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더 좋은 지역교회의 선교프로그램을 향하여

조용중 선교사

 (KWMC 사무총장, Ph.D)

지역교회의 본질은 선교이다. 복음이 전파되면 개인의 변화로 나타나고, 그 개인들의 모임이 형태를 잡아가며 결과로 나오는 것이 지역교회이다. 지역교회의 모든 활동의 결과는 복음의 전파로 나타난다. 이 복음전파가 지역적, 문화적 근거리에서 이루어질 때 전도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문화적으로 차이가 나는 곳으로 나아가는 것을 선교라고 부른다. 최근 많은 교회가 선교를 더 잘해보겠다는 의욕을 가지고 개교회 선교프로그램을 발전시키기를 원하고 있어서 바람직한 일이다. 개교회의 선교프로그램 발전을 위하여 선교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더 좋은 지역교회 선교를 위해서는 먼저 교회의 선교현황을 측정해볼 필요가 있다. 교회의 모든 교인들을 상대로 조사하여 교인들이 교회의 선교프로그램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확인하라. 많은 경우에 교회의 일반 성도들은 “우리 교회가 선교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던데요”라고 생각하는 것이 선교참여의 현실일 수 있다. 성도들이 우리 교회가 함께 하는 선교사가 어떤 사람들인지 알고 있는가? 우리 교회가 중점적으로 사역하고 있는 선교지와 사역이 어떤 곳이며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가? 선교사의 구체적인 이름을 알면서 기도하고 있는가? 선교지에 어떤 사역이 진행되고 있는지, 선교사의 개인과 가정에 어떤 필요가 있는지를 알고 있는지 등 점점 더 깊이를 더해가는 질문들을 통해서 교인들의 선교 참여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 좋은 지역교회 선교를 위해서는 선교교육프로그램을 시작하라. 일반적인 성도들은 체계적인 선교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었다. 기본적인 선교 이해를 시작으로 선교의 전반적인 내용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교회가 제공하여야 한다. 간단하면서 한국교회의 실정을 감안하여 개발된 프로그램으로 한국의 대학생선교회 (CCC)에서 만든 컨넥션스쿨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교회의 사역자들이 먼저 교사 훈련을 받고 나면 일반 성도들에게 컨넥션스쿨을 강의할 수 있도록 잘 준비되어 있어서 특정한 강사를 초청하여 매번 훈련을 받아야 할 필요가 없는 장점이 있다. 현재 가장 전문적으로 개발된 프로그램은 퍼스펙티브스이다. 1974년 로잔대회 이후 어바나 선교대회등에서 선교에 헌신한 젊은이들을 선교지에 나가도록 연결할 필요를 느끼고 랄프 윈터박사가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아주 좋은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일반 성도들이 잘 배우기는 너무 과도한 느낌이 있는 프로그램이며, 전문적으로 강의하는 강사를 초청해서 들어야 한다는 아쉬운 점이 있어서 개교회가 자신의 프로그램으로 보급하기에는 벅찰 수 있다. 컨넥션스쿨과 비슷한 프로그램으로 퍼스펙티브 프로그램을 요약해서 발전시킨 카이로스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카이로스는 오랜동안 가장 포괄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퍼스펙티브를 간략하게 줄인 것으로 대중화하여 비서구권의 교회들에게 확산되어진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컨넥션스쿨, 카이로스, 퍼스펙티브스 같은 좋은 준비된 프로그램들을 이용하여 성도들에게 선교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고 선교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은 담임목사의 설교를 통해서 선교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것 다음으로 지역교회 선교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일이다. 

또한 개교회의 선교정책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랄프 윈터박사는 전도와 선교에서 거리감의 관계를 도식적으로 E0-E3, M0-M3라고 표현하여 이해를 쉽게 하였다. 같은 문화권 안에서 이루어지는 전도를 E0 (evangelism 0)이라고 표시하고, 장애가 많아 그 거리가 멀어지는 것에 따라 E1, E2, E3 라고 이름하고 교회 개척의 종류를 단순화하여 구분하였고, 선교적으로는 M0-M3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아주 단순화한 용어의 정의 같지만 이런 용어를 적용하여 보면 우리들의 선교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단면적으로 살펴볼 수가 있다. 이런 면에서 대부분 교회의 선교는 M0-M2에 이르는 영역에 머물고 있다. 앞으로 과제는 과감하게 M3 영역인 전방 개척 선교로 나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 교회의 선교비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교회에서 몇 명의 선교사를 어떤 지역, 어떤 사역을 위해서 파송하였는지 확인하자. 우리 교회가 선교사를 파송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고 할 때는 몇 명의 선교사를 후원하며 협력하고 있는지를 확인하자. 우리가 함께하는 선교사가 전방 개척 선교를 위하여 파송되어 사역하고 있는지 알고 있나? 또한 전체 선교비 예산이 선교사의 파송과 후원을 넘어 직접적인 선교 참여를 위하여 얼마나 사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선교담당자들이 변경될 때마다 선교 정책이 변경되는 일들이 없어야 한다. 

선교정책을 수립하여 교회선교정책 매뉴얼이 만들어져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것들은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지만 위의 내용들을 참고하며 다양한 분야를 포함한 교회선교정책 매뉴얼을 만들어서 담당자에 따라 변화무쌍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선교정책 매뉴얼을 만들 때는 우리 교회와 비슷한 교회들의 선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대형교회들은 대부분 일정한 선교정책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일반적인 중소형교회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부분들이 있을 수 있다. 그렇기에 중소형교회들을 위한 선교 정책 매뉴얼을 참조하여 만들어 적용하며 수정해 나가야 우리 교회에 맞는 정책이 수립될 수 있다. 

교회의 선교 정책을 수립할 때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다. 그것은 선교를 위한 전략적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선교는 전방 개척지로 파송 받은 선교사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들을 파송하여 사역을 잘 감당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영적 전쟁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인식하여야 한다. 그래서 전투에 직접 나간 선교사와 함께 그 전쟁을 수행하기 위하여 전략본부와 보급부대 등 완벽한 팀을 이루어야 승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교회는 근시안적인 선교투자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한 큰 그림을 보며 개교회 선교프로그램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지역교회의 선교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가장 실질적인 것은 선교사의 생애주기를 생각하며 개발하면 좋은 선교정책과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선교사가 어떻게 만들어지며, 어떤 과정들을 통하여 선교지에 적응하고 사역하며 사역을 마치고 은퇴를 하게 되는지 생각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이 필요할지를 생각하게 된다. 대부분의 교회 선교프로그램을 현장에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의 현실만 생각하고 나면 근시안적인 프로그램으로 그칠 수 있다.

지역교회의 선교 열정은 나와 함께 신앙생활을 했던 친구가, 가족이 선교사로 나갈 때에 불이 붙는다. 일반적으로 선교의 불은 선교사의 삶을 나누는 이야기를 통해서 붙게 된다. 우리 교회가 선교를 잘하기 위해선 우리 교인 누군가가 선교지로 나갈 때에 활성화된다. 먼 거리에 있는 어떤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게 될 때 선교는 현실적이 된다. 유년 주일학교에서부터, 중고등부에서 함께 자랐던 친구가 선교사로 나가고 그의 자녀들이 선교지와 본교회에서 교류하며 자라다가 대를 이어 선교사역을 후원하는 아름다운 선교의 계승이 이루어지는 것을 꿈꾸는 것이 미주한인교회와 한국교회의 미래가 되기를 기대한다면 오늘 우리 자신을 평가하는 과감한 발걸음을 내어 딛어야 할 것이다.

dr.yongcho@gmail.com

03.18.2023

Leav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