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예수장로회 총회장, 뉴욕센트럴교회 담임
과거나 현대나, 미국이나 유럽이나, 한국이나 모든 교회들의 공통적인 현상은 ‘청소노대’(靑小老大)현상이다. 이 청소노대라는 말은 필자가 이 글을 쓰면서 즉석에서 만들어본 신조어 숙어(?)라고 할 수 있다. 청년들은 줄어들고 노년 세대들은 늘어나는 현상을 빗댄 말이다. 이 청소노대 현상은 비단 교회에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한국을 비롯해서 선진국의 나라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저출산과 고령사회가 맞물려 일어나고 있는 사회적인 특징을 드러내는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필자는 20년 전에 모든 교회들이 안고 있는 이 청소노대 문제의 해법으로 실버 선교위원회를 조직했었다. 교회 제직회 부서에 그 당시엔 아주 생소했던 ‘실버선교 위원회’를 조직하여 정책과 활동을 착수했었다. 그리고 2년의 노하우를 토대로 뉴욕의 20여명의 담임목사들에게 각 지교회가 당면한 청소노대 현상의 해법으로 실버 선교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편지를 보냈었다. 각 담임목사들은 영감이나 눈치가 9단이라 하나를 듣고 열을 깨닫는 감각으로 16분의 목사들이 함께 모여서 시작했던 것이 오늘날의 뉴욕 실버 선교회 출범이었다.
그리고 그 날 이후 18년이 지나면서 800명의 실버 선교 훈련자들을 배출했고 매 학기가 끝나고 중남미 지역의 단기선교 현장 사역을 통해서 연인원 900명 이상이 단기 선교사역으로 섬겨왔다. 더욱 놀라운 것은 단기 선교지 현장에서 주님의 소명을 받고 현재까지 종신 실버 선교사로 사역하고 있는 가정들이 14가정이 열심히 사역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의 교회만 해도 3명의 실버 선교사들이 현재 멕시코와 케냐 그리고 하와이에서 평생 사역에 매진하고 있다. 이들은 이제 모두 8학년이 가깝거나 넘은 고령의 실버 선교사들이다. 그런데 이 실버 선교사들은 젊은 목사 선교사들과는 질적으로 차별화되어 있다. 첫째로는 자녀 교육을 이미 오래전에 초월한 분들이다. 오히려 저들의 성장한 자녀들이 아버지의 선교 사역 후원자들의 역할을 톡톡하게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그뿐만 아니라 실버 선교사들은 일생동안 쌓인 신앙과 인생 그리고 삶의 축적된 노하우들을 선교지에서 풀어 적용하게 함으로 젊은 선교사들과는 질적인 차별화 선교를 하고 있다.
실버 선교사들의 기본적인 강점은 나이가 많다는 것과 이미 거론한 인생의 노하우가 무진장하다는 점이다. 99% 무슬림 지역에서 젊은 목사 선교사들은 설 자리가 없다. 그러나 실버들은 기본적으로 노인에 대한 예우 전통으로 무시당하지 못한다. 저들의 추장이라고 해봐야 기껏 50세 안팎인데 어찌 인생의 대선배인 6.7학년생 앞에 일어서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그뿐만 아니라 실버 선교사들의 전문화 사역의 도구는 일생을 통해서 직업인으로 살아왔던 삶의 노하우가 가장 좋은 선교의 도구가 될 수 있다. 교수 출신의 실버들은 자기의 전공을 선교지에서 활용하면 그 이상의 좋은 도구가 어디 있겠는가? 수의사로 은퇴한 실버 선교사가 중남미에 가서 돼지와 가축 사육을 통해서, 농장을 경영하면서 지역 원주민들을 섬기는 것으로 족하게 여긴다. 영농 사역을 통해서 현지에 교회를 개척하고 현지 목회자들을 세우고 농장에서 나오는 이익금으로 16개의 교회를 개척한 실버 선교사가 갈렙의 나이에 육박하고도 건재하게 사역 중이다.
그 동안 뉴욕실버 선교회에 동역했던 담임목사들이 18년이 지나면서 모두 은퇴를 하고 후임으로 젊은 목사님들로 교체가 되었다. 그런데 이 젊은 목사님들은 여전히 청소노대 현상의 심각성은 이해하면서도 대안이 없는 가운데 지나고 있다. 지난 며칠 동안 이런 목사들과 함께 실버 선교의 비전을 나눔으로 금새 동참하겠다고 수락해 온 분들이 20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미 앞섰던 시카고 지역과 뉴저지 실버 선교회에서도 수많은 열매를 맺어가고 있다.
이 뉴욕의 실버 선교가 한국의 시니어 코리아를 출범하도록 도화선 역할을 했었고, 하와이와 호주지역에서도 실버 선교가 출범하도록 도왔었다. 캐나다 지역이 여러 해 전부터 실버 선교 운동을 하겠다고 나섰는데 아직 출범을 하지 못해서 기도하고 있다. 앞으로 날이 갈수록 심화되어질 청소노대 현상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너 나 할 것 없이 실버 선교를 활성화해야 한다. 도움이나 나눔이 필요하면 연락해주면 최대한 함께 나눌 것이다. 날이 갈수록 극대화되어가는 세계적인 청소노대 현상의 해법 - 오직 실버선교 운동임을 강력하게 권하고 싶다. (문의-silvermission.ny@gmail.com)
jykim47@gmail.com
08.13.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