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로 돌아온 후 두 번째로 맞이하는 건기입니다. 먼지가 얼마나 날리는지, 빨간 벽돌색 지붕이 먼지로 다 덮여 색깔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이곳에 돌아온 지 1년이 조금 더 지난, 그리 길지 않은 시간들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과 환경 속에서 마음도 몸도 벌써 지쳐버린 듯 해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그런 저에게 하나님께서 말씀을 통해 저를 향해 말씀하고 계셨습니다. 사도행전 23장 3절에 “회칠한 담이여 하나님이 너를 치시리로다 네가 나를 율법대로 판단한다고 앉아서 율법을 어기고 나를 치라 하느냐 하니…”, 로마서 2장에는 이러한 회칠한 자들에 대한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율법의 교훈을 받아 하나님의 뜻을 알고 지극히 선한 것을 좋게 여기며…. 어리석은 자의 훈도요 어린 아이의 선생이라고 스스로 믿으니…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네가 네 자신을 가르치지 아니하느냐, 도적질 말라 반포하는 네가 도적질 하느냐, 간음하지 말라 말하는 네가 간음하느냐, 우상을 가증히 여기는 네가 신사 물건을 도적질 하느냐 율법을 자랑하는 네가 율법을 범함으로 하나님을 욕되게 하느냐…… 양보라는 것에 조금씩조금씩 밀려, 나 자신을 방치해놓고 살아온 선교지의 삶에 오늘은 마치 먼지에 쌓여 색도 분간할 수 없는 지붕처럼 회칠한 마음과 같이 되어버린 저 자신을 바라보며 하나님 앞에 무릎 꿇어 조아리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먼지바람이 유난히도 세게 불어대지만, 오늘은 오히려 그 바람 앞에 드러내어 놓고 쌓였던 먼지들을 털어내고자 합니다. 다시 하나님 앞에 나아가며, 연약함을 호소하며, 이 땅에 소원을 이루시고자 아들 예수님을 십자가에 내어 버리시기까지 하신 하나님의 은혜 앞에, 온전히 적셔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러한 은혜의 물결이 저와 여러분들에게 충만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나의 능력이 되신 주 예수여…. 전도 (Mkutano) 8월 들어서 홈보로 마쿠루라는 곳에서 한달 만에 다시 전도대회가 열렸습니다. 도도마에서 약 50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차로는 두시간반 정도 걸렸습니다. 이곳은 베율라 교회 담임인 레비손 목사가 길러낸 전도자 잭슨 이사야가 사역을 시작한 곳입니다. 비록 흙으로 지은 적은 교회이지만 이번 전도대회를 통해서 교회가 큰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첫날, 한 가족이 집회에 참석하여 예수님을 영접 했습니다. 이튿날은 이 마을 지도자인 면장이 나와서 예수님을 영접하고 4박5일이 끝난 집회에 31명이 예수님을 영접했습니다. 50여 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교회였는데 예수님을 영접한 31명과 함께 작은 정성들을 모아 교회를 확장하기로 했습니다. 더욱이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한 것은 베율라 교회에서 이곳 홈보로 마쿠루 교회의 집회를 돕기 위해서 약 35Km 멀리 떨어진 이곳까지 버스비가 없어 걸어와 집회에 참석한 것을 보며, 하나님의 은혜에 젖어 있는 성도들의 아름다운 마음에 눈물이 흘러 나왔습니다. 하나님을 사모하고 기대하는 심정이 얼마나 강하길 래 자기들이 먹을 옥수수 가루를 자루에 담아 머리에 이고 그 먼 거리를 뜨거운 태양빛에 발걸음을 붙들고 끝없이 걸었으리라 생각하니, 아프리카의 햇빛보다 더 강한 성도들의 사랑을 보며 감사드렸습니다. 한 달 남짓한 기간 안에 두 번의 전도대회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교회에 출석하기로 작정한 그분들이 잘 양육되고 성장되기를 기도합니다. 선교센터 사역 선교센터는 여러 크고 작은 일들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매달 이루어지고 있는 전도대회를 위한 준비와 이곳 건축들을 위한 행정의 전반적인 준비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선교센터를 들어오면 차들이 돌아나갈 수 있는 작은 로터리(라운드어바운트)를 만들었습니다. 아버지께서 허락 하시는 한도 내에서 힘이 닿는 대로 조금씩 조금씩 사역들을 이루어 나가고 있습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도우시는 손길들을 향하여 늘 감사드리며 저희들과 동일한 축복의 열매가 맺혀지기를 소원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달라살렘을 갔습니다. 시장에 가서 도도마에서는 살 수 없는 배추와 오이도 사고 우유와 주스도 사고 전도대회에 사용될 스피커도 샀습니다. 짐들을 트럭 뒤에 싣고 숙식했던 현지 교단 게스트하우스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여 도도마로 향하는 중 시내 한가운데를 지나오면서 조금씩 차들이 밀리기 시작하더니 앞뒤로 출근하는 차들로 꽉 막혀 기다리고 서 있었습니다. 그 사이 도둑들이 트럭 뒤에 올라타 묶어져 있는 짐들 가운데 가장 귀한 물건들이 들어 있는 박스 하나를 훔쳐가 버렸습니다. 어두운 밤도 아니고 사람들도 없는 한적한 곳도 아니고 차들도 사람들도 붐비는 대낮에 아무 두려움 없이 차에 올라와 물건을 훔쳐갈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차를 세워놓고 정신없이 뛰어가 사방을 찾았지만 누구하나 본적이 없다고 내 모른척 합니다. 망연자실하여 차로 돌아와 앉았습니다. 그 무거운 박스를 어떻게 가져갔을까? 차에 올라와 물건을 훔쳐가는데 그 많은 차들이 보고서도 어떻게 누구하나 혼을 울려주지 않았을까? 어떻게 이런 실수를 내가 하지? 온갖 생각들이 저를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중요한 것들이 그 안에 있는데… 모든 자료들이 담겨있는 하드디스크, 프라쉬 메모리, 노트북, 전도대회에 사용하려고 샀던 스피커 등등..... 기가 막혔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무엇보다 예민하게 깨어있지 못하고 긴장이 풀린 저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실수를 하게 되었지 하고 말입니다. 아내와 저는 힘든 시간들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이곳 사람들에게 배신을 당한 것 같았습니다. 트럭 뒤에 수많은 차들 가운데에는 적어도 이 나라에서 한 가닥 한다는 공무원들, 회사 기업인들, 사무원들, 1억6천만원짜리 랜드 크루저를 타고 출퇴근 하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는데 어떻게 단 한 번의 혼을 울려주지도 않았는가? 도대체 그들의 정의는 어디에 있는가? 무엇 때문에 그들은 살고, 이 땅에서 무엇을 하는가? 그들의 이웃은 누구인가? 내가 가장 큰 물질적 피해를 입었을 때도 그들을 섬길 수 있을까? 아니면 떠나야 할까? 아니면 그들과의 관계에서 철저한 보호정책을 펴면서 나만의 올타리 안에서 살아야 하나? 수많은 질문들이 일주일 내내 저를 괴롭혔습니다.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말아야지 하는 결심은 오히려 현지인들과의 관계에서 마음의 문을 더 닫아 버리고 매몰차 버리는 저희들이 될까 힘들어 하면서, 십자가 앞에 그저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이 땅에 거주 하는 것에 대해서 나그네처럼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고 계셨습니다. 모든 것이 다 사역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에 없어도 될 것이 그렇게도 많다면 이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자가 되어 전도자로서 나그네의 삶을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해지기를 하나님 아버지 앞에 기도합니다. 주의 영광이 우리 삶 가운데 드러나기를 간절히 소원하면서....... 기도의 제목들을 나눕니다. 1. 힘든 기간들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지치지 않고 환경에 불평하지 않고 이곳 현지인들을 변함없이 사랑하며 더불어 살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2. 저희들의 건강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이곳 풍토병에서 잘 견딜 수 있도록). 3. 저희들 자신을 위한 사역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들이 이루어지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4. 이곳 현지지도자들이 영육 간에 강건해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5. 전도된 심령들이 하나님의 자녀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6. 교회들이 하나씩 둘씩 개척되어가고 있습니다. 개척되어 가는 교회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7. 차량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번 전도대회에서도 트럭이 빠져서 빼내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트럭이 가야 하는 길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어디든지 갈 수 있는 4WD 자동차가 사역을 위해서 꼭 필요합니다. 기도부탁 드립니다 8. 성도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힘을 모아 교회를 짓고 있지만 지붕을 얹는 양철과 나무들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9. 저희자녀들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아미니, 푸라하). 주안에서 늘 영육 간에 강건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프리카 탄자니아 도도마에서 황광인, 영숙 선교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