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비탄과 분노
한번은 자살 방지 감시방에서 깊은 고심에 찬 한 여성을 방문했다. “나는 오랫동안 우울증에 시달렸고, 많은 상담과 약물치료를 받았어요. 하지만 나아진 것이 하나도 없어요. 사실 나는 아무도 나를 도와줄 수 없다는 것이 고통스러워요.”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하나님을 믿으세요?” “네, 믿어요. 우울증을 치료 받으려고 수많은 항우울제를 복용했지만 듣지 않았어요. 아픔을 잊기 위해서 마약을 사용했는데 그것 때문에 모든 것, 심지어 자유와 자존감까지 잃었어요.”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 원리 알면 상실감에서 온 우울증 치유
슬픔에 빠지면 자신에게만 열중하고 남의 고통 이해할 수 없어
“예전에는 이런 상황에 빠지지 않고 좋은 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겠지요?” “네, 좋은 시절도 있었고, 마약을 사용한 적도 없었어요.” 눈물을 흘리며 말하고 있는 그녀는 삶에 지쳐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정상적으로 좋은 생활을 한 때가 언제였어요?” “3년 전이에요.”
“무슨 일로 이런 고통스런 아픔을 겪었고 왜 마약을 사용하게 된 건가요? 분명 무슨 일이 있어서 당신의 삶을 이렇게 바꾸게 되었을 것 같은데 그게 무엇인지 말해줄 수 있어요?”
“남편이 내 눈 앞에서 자기 머리에 총을 쏴서 자살을 했어요. 남편을 너무 사랑했어요. 그의 죽음 후, 나는 너무 많은 고통을 겪었어요. 지금 나는 나의 삶의 가치가 전혀 없다고 생각해요. 나는 많은 사람들, 특히 나의 아이들에게 너무나 많은 상처를 줬어요.”
“당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아요. 그 비통한 마음을 치료해야 해요. 당신은 비통의 방안에 갇혀 있어요. 당신의 문제는 분노, 원한, 용서, 비난, 남편을 내려놓는 것 등 많은 감정의 상처 상심한 마음에서 치유를 받아야 합니다.
그녀는 눈물을 계속 흘리며 말했다. “내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어요. 내가 상심한 마음으로부터 치유 받아야 한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은 왜 진작 말해 주지 않았을까요? 수년 동안 상담을 해왔는데 사람들은 약만 주었어요.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목사님이 처음이에요. 이제야 남편의 죽음이 미친 영향이 얼마나 큰지와 이 문제를 확실히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요.”
“많은 사람들은 상실한 마음이 얼마나 사람들에게 고통을 가져오는지를 잘 모르고 또 어떻게 그런 사람들을 도와주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치유를 받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아요. 만약 상심한 사람들이 치유 받지 않으면 우울증 뿐 아니라 자살충동에도 빠질 수 있어요. 나 또한 상심하고 어려움을 겪어왔기에 그걸 알고 있어요. 하나님의 도움으로 슬픔의 고통을 치유 받기 전까지는 나도 정상적인 구실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남편을 용서하는 것과 그를 내려놓는 것이 정말 어려워요. 나는 그를 사랑하므로 그를 붙잡고 있는 거예요.” “그것이 바로 당신을 계속 아픔 속에서 살게 하는 이유예요. 하나님께 도움을 청하세요. 그래서 남편을 용서하고 하나님께 그를 내려놓고 치유를 받도록 하세요.”
그녀는 자살 감시 중이었기에 책을 가질 수 없었다. 감시 상황에서 벗어난 다음 “치유,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사람들을 위하여”를 읽고 하나님의 치유의 방법을 찾으라고 했다. 슬픔의 고통과 남편을 잃은 데에 대한 치유를 받기 전까지는 고통과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들이 가진 모든 것은 삶의 일시적인 선물이란 것을 그녀에게 말해주었다. 그의 남편 역시도 일시적인 선물이고, 그를 잃은 슬픔과 고통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그녀를 도울 수 있다는 것도 말해주었다. 우리의 가족, 물질, 직업, 사역, 그리고 우리의 삶까지 모든 것은 주님이 주신 일시적인 선물이기 때문에 우리도 이 모든 것을 일시적 선물로 대해야 한다. 그것을 이해 못하면 그것들을 잃었을 때, 깊은 상실감에 빠진다.
내가 갑자기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었을 때, 깊은 상실감과 감당하기 어려운 아픔에 빠졌었다. 나는 남편의 죽음으로부터 큰 교훈을 하나 얻었다. 우리는 이 땅에 살면서 아무것도 소유할 수 없고 잠시 지니고 누릴 뿐이라는 사실이다. 하나님이 모든 것의 소유주이시다. 나는 평생 남편을 내려놓지 않고 슬픔에 싸여 살아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내가 치유를 받으려면 남편을 떠나보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남편을 완전히 떠나보내기 전까지 나는 너무도 고통스럽고 무기력함 속에 빠져 있었다.
그래서 나는 어느 날 주님께 “주님, 남편을 잃은 상실감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고 기도 드렸다. 하나님은 나에게 말씀하셨다.
“내 딸아, 그것은 상실이 아니다. 네가 잃어버린 것이 없다. 그는 너의 것이 아니었다. 그는 나의 것, 나의 아들이며, 누구도 그를 자신의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네가 가진 것은 없다. 모두 나의 것이다. 네가 가진 모든 것은 잠시 맡겨준 것일 뿐이다. 네가 이것을 깨달으면 혼란으로부터 치유함을 얻을 것이다. 너의 집과 가구, 그 안의 모든 것들을 네가 가진 것이 아니고 얼마동안 관리하는 것뿐이다. 넌 너의 자녀들도 소유한 것이 아니다. 그들 또한 나의 것이다.”
나의 여생 동안 슬픔에 빠져 지낼 수 있었겠지만, 하나님은 내가 남편을 내려놓음으로써 마음을 온전히 치유해 주셨다. “주님, 그것을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석 달 후부터 나는 더 이상 슬퍼하지 않았다. 하나님께 남편을 완전히 내려놓았기에 비탄감과 아픔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하나님께서 치유하신 것이다.
그 후 나는 더 이상 남편이 보고 싶지도 않게 됐다. 하나님의 놀라운 기도의 응답이었다. 주님만 사랑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기쁜 삶을 살게 된 것이다. 하나님께서 나를 치유해 주셨듯이 그녀도 치유해 주실 것이라고 격려했다. 그녀와 헤어지기 전에 나는 하나님께 그녀의 슬픔과 아픔을 치유해 주실 것과 남편의 죽음을 본 아픈 기억으로부터 해방시켜 주실 것을 기도했다.
그녀는 자살 감시시설에서 나온 후, “치유,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사람들을 위하여”를 읽기 시작했다. 일주일 후 그녀를 감방 안에서 만났을 때, 처음으로 나는 그녀의 미소를 보았다. 나는 그녀가 변화했고, 슬픔극복 과정을 통과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나에게 그녀의 비탄감과 상실감을 극복하도록 도와줘서 고맙다고 했다. 그녀는 마침내 남편을 하나님께 내려놓고, 회복의 길로 들어섰다고 말했다.
그녀에게는 여전히 다른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지만 이것이 그녀의 치유된 삶의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아픔과 슬픔에 갇히는 대신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사람이 슬픔에 빠지면 자신에게만 열중하고 남의 고통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그녀는 깨닫게 되었다.
그녀가 치유를 얻은 후, 그녀의 가족들이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자신의 마약중독과 자살한 아버지로 인하여 크게 상심한 아이들도 치유 받아야 함을 의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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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