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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명저로의 초대(59)

존 오웬(John Owen, 1616-1683)의 “죄 죽임에 관하여,
이윤석 목사

“우리의 의무는 주님을 두려워하면서 거룩을 온전히 이루는 것”

우리의 의무는 매일 죄를 죽이지 않고서는 결코 성취될 수 없다

 

4) 우리의 죄를 대적하는 성령

우리에게 성령과 새로운 품성이 주어지게 된 것은 죄와 그 욕심을 대적하기 위함이다. “육체의 소욕은 성령을 거스르고” 라는 말 다음에 “성령의 소욕은 육체를 거스르나니”(갈 5:17)라는 말이 나온다. 이는 육체가 성령을 거스르는 것처럼 우리 속에 주어진 성령, 또는 새로운 영적 품성은 육체를 거스르는 성향이 있다는 것이다. “정욕을 인하여 세상에서 썩어질 것을 피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신의 성품에 참예”하는 특권을 주셨다(벧후 1:4-5). 우리 속에는 육체 속에 거하는 죄의 법뿐만 아니라 마음의 법이 생기게 된다(롬 7:23). 이 두 개의 법이 싸울 때 마음의 법이 힘을 쓰지 못하도록 그것을 가두고 죄의 법을 자유롭게 활개 치도록 내버려 둔다면 그처럼 불합리하고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다. 이 영적 싸움은 우리의 삶과 영혼이 달려 있는 싸움이다. 매일매일 죄를 이기기 위해서 우리의 새로운 품성과 성령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최대 적과 대적하기 위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훌륭한 자원을 경홀히 여기는 것이다. 하나님이 주신 것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은 우리에게 더 이상 많은 것을 주시지 않는다. 

 

5) 의무를 소홀히 했을 때의 결과

이런 의무 태만은 우리 영혼을 사도 바울이 “겉사람은 후패하나 우리의 속은 날로 새롭도다”(고후 4:16)라고 말한 상태와 완전히 정반대가 되는 상황으로 만든다. 거꾸로 다윗의 집이 죄를 짓고 사울의 집이 은혜를 받는 형국이 되는 셈이다. 마음속에 주어진 은혜를 잘 간직하기 위해서는 훈련과 성취라는 두 개의 축이 필요하다. 의무를 수행하지 않을 때 은혜는 시들게 되고, 대신 죄의 욕망이 번성하게 된다. 그래서 마음이 점점 악화되고 강퍅하게 된다. 죄를 죽이는 의무를 태만히 함으로서 죄가 승리를 거두게 되면 우리의 영혼의 뼈는 쇠하게 되며(시 31:10, 51:8) 사람은 연약해져서 죽음의 자리에 이르게 된다(시 40:12, 사 33:24). 한때 겸손하고 상냥하며, 상한 심령을 갖고, 타인에게 무례를 범하지 않기 위해 애쓰며 주님의 계명에 열심을 가진 자라고 여겨졌던 크리스천들이 죄를 죽이는 의무를 소홀히 해서 결국 세상적이고 육적이며 차갑고 화를 잘 내며, 세상의 사람들과 사물에 동화되어 신앙을 저버리고 무서운 유혹에 빠져드는 것을 보게 된다. 죄를 죽이려는 노력에는 두 극단이 있다. 한 극단은 굳은 결의로 죄를 이기려는 자세인데, 이것은 결국 율법적인 태도로 남의 흠을 잡고, 분노와 시기, 그리고 악독과 교만함을 낳는다. 또 다른 극단은 자유함과 은혜라는 핑계로 죄를 죽이는 일을 소홀히 하는 것이다. 진정한 복음적 입장은 이 양극단을 회피하는 것이다. 아쉽게도 오늘날 우리의 모습 속에는 이 중용의 입장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6) 우리의 의무는 온전히 거룩해지는 것이다

우리의 의무는 주님을 두려워하면서 거룩을 온전히 이루는 것이다(고후 7:1). 우리는 매일 은혜 안에서 자라나야 하는 의무가 있다(벧전 2:2). 또한 매일의 삶에서 우리의 속사람은 새로워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후 4:16). 하지만 이와 같은 의무들은 매일 죄를 죽이지 않고서는 결코 성취될 수 없다. 죄의 소욕을 억제하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거룩함에서 진보를 이룰 수 없다. 죄의 공세를 느끼지 못하고 죄를 이기기 위해 자신을 자제하지 않은 사람은 죄에 대해 죽었다기보다, 오히려 죄와 타협한 사람이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첫째 원리는 처음 회심해서 죄의 자각과 수치심을 느끼고 죄와 대항하는 새로운 원리를 마음속에 심어 죄를 이기는 보편적인 삶의 토대를 이루었다 할지라도 여전히 성도의 마음속에는 죄가 거하며 활동한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자칭 신앙인이라고 공언하는 일반 사람들의 삶을 보면 죄를 죽이는 자세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헛된 시간 낭비, 게으름, 비생산적인 자세, 시기, 싸움, 알력, 경쟁, 분노, 교만, 세속적인 생각, 이기심 등이 오늘날 크리스천의 지표가 되고 있다. 죄를 죽이지 않는 신앙인에게서 찾아 볼 수 있는 악은 무엇일까?

 

7) 우리 자신에게 있는 악

죄를 죽이지 못하는 원인은 마음속에서 죄의 쓴 맛을 음미하지 않고 그 죄를 그대로 삼키기 때문이다. 은혜와 자비에 대한 생각에 자신의 상상력을 고정시켜 일상적인 죄에 대해서는 아무런 고통 없이 그대로 소화하는 사람은 결국 하나님의 은혜를 음탕한 것으로 바꾸고, 죄의 속임수로 인해 그 마음이 강퍅해지게 된다. 인간의 마음이 거짓되고 부패했다는 것을 이처럼 잘 보여주는 증거도 없다. 

 

8) 타인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악

(1) 죄를 죽이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도 선한 상태에 있다는 잘못된 선입관을 갖고, 자신의 마음을 강퍅하게 하는 경우이다. 죄를 이기려는 노력이 없는 신앙인의 내부는 모두 오염되고 무가치한 것들이다. 죄를 죽이지 않는 사람들은 방탕함을 부인하지만 실제로 매우 세속적이다. 세상과 자신을 분리하면서 전적으로 자신만을 위해 살기 때문이다. 그들의 말은 영적이지만 실제의 삶은 빈껍데기에 불과하다. 하나님과의 교제에 대해 언급하지만 철저히 세상과 영합한 삶을 영위한다. 죄로부터 용서받은 사실을 자랑할 뿐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다. 

(2) 죄를 죽이지 못한 신앙인들은 타인들에게 그들도 자신들과 같은 경지에 이르게 되면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고 잘못된 믿음을 심어 주어 그들을 속인다. 종교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외형적으로 높이려는 유혹에 빠지게 된다. 그럴지라도 결코 영생을 얻을 수는 없다. 

05.14.2022

younsukle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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