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노갈레스 단기선교 후기

멕시코 노갈레스 단기선교 후기

남가주든든한교회(담임 김홍철목사)는 2024년 가을 단기선교를 멕시코 노갈레스로 다녀왔다. LA에서 10번 도로를 타고 9시간을 달려야 만날 수 있는 곳이 미국 노갈레스. 

국경을 사이에 두고 미국 노갈레스와 멕스코 노갈레스가 마주하고 있는 곳이다. 그곳에는 오래전 이주한 이율선교사 부부가 목회와 선교에 올인 하고 있다. 미국 쪽 노갈레스에서는 ‘노갈레스 한인교회’를, 멕시코 노갈레스에서는 ‘노갈레스 임마누엘교회’(현지인)를 섬기며 노갈레스 지역뿐 아니라 그곳에서 또 8시간을 달려가야 하는 LOS MOCHIS 영혼들을 위해 선교사역을 펼치고 있다. 남가주든든한교회는 이율선교사와 동역하며 그곳을 돕고 있는 가운데, 금번 단기선교를 노갈레스 지역에 있는 갱생원과 양로원(MASQUE VENCEDORES)을 찾았다. 기자는 이번 선교에 동행하며 그곳 상황을 살펴보았다. 

 

남가주든든한교회에서는 매년 여름 7월 첫주에 멕시코 노갈레스 지역과 로스모찌스 지역으로 선교를 다녀온다. 그곳에서 사역하고 있는 이율 선교사와 동역을 이룬지 7년쯤 되었다. 

처음엔 노갈레스 지역에 양로원, 고아원, 급식소를 돕는 것으로 시작해 진행해오다 팬데믹 직후부터 멕시코 로스모찌스 지역으로 가서 사역을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노갈레스 지역은 오랫동안 방문하지 못한 터라 이번에 방문키로 했다. 사실 처음 시작은 단순한 방문으로 계획했다고 한다. 어른 5-6명이 가서 인사하고 점심을 대접하는 것으로...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다. 단기선교 소식을 들은 중고등부 학생 중 지난 7월 로스모찌스로 선교를 다녀온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또다시 가을 단기선교를 준비하고 나섰다. 학생들의 움직임을 보고 어른들도 선교로 방향을 바꾸고 준비기도회로 들어갔다. 그렇게 두 달여를 준비한 끝에 지난 추수감사주일인 24일 예배를 마치고 3박 4일의 일정으로 20명의 단원들이 멕시코를 향했다.  

가는 길이 쉽지 않았다. 9시간도 긴데, 거기에 도로 공사가 있어 한 시간이나 정지상태로 있다 보니 새벽 2시가 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다. 피곤한 상태였지만 아침 7시가 되자 모두들 기상, 아침예배를 드린 뒤 첫날 사역을 위해 국경을 넘어 멕시코 노갈레스 임마누엘 교회로 향했다. 교회에 도착하자 단원들은 샌드위치 200개를 만들어 팀을 나눈 후 홈리스들을 향한 노방전도에 나섰다. 물과 샌드위치, 사영리 설명을 위한 쑤세미, 전도지를 나누며 복음을 전하고 기도해 주었다. 오후 2시가 되어 다시 임마누엘 교회로 돌아온 단원들은, 만들어 놓은 샌드위치와 컵라면으로 점심을 먹고, 이번엔 근처 병원으로 전도를 나갔다. 

 

이 병원은 그곳에서 제일 크고, 하나 밖에 없는 종합병원과 같은 곳이었다. 그러나 의료진은 적고, 주변에서 몰려드는 환자는 많아 빨리 빨리 봐 줄 수 있는 상황이 안 되는 곳이었다. 병원에 가보니 병원문은 닫힌 채로 경비들이 지키고 있었고, 병원입구에는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치료를 받으려고 와서 대기 하는 사람, 입원 환자를 면회 온 보호자들... 이 사람들은 순서를 기다리다 그날 순서가 안 되면 병원근처에서 노숙을 해야 한다. 그래서인지 병원 입구에 있는 사람들은 짐 보따리도 가지고 있었다. 조금 형편이 나은 사람은 차를 가지고 와서 차에서 잔다고 한다. 병원 앞에는 낡은 자동차들이 줄을 지어 서 있었다. 

그런 상황이니 우리가 건네주는 샌드위치와 물도 감사히 받을 뿐만 아니라, “저 병원 안에 아들이 입원해 있다”고 기도를 부탁하기도 했다. 정말 그곳은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적합한 장소, 전도의 황금 어장 같이 느껴졌다. 우리가 그곳에서 전도를 하고 있는 동안 학생들은, 임마누엘 교회 방과 후 학교 학생들과 함께 성경학교를 진행했다. 어른들이 전도를 마치고 돌아왔음에도 끝날 줄을 몰랐다. 

 

둘째 날은 아침 일찍 서둘러 양로원과 갱생원이 있는 MASQUE VENCEDORES(원장 레온소 목사)로 향했다. 그날 만든 샌드위치는 300개. 그리고 한 단원이 가지고 온 찹쌀 도넛 480개는 양로원에서 직접 튀겨냈다.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고 샌드위치와 콜라, 도넛, 과자, 선물을 안겨주며 기쁨을 나눴다. 그러나 단원들은 누군가를 찾기에 바빴다. 보여야할 많은 분들이 보이질 않았기 때문. 그 사이에 천국으로 떠나신 것. 그리고 5년 전 보다 훨씬 더 많은 이들이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었다. 당뇨로 한쪽 다리가 없는 이들, 앞이 보이지 않는 이들.... 다행이 휠체어를 샬롬장애인선교회(대표 박모세 목사)에서 기증을 받아 그들도 예배의 자리에 나올 수 있기에 그나마 감사했다. 그곳에 있는 130여명 중 50%는 정신이 온전치 못하다는 말도 들었다. 예배 후 선교위원장 최환경 장로님과 한팀은 남자들의 머리를, 다른 한팀은 여자들 머리를, 그리고 나머지 팀들은 메니큐어를 발라 주며 복음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놀라운 것은 학생들이 준비한 독특한 프로그램이었다. 

10명의 학생팀은 도착하자마자 교회에 성탄트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과일 나무 10그루와 예쁜 꽃들을 그곳에 계신 분들과 함께 심고, 어떻게 관리를 하는지 자세히 적어 그분들에게 전달했다. 또 한편에서는 빙고게임을 진행했다. 물론 번호가 맞아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맘이 싸했다. 스페니쉬가 완벽하지 못한 학생들은 종이에 써온 글을 봐가며 게임을 이끌어갔다. 플로라이드 사진기로 사진도 찍어 걸어 주었다. 비록, 냄새도 나고 정신도 온전치 못한 그들이지만 그 순간은 얼마나 해맑던지..... 

하루해가 너무 짧았다. 아니, 3박4일이 너무 짧았다. 머리를 자르겠다고 줄을 섰던 이들을 돌려보내야 하는 아쉬움을 안고 서둘러 돌아서야 했다. 

 

선교!! 주님의 지상명령. 큰 교회는 큰 규모대로, 작은 교회는 작은 대로, 최선을 다해 학생으로부터 어른들에 이르기까지 선교를 이어간다면 ‘다음세대를 준비하는 것’도, ‘주님의 명령을 준행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을 듯싶다. 오랜만에 선교현장을 보고 오는 기자의 마음이 기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한 야릇함을 금할 수 없다. 선교는 우리의 사명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 .. 가볍게 생각한 선교지방문을 하나님은 온전한 단기선교로 바꾸어 주심에 송구함과 감사함이 넘쳤다.  

<이성자 기자>

 

12.07.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