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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앞서는 교회가 되자

백운영 목사

(GP 선교회)

오랜만에 나온 한국은 적응이 안 되는 일들이 많습니다. 한국 사회의 변화가 워낙 빨라서 세대차를 다양한 곳에서 실감할 수 있고 인공지능이 대세가 되어버린 사회를 나이 드신 어른들이 얼마나 이해할까 생각하게 됩니다. 현찰거래가 재래시장을 제외하고는 극히 많지 않습니다. 몇 번의 스크린 터치로 편리한 삶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이미 사회의 주역이 되었습니다. 대화가 필요 없는 사회, 자기중심으로 살아가는 사회, 일보다는 레저와 식사문화와 카페가 더 발달한 것이 눈에 뜨였습니다. 이런 발전은 희생한 세대의 땀이 있었기에 가능하지만 오히려 그들은 점점 잊히는 세대가 되고 있습니다.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가 더 편하고 온몸으로 때우는 희생을 자처했지만 컴퓨터로 일하는 젊은 사람들에게 비하면 쉽게 뒤쳐집니다.  그러면서 변화는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한국에 와서 지금 사회를 외부인의 눈으로 볼 때 미래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합니다. 최근에 워낙 신생아 출산율이 낮으니까 애를 낳는 가정에 정부가 자녀 양육비를 지급한답니다. 많이 낳을수록 혜택이 커지고 더 많이 낳도록 장려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많던 유치원들이 문을 닫는 대신 노아원으로 변신을 하고 있습니다. 애들 놀이터가 노인들 놀이터로 바꿔지고 있는 것입니다. 인구 감소가 눈에 뜨게 나타나고 빠른 고령 사회로 진입을 앞두고 있는 것이 확실합니다. 그런 사회적인 현상이 교회에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난 몇 주간 많은 것을 배우려는 마음으로 여러 교회를 방문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관심있게 본 것이 각 교회의 주일학교 프로그램입니다. 역시, 많은 한국의 교회들은 주일학교가 약하거나 성인 예배 중 주위를 둘러보면 젊은이들의 모습이 흔하지 않은 안타까운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한국 교회가 갑자기 서구 교회를 따라가는 속도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교회도 고령화되어가며 주일학교가 없는 교회들이 대다수가 되어가는 슬픈 현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예배당 곳곳을 조잘거리면서 뛰어다니는 활발한 몇몇 미주 한인교회의 모습이 겹쳐서 보입니다. 

또한 이미 다문화권 사회가 되어버린 한국 사회를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주말에 밖에 나가면 순수 한국인이 아닌 사람들이 워낙 많이 눈에 띄어서 여기가 한국이 아닌가 착각하게 만듭니다. 심지어는 제가 사용하는 인도네시아어로 말을 하는 사람들을 발견하고 말을 걸면 깜짝 놀랍니다. 그리고 그들은 한국 문화와 언어에 적응력이 빨라서 교회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마음을 열수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런데 그 많은 교회들의 선교 개념은 여전히 바다 건너 선교지에 국한되고 주보에 적혀있는 선교사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선교하는 교회라고 주보에 선교지를 나열했지만 하나님이 우리 주변에 보내주신 다양한 문화권 사람들은 선교 대상자로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 중에 하나님의 마음을 시원케 하는 교회도 있습니다. 주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교회들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부산의 한 교회는 주일 예배를 온 가족이 함께 드립니다. 예배 분위기가 자유로워서 어린이들도 집중하는 모습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의 찬양에 생명이 있습니다. 예배 후 각 구역으로 나뉘어 점심 교제를 하고 각 부서별로 성경공부와 활동으로 이어집니다. 오후에는 다문화권 예배가 각 언어로 진행되며 교회의 한 가족이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교회가 있기에 여전히 희망이 보입니다. 미주의 교회들도 이런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목회자들이 시대를 읽고 시대에 앞서가는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gypack@hotmail.com

06.04.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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