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선교전략 연구소)
한 편의 드라마 같았던 47대 미국 대선이 끝났다. 백중세라는 여론 조사 기관의 말과는 달리 트럼프(Donald Trump) 후보가 일방적으로 이겼다. Associated Press(AP)자료에 의하면 득표수가 76,537,938(50.%) 대 73,922,971(48.3%)로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선거인단 수(312:226)와 주(31:19)별로 보면 차이가 크다. 특히 트럼프는 판세를 좌우하는 경합 주 (States) 7곳을 모두 이겼다.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은 비단 대선뿐만 아니라 상, 하원에서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확보했다. 이로써 제47대 미국 대통령이 될 트럼프는 과감한 정책을 시행할 수 있게 되었다. 1표라도 더 많은 자가 모든 권한을 싹쓸이하는 미 선거제도를 보면서 패배 진영의 마음은 얼마나 허탈할까를 생각해본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승자든 패자든 중요한 것은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처하는 것이다. 이번 대선에 나타난 표심을 무엇인가?
1. 경제 이슈(Issue)
“바보야, 경제만이 아니야. 문제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이야” 이 문구는 11/6 일 로이터(Reuters) 통신이 제목으로 보도한 기사이다. 이와 관련 미 여론조사업체 에디슨 리서치(Edison Research)가 대선 당일인 5일(현지시각) 실시한 전국 출구조사에 따르면 유권자 30% 이상은 경제가 가장 큰 문제라고 응답했으며 이들 중 79%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경제는 미국 유권자들의 최우선 관심사였다. 비록 실업률이 낮고, 주식 시장은 호황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물가 상승률이 1970년대 이후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연일 집값과 생활비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런 경제 환경에 대해 중산층과 서민들은 고통을 체감하고 있다. 누가 일차적 책임을 져야 하는가? 당연히 현 집권세력이다.
2. 불법 이민자
미국 인구는 2024년 11/18 기준 346,133,980 (Worldometer의 자료) 명이다. 인구 분포는 백인 58%, 히스패닉 19%, 흑인 13%, 아시안 6%, 원주민 1.2%, 기타 2.8%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통계를 보면 인구수와 영향력에서 백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음을 보게 된다. 아무리 미국이 “이민자의 나라”라 할지라도 저들 중 보수적인 사람들은 불법 이민자들을 탐탁하게 여길 리 없다. Pew Research Center에 의하면 2024년 2월 기준 미국 내 불법 이민자(illegal immigrants)가 1,400만 명이라고 한다. 이는 2021년 1월 바이든 (Biden) 정부가 들어설 때 1,000만 명 때보다 400만 명이 늘어난 숫자이다. 바이든 집권 이후 불법 이민자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로써 미국 사회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비합법적으로 들어온 저들로 말미암아 더 불안해졌다는 트럼프의 주장에 동조자가 많았다. 공감은 표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3. 보수적 신앙
미국은 뉴잉글랜드의 순례자들(pilgrims) 및 청교도들(puritans)의 정착촌들에서 시작되었다. 248년 역사가 흐르면서 저들 신앙과 생활방식은 널리 퍼졌고 다른 신교도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때로는 그것이 정화되고 수정되며 희석되었다 할지라도 여전히 청교도들의 사상은 미국의 근간을 이루어 왔다. 헌데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부터 보수적 신앙노선은 많이 굴절되기 시작했다. 그것은 도덕적 타락으로 이어지며 사회문제로 비화되었다. 오늘날 종교 다원주의, 낙태, 동성애, 마약 중독, 도박, 총기 사고, 홈리스 출현 등이 우연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근원적 시발은 성경으로부터 멀어진 결과이다. 따라서 이번 대선에서 종교적 보수주의자들과 근본주의자들은 위기감을 느낀 가운데 힘을 합쳐 강력한 정치 운동 세력을 형성했다. 참고로 Gallup, Inc. (2023) 의하면 미국인은 종교 분포도는 Protestant (33%), Catholic (22%), Christian (unspecified) (11%), Jewish (2%), Mormon (1%), Another religion (6%), No religion (22%), No answer (3%)이다. 이로서 미국 개신교도는 40%~45% 사이로 추산할 수 있다.
1)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라 했다.
2)금 번 대선 가운데 미 국민의 열망이 드러났다.
3)선출된 차기 지도자들은 민심을 겸허히 받들어야 한다.
4. 전쟁 종식을 갈망
세계인은 지금 지구촌 2곳의 전쟁으로 피로감에 쌓여 있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이 전쟁이 시작 된지 3년째가 되어 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 양쪽의 사상자만 해도 100만 명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NATO 동맹국, 아세아 나라 등의 우크라이나 지원 규모는 총 1,780억 달러(약 237조 5,410억 원)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이 전쟁이 끝이 안 보이며 북한 참전 등으로 확전일로에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 중동 사태는 어떠한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인 하마스(Israel–Hamas war) 간의 전쟁은 더욱 복잡하다. 이제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넘어서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이란까지 상대하고 있다.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이에 미국인은 이 전쟁을 속히 종식시킬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찾은 것이다.
5. 미국 우선주의
그간 미국은 Big Brother격으로 세계의 우방들을 지원해왔다. 한 예을 들자면 “미국은 전쟁 가운데 있는 우크라이나에 1000억 달러(약 134조 원) 이상을 지원했다”고 말했다(앤토니 저커: BBC 북미 특파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이었다. 이스라엘을 비롯 우방에 지원하고 있는 금액은 총 얼마나 될까? 남을 돕는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도 내가 여유가 있을 때 이야기이다. 지금 미국은 재정적으로 어렵다. 국가 재정에 비해 지출해야 할 곳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는 손익 계산을 따졌다. 이로써 그는 지난 대선에서 America First를 추구했고 이번에는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캠페인을 외쳤다. 그는 아무리 우방이라도 퍼주기 식 지원은 안 된다는 것이다. 이에 다수의 미국인이 표로 화답한 것이다.
맺음말
“만일 당신이 환자라면 친절하나 실력이 없는 의사에게 갈 것인가? 아니면 성품과 행위가 거칠고 불량하나 수술만큼은 끝내주는 사람에게 갈 것인가?” 이는 47대 미 대통령 선거 후 한 논객이 던진 말이다. 그만큼 미국은 국내외적으로 절박한 문제 앞에 놓여 있다. 높은 물가로 인한 중산층의 재정적 압박, 담 넘어 몰래 들어오는 불법 체류자들, 무너져 가는 보수적 신앙 가치, 외면할 수 없는 두 곳의 전쟁, 실리 없이 세계를 떠안아야 할 입지 등 어느 것 하나 간단치 않은 도전들이다. 그러므로 미국인은 금 번 선거에서 후보자의 됨됨이 보다 그 정책과 방향성을 중시했다. 이런 생각은 미 중부의 공화당 벨트인 기독교인들뿐만 아니라 히스패닉과 아세안 신도들도 공감대를 이루었다. 선택의 질문은 간단했다. 누가 더 미국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가? 사람들은 평가했다.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는 바이든 정권의 연장 선상에 서 있다는 것이다. 비록 트럼프는 사법적으로 걸려 있으며 윤리적으로 흠결이 많다 할지라도 스트롱 맨으로서 “뭔가 해결하지 않을까”라는 기대 심리가 컸다.
에필로그(Epilog)
이제 정쟁의 싸움은 끝났다.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모두가 성조기 아래서 하나이다. 상대는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승자는 따뜻한 가슴으로 패자를 부축해야 한다. 패자는 승자가 의로운 통치를 하도록 비판적 지지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극한 대립으로 인해 백성이 나뉘었다. 서로의 반목을 이제 미시시피강물에 떠내려 보내야 한다. 너 없는 나, 나 없는 너는 힘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민심은 천심이라 했다. 선택받은 종들은 빈 마음으로 얽힌 문제들을 풀며 10년, 100년을 내다보고 초석을 다져야 한다. 그래서 47대 정권이 끝나는 날, 미국이 다시금 열방을 향한 제사장 나라로 우뚝 서기를 기원한다.
Jrsong007@hanmail.net
11.23.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