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제자道, 제자됨, 성도됨

-예배, 교회, 헌신-
전남수 목사

제자훈련에 일가견이 있는 전문사역자 한 분이 탄식하듯 말을 했다. 대학 선교단체에서 영리하고 영민하여 제자훈련을 잘 받아 문제없이 사역을 잘 감당할 것 같았던 사람들이, 개체 교회에서는 적응을 잘하지 못하고, 목사님과 교회를 왜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했다. 장소와 지역, 교회에 따라서 제자의 모습이 달라진다면 진정한 제자라고 할 수 없다는 말씀이었다. 

실제 이민교회 목회자들 가운데 한국에서 성경공부를 많이 하고, 제자훈련을 많이 했다는 분들을 조금은 부담(?)스럽게 여기는 분들을 만나게 된다. 저들의 제자훈련으로 쌓은 배움들이 눈에 보이는 교회를 향한 헌신으로 나타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자훈련은 분명 예수님의 사역방식인데,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어떤 제자가 되어야 하는가? 20년째 코로나 시기에도 거르지 않았던 새해 40일 특새를 며칠 전에 마쳤다. 올해의 주제는 ‘누가 제자입니까?’였다. 제자훈련 목회로 시작해서, 그 한계를 깨달으며 예배 중심의 제자훈련, 예배 중심의 목회철학을 기반으로 스무해를 달려왔는데, 이를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그 과정에서 깨닫고 배운 바를 기록하면서 참된 제자도에 대해 생각해 보기를 원한다.

 

제자됨과 성도됨, 구원.

 

제자훈련은 어떤 코스를 통과하는 것만으로는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제자훈련은 과정 이수를 통한 지식 소유의 열매가 아니기 때문이다. 제자훈련은 주와 함께 있으면서, 주님의 말씀을 듣고 배우는 것으로 시작된다. 주님이 좋아하는 것을 나도 좋아하고, 아무리 내가 좋아도 주님이 싫어하면 과감히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그가 바로 제자이다. 그래서 주의 말씀, 성경을 알면 알수록, 얼마나 더 자신을 주를 위해 포기할 수 있을까를 무엇보다 고민하여 기도해야 한다. 버리고, 비우고, 깨끗한 그릇으로 자신을 빚어가는 훈련이 되어야 한다. 

스승되신 주님의 마음을 알고, 주님의 시선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목회자들 가운데 박사학위, 큰 교회 목회, 유명한 목사, 무언가 세상에서 누리고 호령할만한 어떤 것을 얻는 일에 대하여 끊임없이 목말라 하는 것을 본다. 그러나 주님의 관심은 다른 데 있다. 제자의 열매는 소유가 아니라 주님을 위해 나를 버리는 것이며, 버리는 만큼 하나님의 나라를 온전히 이루어 가는 것이다. 

주님의 제자로서, 어떻게 어디서 무엇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룰 수 있을까?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진정한 구원의 감격과 은총을 누리는 성도가 되는 데 우선순위가 있어야 한다. 성도로서, 신령과 진정의 참된 예배자가 되어야 한다.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예배자가 먼저 되어야, 예배 가운데 주시는 그 은혜로 말미암아 자신과 교회와 가정과 세상을 살리고 세우는 참 제자가 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훈련에 앞서 구원받은 성도로서의 예배자의 기름부으심과 은혜의 준비가 먼저 필요하다는 뜻이다. 

구원의 감격속에 드려지는 예배의 감격이 무너진 상태에서의 제자훈련은 의미가 없다. 오히려, 주의 교회와 복음을 해치는 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들을 보면, 학위를 땄기 때문에 이제부터 세계적인 인물이 되었다는 성취감이 생긴다. 그 다음 부터는 사람이 달라지는 것을 본다. 그들이 노력해서 얻은 박사학위가 세상의 모든 것을 얻은 것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인격적인 준비의 훈련이 부재한 지식의 열매로서는, 한 사람을 참된 인간됨에 이르게 하는 것으로는 너무나 많이 부족한 것을 보게된다. 

그래서 최고의 제자훈련은 반드시 참 예배자됨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예를 든다면, 제자훈련의 QT 훈련을 통해 하나님께서 오늘 지금 내게 주시는 음성이 무엇인가를 들으려고 무진 애를 쓴다. 그러나 그러한 훈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오늘 내게 주시는 그 음성을 듣기에 앞서서, 하나님의 말씀이 원래 나에게 하고자 하시는 말씀은 무엇이었는지를 듣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어디서 원래 그 말씀을 본질로 들을 수 있는가? 성령의 임재안에서 드리는 예배 가운데 가능하다. 하나님이 준비하신 주의 종을 통해 잘 듣는 것으로부터 가능하다. 그러므로 제자훈련의 가장 기본중의 기본은, 예배를 통해, 주님께서 하실 말씀을 새겨 온전히 듣는 것, 참 예배자가 되는 바로 거기서 출발하는 것이다. 예배가운데 말씀을 듣고 배우면서 주의 참 제자로 교회와 복음의 유익함을 위해 자라가게 된다. 

 

교회생활을 통해 먼저 헌신

 

예배의 강조와 더불어 교회라는 장소가 중요한 것을 본다. 어디서나 예배할 수 있고, 어디서나 말씀을 듣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교회에서 믿음의 식구들과 함께 한가지로 훈련되는 것이 중요하다. 교회가 왜 중요한가? 한 믿음의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주님을 위한 포기와 내려놓음이 어디에 가장 먼저 적용이 되어야 할 것인가? 믿음의 식구들에 대해서 먼저 인증이 되어야 한다. 믿음의 식구들을 향해 무엇인가 나의 것을 먼저 포기하고 버리는 과정을 통해 세상을 향해서도 목숨을 내어놓으며, 제자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자훈련을 받고, 주의 제자로 살아가기를 결단한 사람은 결코 개인주의에 자신을 방임할 수 없다. 개인주의적인 개별 활동에 머무르는 이들의 특징이 무엇인가? 헌신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제자는 자신의 사명에 대한 분명한 자각, 사명감을 확인하는 데서 그치지 아니하고, 반드시 자신을 드리는 헌신의 과정으로 나아가야 한다. 주님이 친히 양육한 초대교회 열두 제자들도 결국 사도 요한을 제외하고 모두 순교의 제물이 되었다. 최고의 헌신을 드린 것이다. 

예수님의 십자가 부활로 인한 핍박의 때에 살기위해 도망쳤던 저들이 어떻게 순교의 제물이 될 수 있었는가? 예루살렘을 떠나지 아니하고, 주의 교회에서 예배와 교제에 먼저 성공했기 때문이다. 오순절 성령의 임재를 통해, 교회가 세워지고, 교회를 중심하여, 유무상통하며 함께 섬김의 헌신을 이루었을 때, 저들의 삶이 순교의 자리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성령의 뜨거운 은혜를 경험한 후, 교회생활이 온전하지 못할 때, 건전하고 정상적인 성장을 할 수 없음을 본다. 순서가 분명하게 적용되어 나타남을 성경이 증거한다.

제자의 사명도 예배와 교회를 통과하지 않으면, 먹고사는 직업(job)에 불과한 것이 되고 만다. 목회자, 제자, 사역자의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이 왜 목사가 되었으며, 왜 교회를 섬기고 있는 지를 기본조차 모르는 이들이 많음을 본다. 아주 소수이지만, 저들의 특징은 ‘한 두번의 감정에 따른 결단과 열정 없음, 헌신 부재 등’으로 요약 된다. 예배중심, 교회중심이 되지 못하고 나머지를 찾고 구할 때 나타나는 결핍현상의 한 부분이다.  

 

교회에서 참 제자가 되라

 

초대교회 당시, 은혜가 충만하던 때에 바나바가 자기 밭을 팔아서 사도 앞에 가지고 나아왔다. 그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었다. 그는 제자였으며, 헌신된 제자가 되어 결국 안디옥으로 파송을 받는 모습이 나온다. 그는 교회에서 성령 충만한 자였다. 그런 그가 세상을 향해 파송을 받고, 주님앞에 참 제자로 쓰임을 받은 것이다. 참 제자는 이런 단계로 나아가야 된다. 악한 세상에서 더 강한 제자로 준비되지 않으면 세상을 이길 수 없다. 세상을 악하다고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이길 수 있는 존재가 진정한 제자이다. 어디서부터 훈련이 되어야 하는가? 교회를 피하고 벗어날 일이 아니다. 교회와 예배에서 먼저 말씀과 성령의 충만함을 맛보아야 한다.

제자들은 결국 주님을 위해 순교까지 감당했다. 자기 구원자이시며 생명이신 주님! 영원한 선생이신 주님을 위해 생명을 바쳤다. 오늘날 제자훈련을 받은 성도들은 어떠한가? 주님과 주님의 몸된 교회를 향한 신앙자세가 어떠한가? 주님이 말씀을 선포하며 제사장의 역할을 감당하는 목회자를 향해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는가? 목회자와 함께 감당할 천국 복음과 사역에 얼마나 헌신적으로 자신을 드리고 있는가? 제자훈련이 새롭게 다시 태어나야 할 시점이다. 비겁하고 도망가는 모습의 제자를 만들 수는 없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회 밖 제자훈련이 아닌, 교회 안의 제자훈련, 주의 교회 믿는 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자됨의 훈련과 양육이 참 필요한 시점이다. 

교회안에서 예배하며, 믿음의 식구들을 섬기며, 주의 종과 한가지로 섬기며 동역하는 가운데, 먼저 교회안의 제자가 되어라. 주님이 반드시 순교의 제물의 영광을 얻기까지 복되게 사용하여 주실 것이다.

davidnjeon@yahoo.com 

02.25.2023

Leav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