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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1. 계속되는 코로나

 

코로나 기간 동안 전 세계 한국 선교사 60여명이 코로나와 질병으로 죽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23,000명의 한국 선교사 중에 3분의 1이 한국으로 들어갔고, 나머지 3분의 2는 아직도 선교지를 지키고 있습니다. 여기 잠보앙가 도시는 지난 8월부터 계속해서 주일은 봉쇄를 강화하여 모든 사업과 외출을 금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길어지는 코로나로 인하여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은 무디어져 갈 뿐이고 어떤 대책이 마땅히 없어 보입니다. 코로나가 시작되고 작년 3월부터 길거리에 아이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 못가고, 백화점도 갈 수 없고, 집 안에서만 지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여기 현지 교회들은 11월에 추수감사절 예배를 드리는데 여기저기서 초대를 많이 하지만 못 가겠다고 대답만 할 뿐입니다. 집에서 거리가 멀어, 하루 자고 와야 하는데 외지고 가난한 지역 교인들은 마스크를 많이 착용하지 않기에 코로나에 조심해야 합니다. 두 달 전에 학교 선생 아그네스 자매 아버지가 코로나에 걸려 병원에서 죽었는데 바로 비닐로 칭칭 감아 웅덩이에 넣고 파묻는 것이 전부였고, 가족도 만날 수 없었고, 장례식도 제대로 못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조심하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2. 2021년 새학기 시작

 

코로나 기간 중에도 계속해서 학교를 운영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고 후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년에 필리핀에서 사립학교 180여 곳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계속되는 코로나로 인하여 사립학교들의 학생들은 절반만 등록한 학교가 많고 공립학교들은 학생들이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상당히 많은 학생들이 수업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과제물은 부모들이 대신 해주는 경우가 많지만 고학년들의 과제물은 어렵다보니 새학기에 등록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온라인 수업은 잘 사는 나라 학생들만 가능하고 필리핀은 모듈이라고 하여 시험지에 수업내용을 복사하여 일주일에 한 번씩 학교로 부모들이 와서 받아갑니다. 수업내용을 과목마다 복사를 하여 일주일마다 학생들에게 나눠주다 보니 대면 수업할 때보다 학교 복사비가 더 많이 지출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워 수업료(매달 2천원)를 인상할 수 없습니다. 

저희 학교가 선교목적으로 외진 무슬림 지역에 학교를 설립하여 운영하기 때문에 수업료를 매달 2천원만 받는 것이고 시내의 대부분 사립학교는 한 달에 보통 10만원 정도 받습니다. 

이번 2021학년 새학기가 9월초에 시작되었습니다. 이번에 등록한 학생은 126명이며 작년보다 20여명이 등록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저희가 운영하는 새희망학교는 괜찮은 편입니다. 다른 사립학교는 절반도 등록을 하지 않은 학교들이 많으며, 같은 소속 선교사가 운영하는 다른 지역의 두 개의 학교가 문을 닫았습니다.

 

3. 공선교사 수술

 

공선교사는 2-3개월 정도만 생각하고 한국에 갔다가 여러 가지 일로 9개월 정도는 한국에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9월 14일에 세브란스병원에서 자궁선종 수술을 하여 18일에 퇴원하였습니다. 수술 후 일주일은 병원에 있어야 하는데 추석이라고 하여 며칠 더 빨리 퇴원시켰습니다. 수술 때문에 병원에 입원할 때 옆에 보호자가 있어야 하는데, 제가 선교지에 있어 잠시 군대에서 휴가 나온 현탁이가 간호를 하였습니다. 지금은 수술 후에 잘 회복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선교지에서 너무 힘들어 고통스러워하였는데 수술이 잘 되어 감사합니다. 

 

4. 준탁이 대학교 수시 합격

 

2022학년 대학교 수시전형에 준탁이는 홍익대, 국민대, 경희대, 건국대, 한양대, 한동대 6개 대학교의 시각디자인학과에 원서를 냈습니다. 경희대로부터 시작한 합격 통지서는 홍익대를 마지막으로 다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준탁이까지 한국 대학에 합격을 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끼며 하나님께 감사하였습니다. 저희 부부가 그동안 외진 곳에서 아들 두 명을 현지인 학교에 보내면서 주님께 맡겼을 때, 주변의 다른 한국 선배선교사들이 이런 말을 많이 하였습니다. “부모가 선교사이지, 자녀는 선교사가 아니니 자녀를 희생시키지 말고 국제학교에 보내어 공부를 시키는 것이 장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라고 조언해주었습니다. 사실 그럴 형편과 여건이 전혀 안되어 그냥 하나님께만 맡기고 기도하면서 기다려 왔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났을 때 하나님께 맡기고 교육시킨 저희 두 아들이 한국에 잘 정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필리핀 남부 외진 곳에서 현지인 학교 다니다 한국의 대학교에 합격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만 하나님이 준탁이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잠보앙가 도시에 있다가 마닐라에 올라가서 너무 힘들어 하였고, 마닐라에서 한국으로 진출하는 길은 쉽지 않았지만 하나님께서 저희 가족에게 긍휼을 부어주셨습니다.

 

5. 학교 정문 완성

 

학교 앞의 도로가 4차선으로 확장되면서 교문을 옮기고 공사를 하였는데 재정이 될 때마다 조금씩 하였는데 이젠 학교 정문이 깨끗하게 완성되었습니다. 11년 전에 처음 학교를 시작할 때는 학교의 길이 오토바이만 지나다닐 정도로 비포장도로에 좁았고 학교 정문은 대나무로 만든 임시 문이었는데 이제는 학교가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학교를 쉽게 볼 수 있게 되었고 지역사회에 학교가 큰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이 새희망 학교를 통하여 역사하고 계심을 알 수 있습니다.

오정윤 / 공윤자 선교사

ohgongtak@hanmail.net

11.13.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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