을 소개합니다. 중독이란 영어로 addiction이라고 하는데, 이 말이 프랑스 아따쉬, attache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어딘가에 사로잡혀 있는 묶여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즉 중독이라는 말이 관계적으로 그것에 묶여 있는 포로 된 것과 같다는 겁니다.
사실 무엇에 혹은 누군가에게 사로잡혀 사는 것은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자신이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자랑스럽게 고백하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빌립보서 3:12절에서 사도 바울이 말합니다.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 온 세상이 변한다 해도 “오직 나는” 그리스도께 잡힌 바 된 그것 잡으러 달려간다는 바울의 고백.
예수님을 만난 후로 지난 30년 동안 복음 때문에 매도 맞고, 추위와 배고픔 그리고 강도의 위험과 온갖 수모를 다 겪은 바울이었습니다. 죄수의 신분으로 로마에 잡혀갔을 때 베스도 각하 앞에서도 복음을 전하는 그를 보고 왕이 하는 말입니다. 바울아, 너의 많은 학문이 너를 미치게 했구나! 바울은 미친 것이 아니라 예수를 만났고, 예수님의 포로가 된 것입니다.
예수님을 만난 사람은 예수님에게 사로잡히게 됩니다. 인생의 새로운 목표를 발견했고, 내 전부를 던져도 좋을 만한 가치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나는 무엇을 푯대로 삼고 달려가고 있는지 내 자신에게 한번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정말 내 인생을 걸 만한 목표가 맞는지, 내가 잡고 있는 그 푯대 끝에서 우리가 만날 분이 예수가 맞는지.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가 쓴 꿈이라는 글입니다. “사람의 몸은 끊임없이 뛰던 심장이 멈출 때 죽지만, 사람의 영혼은 빛을 발하던 꿈을 잃을 때 죽습니다.”
크리스천에게는 누구나 품어야 할 꿈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실 때 가진 그 꿈, 예수님이 세상에 오셔서 가르쳐 주신 그 꿈, 제자들을 부르시고 부탁하신 그 꿈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이 꿈을 내 전부를 던져 이루어야 할 사명이라 부릅니다. 온 세상이 예수님을 알고 하나님을 경배하는 그날, 비로소 이 꿈을 향한 우리의 심장은 쉼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이 먼저 그 사명에 사로잡혀 자신을 드리신 분입니다. 죽은 내 영혼을 살리기 위해 죽음의 골고다 언덕을 오르셨고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셨습니다. 죽음의 길마저 오직 사명에 사로잡혀 뚜벅뚜벅 걸어가신 예수님, 그 주님의 희생으로 살아난 사람이라면 이제 우리가 주님의 포로로 살아가야 할 때입니다. 그때 우리는 진정한 자유를 노래하고 하늘의 기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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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5.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