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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성경 속 아버지의 유형

이재근 목사

미주 가정선교회 대표

일반론적인 면에서 현대판 아버지(아빠)의 유형을 소개한 바 있지만, 성경 속에 나타난 아버지의 유형은 어떠한지 찾아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1. 자녀를 편애한 아버지상 (야곱)

편애의 희생자였던 야곱은 여전히 편애를 대물림하려고 했습니다. 아내 라헬이 죽자, 야곱은 요셉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고, 이것이 형제간의 갈등의 소지가 되었습니다. 부모의 편애하는 태도는 형제간의 시기와 질투를 자아냈습니다. 결국 요셉은 형제들의 미움을 받아 애굽의 노예로 팔려가게 되었고, 요셉은 13년 동안 노예살이, 종살이, 감옥살이를 거친 후 애굽의 총리대신이 되었지만, 자식을 잃은 아버지 야곱은 13년 동안 한많은 피눈물의 세월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2. 바르게 훈계, 책망 못한 아버지상 (엘리 제사장)

잘못을 보고도, 바르게 훈계, 책망, 징계를 하지 않는 아버지는 자녀를 패륜아로 만듭니다. 성소에서 사무엘을 가르친 엘리 제사장은 지혜롭고 성별된 사람이었으나, 아버지로서는 실패한 사람이었습니다. 엘리 제사장은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가 하나님을 모독하며 그 재물을 탈취하고, 성소에서 봉사하는 여인과 동침했어도, 바르게 훈계, 책망하지 못하고 방임했습니다. 

이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는 무서웠습니다. 두 아들은 전쟁에서 전사했고, 언약궤는 블레셋에게 빼앗겼고, 이 소식을 들은 엘리 제사장은 넘어져 목이 부러져 죽었고, 산기가 있었던 며느리는 시아버지와 남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해산하다가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결국 저주받아 멸문가정이 되고 말았습니다.

3. 자녀 양육의 지혜를 간구한 아버지상 (마노아)

예루살렘 소라에 거주했던 단지파의 마노아란 자의 아내는 오랜동안 아기가 없었습니다. 어느 날 하나님의 사자가 나타나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너는 포도주와 독주를 마시지 말며, 그 머리에 삭도를 대지마라”(삿 13:3-5)고 했습니다. 

부인은 남편에게 전했고, 남편은 하나님의 사자가 자신에게 나타나지 않고 아내에게 나타난 것을 화내거나 의심하지 않고 부인의 말을 믿고, 하나님의 사자를 대면하고 아이를 어떻게 기를지 물었고(삿 13:11-12), 마침내 아이, 삼손은 태어났고, 그가 일러준 대로 포도주나 독주를 마시지 않게 하고, 아이의 머리에 삭도를 대지 않고, 하나님께 드릴 사람, 나실인으로 경건하게 잘 양육했습니다.

4. 외모 중심의 아버지상 (이새)

제 2대 이스라엘 왕을 선택하기 위하여 이새의 집을 방문한 사무엘 선지자가 7명의 아들들을 만나보았지만, 하나님이 원하지 않으셨습니다. 다른 아들이 더 없느냐는 물음에, 이새는 여덟 번째, 말째가 있긴 있는데, 야밤에 들판에서 양을 돌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가 바로 다윗입니다. 

다윗은 키도 크지 않고, 아담하며, 유약하여, 남성답지 않아 아버지 이새가 보기에도 대외적으로도 내세우기엔 부족하다고 여겨졌고, 아버지에게도 인정받지 못한 인물이었습니다. 제왕감으로는 더더욱 말도 안되는 초라한 목동일 뿐이었습니다. 

이같이 외모 중심의 이새는 겉으로 보기엔 초라한 다윗을 무시하고, 잘 생기고 듬직한 외모의 아들들을 제왕감으로 내세웠지만, 하나님은 “용모와 신장을 보지 말라. 내가 이미 그를 버렸노라. 나의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삼상 16:7)고 말씀하셨습니다. 

5. 용서와 사랑의 아버지상 (하나님)  

누가복음 15:11-24에 나타난 돌아온 탕자의 비유는, 제멋대로 살려고 했던 작은 아들은 아버지가 살아계신 데도 불구하고, 불효막심하게도 그가 받을 수 있는 유산을 미리 받아 집을 떠났지만, 허랑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얼마 후 재산을 다 탕진해 버렸습니다. 마침 그 나라에 크게 흉년이 들어 궁핍하여 돼지치기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외로움과 향수, 배고픔으로 비로소 작은아들은 회개한 심정으로 돌이켜, 아버지에게 돌아왔습니다. 

가출한 아들을 애타게 기다리던 아버지는 멀리서 거지같이 초라한 모습으로 힘없이 걸어오는 모습의 아들을 알아보고, 달려가 목을 끌어안고 입을 맞추었습니다. 이에 탕자 아들은 아들되기를 포기하고 종이 되길 자청했지만, 아버지는 종들에게 명하여 아들에게 제일 좋은 옷을 입히고, 손에 가락지를 끼우고, 신발을 신게 하고, 살진 송아지를 잡아 잔치하며, 함께 먹고 즐기자라고 하며 기뻐하셨습니다. 탕자를 기다리며 무조건 용서하고 사랑하는 아버지의 모습입니다. 

자녀를 편애하거나, 자녀의 잘못을 보고도 훈계, 책망, 징계치 못하거나, 외모 중심의 아버지가 되지 말고, 자녀 양육을 위한 지혜를 간구하며, 탕자라도 회개하고 돌아오면 반갑게 맞이하고, 용서하고, 사랑할 줄 아는 아버지들이 다 되어야 합니다.

jaekunlee00@hotmail.com

 

12.16.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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