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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소수

김한맥 선교사

(문화동원연구소 대표)

이 세상에는 75억이 넘는 참 많은 사람이 살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많은 사람들 중에 과연 세상과 인류를 위해서 유용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마도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그 소수의 창조적인 삶으로 인해 아니, 그런 소수를 하나님이 사용하셔서 하나님의 역사를 이뤄가고 계신다. 그만의 이야기를 써 가시는 것이다.

12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산꼭대기에다 방주를 짓고 있던 노아는 당시의 사람들에게 노리개였을지도 모른다. 100세에 얻은 아들 이삭을 산 제물로 바치기 위해 그에게 번제에 쓸 나무를 지워 모리아 산에 오른 아브라함은 무모했을지도 모른다. 부귀영화가 보장되는 애굽 왕자의 자리를 핍박을 받는 동족과 맞바꾼 모세는 어리석었을 수도 있다. 불확실한 꿈을 자랑하다 형제들의 미움을 받아 노예로 팔려갔던 요셉은 참 많이도 억울했을 것이다. 무엇인가 하나쯤은 빠지고 모자란 듯한 그러면서도 나름 똑똑하고 잘난 이들이 하나님께 쓰여지며 자신의 흔적이면서 그분의 이야기를 함께 써갔다. 

죄를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의롭다고 인정하신 다윗 왕과 지혜를 구하였을 뿐이나 부귀영화까지 덤으로 받은 솔로몬, 450명의 바알 선지자들과 겨뤄서 거뜬히 이기고도 로뎀나무 아래에서 벌벌 떤 엘리야와 바람난 아내를 반복하여 용서하며 하나님의 끊임없으신 사랑을 증명한 호세아, 뜻을 정하여 기도하기를 멈추지 않다 사자 굴에 던져진 다니엘과 마땅히 가야할 곳에 보낼 자가 없다고 하시는 하나님의 탄식을 듣고 나를 보내시라며 자원한 이사야 등은 분명 창조적 소수에 해당한다. 

예수님의 열두 제자와 이방선교의 문을 연 사도 바울, 하나님이 하늘에서 이루신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기를 갈망한 대가로 자신들의 목숨을 담보한 숱한 순교자들과 선교사들도 창조적 소수임이 분명하다.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는 주님의 말씀에 반응하여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수고하고 섬기며 주님 때문에 기꺼이 손해를 감수하는 이들도 창조적 소수에 속할 것이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저지른 원죄와 동생 아벨을 죽인 가인의 질투, 사위인 다윗을 시기하다 버림을 받은 사울, 원수의 회복을 볼 수 없어 도망치려던 요나, 기대와 희망이 깨지자 예수님을 판 가룟 유다는 그러나 소비적 소수에 해당이 된다. 진리가 아닌 것에 연연하여 예수님과 교회의 이름을 팔고 있는 목사와 장로를 비롯한 종교인, 쇼핑하듯 이 교회 저 교회를 섭렵한 채 열 손가락을 접고 펴며 이해타산을 따지는 교인과 삯꾼 목사들은 소비적 소수에 속한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소비적 소수가 점점 더 왕성해져(?) 소비적 다수로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십자가에서 죽으시며 예수님이 흘리신 그 피 값으로 세워진 교회가 세상과 구별하는 보루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침노되어 진실로 진리를 대신하기에 앞장서고 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정도가 아니라 거짓 기독교를 빙자하여 참 기독교를 말살하고 있으면서도 그 진상조차 모르고 있다. 소비적 소수를 넘어 파괴적 다수로 나날이 부패해 간다.    

창조적 소수는 기꺼이 한 알의 썩어질 밀알 됨을 마다하지 않는다. 자신을 태우며 불을 켜서 선한 영향력을 주위에 끼친다. 사랑의 빚진 자가 되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에 매여 있는 영혼들을 불쌍히 여기며 하나님이 포기하시지 않은 것을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다. 문전박대를 당하며 심하면 오물을 뒤집어쓰면서도 그 영혼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복음 전하기를 멈출 수가 없다.  

창조적 소수는 주님께서 “죄라 함은 저희가 나를 믿지 아니함이요”라고 말씀하신 그 의미를 정확히 이해한다. 세상에 속한 사람 중에도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자신을 희생하며 이웃에게 헌신하며 사랑하는 이들은 많다. 그러나 영어를 잘 한다 하여 미국인이 될 수 없듯 선을 행한다 하여 천국에 들어가지는 못한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는 말씀은 자격이며 조건이다. 창조적 소수는 환난을 당하면서도 세상을 이기신 예수님을 알고 또한 믿는 자들이다.                   

hanmac@cmi153.org                            

08.03.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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