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한인예수장로회 총회장, 뉴욕센트럴교회 담임
26살에 폴란드에서 뉴욕으로 이민 왔던 해리 리버만은 76세에 은퇴를 했다. 우리 교회 옆 동네 그레이트넥에 사는 해리는 할 일 없이 매일 체스로 시간을 보내곤 했었다. 어느 날 상대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는 우두커니 홀로 맥을 놓고 앉아있을 때 이웃의 권유로 생애 처음으로 붓을 잡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무려 27년 간 그림을 그리면서 22번의 전시회를 미국 각지에서 열었다. 어린 시절 고향에서의 풍경들을 강렬한 색채와 꾸밈없는 화법으로 작품을 남겼는데 평론가들은 해리 리버만을 원시의 눈을 가진 미국의 사걀이라고 극찬하였다. 그의 작품이 국회를 비롯해서 각 캠퍼스에 남기고 103세 세상을 떠났다.
이제는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100수 시대가 왔다. 7, 80세에 은퇴해도 2, 30년의 긴 세월이 남아있다. 어떻게? 무얼 하며 살아야 하나? 이제라도 새롭게 시작하라.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다. 미켈란젤로는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의 천지창조 성화를 그린 것이 90세였다고 한다. 베르디는 오셀로라는 오페라를 작곡했을 때가 80세였고, 괴테가 파우스트를 완성한 것이 82세였다고 한다.
고령사회를 내다보고 시작한 뉴욕실버선교회가 이제 19번째 돌을 맞는다. 매주 월요일 밤에 선교의 기초부터 단기선교 현장사역까지 두루 10주간의 훈련을 마친 그동안의 32번의 수료자들이 무려 800명을 넘었다. 봄 가을로 교육을 마치면 단기 선교지로 중남미로 가서 선교의 기쁨을 맛본 참가자들이 연인원 900명에 육박했다. 14명의 못 말리는 실버들이 지금 현재 지구촌 구석구석으로 흩어져 남은 노년의 삶을 평생 선교지에 헌신하며 매진하고 있다.
멕시코 예가 지역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나온 수익금으로 18년 동안 17개의 개척교회를 세운 K실버 선교사는 자랑스러운 실버 선교사의 랜드마크이다. 그는 60대에 불의의 사고로 아내를 잃었던 절망과 체념을 극복하고 실버선교훈련을 받았다. 그는 번개를 맞고도 오히려 위궤양을 치유 받은 기적도 체험했다. 이 실버 선교사는 금년이 인생 8학년을 맞았다. 그러나 여전히 멕시코 선교지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또 한 명의 위대한 실버 선교사가 있다. 케냐의 문요요야 부족 마을에서 25년을 선교하던 중에 3년 전에 아내를 먼저 보내고 현지에 묻은 선교사, 그리고 아내 곁에 자신의 묘비를 미리 만들어 놓고 살아가는 C실버 선교사는 금년에 7학년 8반이다.
‘그대 가슴에 뛰는 심장의 고동소리가 멈출 때까지는 그 어느 것도 늦지 않다’고 말했던 롱펠로우의 한 마디가 우리 모든 실버들의 귓전을 때렸으면 좋겠다. 고대 사회에 아브라함은 75세에 이민 길에 나섰고, 모세는 80세에 엑서더스의 영웅이 되었으며, 여호수아는 80세에 가나안을 정복했고, 갈렙은 85세에도 거인이었던 아낙 자손들과의 전쟁에 출전했던 장수였다.
맥다방에서 커피 한 잔으로 소일하는 실버들이여, 이제 깨어 일어나라. 시간은 붙잡는 자들의 황금이고 재산임을 기억하면서 힘차게 제3의 인생을 출발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코비드로 3년 문을 열지 못했던 뉴욕실버 선교학교가 이번 4월 25일 활짝 문을 연다. 뉴욕의 실버들이여, 이제 일어나라. 세계가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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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9.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