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MC 사무총장, Ph.D)
지역교회의 예산안을 살펴보면 교회의 사역철학과 방향이 보인다. 개인의 재정 흐름을 보면 삶의 목표와 가치관을 알게 된다. 일반적으로 교회에서는 일 년을 결산할 때 어느 곳에 얼마를 사용 하였는지 보고를 하고 모든 교인들을 대표하는 제직회와 함께 모이는 공동의회에서 결산과 다음 해의 사역계획과 재정예산을 승인하여준다. 교회에서 선교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교회의 건강을 점검하는 중요한 좌표가 된다. 한국의 전주에는 선교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목회한 독특한 교회가 하나있다. 개척 목회자인 이동휘 목사는 1983년 전주안디옥교회를 개척하고 2006년 은퇴할 때까지 예산의 60% 이상을 국내외 선교비로 사용했다. 1986년 바울선교회를 설립하고 그의 목회 기간에 77개국에 371명의 선교사를 파송하였고, 현재는 92개국에 497명의 선교사를 파송한 선교회로 성장했다. 이 목사는 한국의 많은 목회자들을 도전하여 선교를 위한 혁명적 삶을 살도록 모범을 보이고 있다. 그는 은퇴 후에도 원로목사가 아니라 선교목사가 되어 현장에서 뛰고 있다. 흔히 원로목사의 자리가 후임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남아있어서 후임목회자가 본인의 목회 철학을 가지고 사역하는데 어려움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동휘 목사는 의도적으로 교회에서 멀리 떨어진 무연고 지역으로 이사하고 후임목회자가 자유롭게 사역을 펼쳐가도록 도왔다. 전주안디옥교회는 교회의 유급직원을 최소화하여 교회 많은 재정이 선교를 위하여 사용되도록 하였다. 성가대 지휘자, 반주자들부터 시작하여 모든 성가대는 자원봉사하며, 각 부서의 회식이나 기타 모임을 위해서도 교회의 재정을 사용하지 않고 자비량으로 해결하도록 하였다. 아이들에게 빵 하나를 나누어주는 것 보다 그 돈을 선교사에게 보내서 선교할 수 있도록 한다는 자긍심을 심어줄 때에 더 열심으로 선교적 교회가 되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심지어 은행융자를 얻어서라도 선교사들에게 보내는 선교비를 거르지 않고 지원하였다. 이런 정신이 살아 모든 교인들은 자신이 선교사의 정신으로 살아가야한다는 것을 배운 것이다.
선교의 헌신은 재정을 넘어 모든 분야의 헌신을 요구한다. 이동휘 목사는 교회가 선교비를 조금 내는 것으로 선교를 하였다고 가르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교회의 모든 성도는 어려서부터 자신을 선교사로 여기고 살아가야 함을 가르쳤다. 하나님은 모두에게 다른 은사를 주셨기 때문에 그 은사를 통해 선교사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는 성도 모두가 따라야 할 8가지 선교사의 모델을 제시한다.
첫째는 해외 선교사이다. 복음을 직접 전하는 선교사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해외로 파송받은 전통적인 선교사의 모델이다. 아직도 의도적으로 찾아가지 않으면 복음을 들을 수 없고 자체적인 전도의 가능성이 없는 미전도 종족들이 7,400여 종족이 남아있다. (https://joshuaproject.net/) 이를 위해서 아직도 전문적으로 전담하여 복음을 전하러 가야할 해외선교사들이 필요하다.
둘째는 부모 선교사이다. 자식을 선교사로 바치는 부모가 되라는 것이다. 이목사는 두 딸 가정과 두 아들 가정을 모두 선교사로 보냈다. 참으로 귀한 헌신이다. 선교사의 가정에서도 자녀들이 선교사가 되겠다고 할 때 머뭇거리는 경우가 있다. 자신들이 선교사로서 삶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자녀들이 느낄 때 부모처럼 선교사의 삶을 자신들이 살아내기가 너무 벅차서 자신들은 선교사보다는 선교사를 돕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며 다른 직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많은 선교사 자녀들이 돈을 잘 벌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비즈니스쪽에 나가는 사람들이 많다. 아니면 아예 부모가 선교사로 살아온 삶에 너무 큰 상처를 받고 신앙에 큰 시험에 빠져서 선교를 도외시하거나, 신앙을 떠난 예가 있다. 그런 일에 비춰볼 때 이동휘 목사는 목회자로서 사역을 하면서 선교사가 되는 것이 너무나 귀하다는 것을 가르쳐 왔기 때문에 네자녀가 모두 선교사가 되어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많은 선교사들을 만나고 후원하다 보면 실망할 때도 많고 부정적인 면을 보게 될 때도 많이 있었을 터이나 자녀들에게 한결같이 선교사가 되도록 교육을 시켰다는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이며, 선교사를 귀하게 여긴 그 가정의 아름다운 열매라고 생각할 수 있다.
셋째는 기도 선교사이다. 기도만큼 강한 것이 없는 것을 가르치고 자신들과 자신의 가정만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세계를 위해, 선교사들을 위해 기도하는 선교사가 되라는 것이다. 기도의 헌신이 중요한 만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선교기도가 교회와 개인의 삶에 자리를 잡아야 할 것이다. 교회는 다양한 선교기도 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작은 그룹들이나, 기존의 다락방과 같은 모임들을 실질적인 선교기도 네트웍으로 만들어 가야할 것이다.
넷째는 물질 선교사이다. 모든 물질은 하나님의 것으로 알고 물질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선교를 위해 선교사를 위해 사용하라는 것이다. 헌금을 드릴 때마다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 이렇게 일하신다는 것을 감사하게 여기며 더 많이 드릴 수 있는 환경을 주시는 주님을 기대하며 물질선교사로 살라는 것이다. 교회는 모든 헌금이 교회의 것이다 라고 생각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선교를 위해서 교회에 맡기신 것이다 여기고 선교를 위해 우선적으로 재정을 사용하여야 한다. 이런 면에서 우리는 개인의 삶에서 지난 해에 내가 나를 위해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선물을 준비하기 위해 사용된 금액과 남을 위하고 선교를 위해 사용한 금액을 비교해보면 내가 무엇을 위해서 살고 있는지를 보게 한다. 내가 애완동물을 위해서 사용한 금액이 선교비로 헌금하고 사용한 것보다 많았다면 가치관의 문제가 심각하다 할 것이다. 교회에서는 교회 운영과 자신들의 편리함을 위해서 사용된 재정이 타인과 특히 선교를 위해서 사용한 것과 비교할 때에 월등히 많았다면 말로만 선교하는 교회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선교하는 교회로의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선교를 위해서 어렵게 살아가자는 이동휘 목사의 부르짖음이 더욱 필요한 시기이다. 새해에는 전세계적으로 경제의 위기가 예상된다고 많은 말들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되면 교회에서 가장 먼저 재정긴축을 한다며 눈을 돌리는 것이 선교비이다. 그렇지 않아도 적게 책정된 선교비를 줄여 파송이나 후원하고 있는 선교사들의 후원을 중단하는 사태가 일어나곤 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교회의 모습이 새로워져야 할 것이며 개인 성도의 삶도 변화해야 할 것이다. 오히려 더 힘든 선교지를 생각하고 자신을 위해서 더욱 절약하여 선교사역을 더 잘 감당하도록 지원을 늘리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다섯째는 직장 선교사이다. 직장을 나갈 때에 선교사로서 직장에 파송된 심정으로 나가 일하고, 학교에 갈 때에도 선교사로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한다는 마음으로 다니라는 것이다. 남편을 직장에 보낼 때에 “선교사님 잘 다녀오세요”, 자녀를 학교에 보낼 때에 “선교사님, 학교에서 잘하고 오세요”라고 말하고 보내서 자긍심을 가지고 살도록 하라는 것이다. 성도가 있는 곳이 하나님과 동행하는 장소이며, 가는 곳이 어느 곳이나 선교지라면 당연한 말이겠지만 현실적인 삶에서 지키기에는 결코 쉽지 않은 지적이다. 나의 모든 삶이 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아니면 구분된 삶을 살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특히 세속화가 심각하게 일반화된 서구사회에서 종교와 모든 삶을 구분하여 간섭을 배제하는 사회에서 외부의 도전이 심할 때 가장 쉬운 길은 분열된 기독교인의 삶을 사는 것인데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선택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는 기독교인을 서서히 죽여가는 길이기도 하여 급변하는 시대 속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욱 큰 경종을 울리는 선지자의 목소리로 들어야 할 것이다.
여섯째는 가족 선교사이다. 디모데전서 5:8에는 “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니라”라는 말씀이 있다. 가족들, 친족들을 그리스도 앞으로 인도하기 위하여 기도하며 전심으로 노력하여 집안이 구원받도록 하라는 것이다. 특히 세대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핵가족으로 흩어져 살아가는 시대에 절실히 요구되는 부분이다. 한국 민족은 가족간의 유대관계가 특히 돈독하였다. 심지어 부모는 유교의 전통 집안에서 평생을 지내왔더라도 예수를 믿는 자녀가 생기고 혹시 그가 사역자의 길을 가게 되면 부모들과 형제들이 체면을 보아서라도 교회에 나와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계기가 된 것을 많이 보았다. 그러나 점점 개인주의가 팽배해지고 핵가족화되는 시대에는 종교를 따로 가지는 일들이 많아지게 된다. 이럴 때에 자신이 가족을 위한 선교사의 자세로 살아가는 것은 너무 중요한 사명이라고 할 것이다. 이런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바울이 당했던 핍박과 심지어 순교의 길까지도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른다. 지금도 모슬렘 나라들에서는 종종 있는 일이다. 우리들의 환경이 그렇게까지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가족의 구원을 위해서 간절한 기도와 빛과 소금의 삶의 모습 속에서 복음이 살아있는 증거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일곱째는 문화 선교사이다. 인터넷등 문화의 이기를 통해서 선교하라는 것이다. 토요일마다 믿지 않는 친구, 동창들에게 주일에 교회에 나가면 하나님께서 당신의 인생 설계를 발표하신다고 메시지를 보내면 처음에는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정성으로 그렇게 하면 언젠가 구원받는 역사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문화적인 다양한 방법으로 복음을 나눌 수 있는 길들이 있다. 어쩌면 너무나 쉽게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여지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방법으로 복음을 나눌 수 있도록 계속해서 발전시켜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덟째는 길거리 선교사이다. 택시를 타면 잔돈을 받지 말고 “예수님 믿고 축복받으세요”라고 말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떤 환경에서나 그리스도인의 선한 모습을 보임으로 기독교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직접적인 전도의 기회가 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기독교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제공하는 것 자체가 큰 역할을 감당하여 언젠가 복음을 받아들이기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8가지 선교사의 모델을 제시한 것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언제든지, 하나님의 생명의 기쁜 소식을 맡은 자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라는 것이다. 새로운 해, 수많은 도전을 만날 우리들에게 주시는 도전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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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