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에 따른 사회구조갱신

송종록 목사 (크로스선교전략 연구소)
송종록 목사

(크로스선교전략 연구소)

고령인구가 급속히 늘고 있다. 연구가들은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 6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에 따른 가정적, 국가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저 출산으로 인한 생산성 인구의 감소와 은퇴한 고령인구의 증가는 우리 사회에 큰 짐을 지어주고 있다. 특히 무노동으로 소일하면서 국가 연금은 물론 각종 혜택을 덧입고 있는 고령층에 대한 젊은이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에 시니어들의 마음도 편치 않다. 비록 오늘 날의 풍요와 문명은 부모세대의 피와 땀과 눈물 위에 세워졌다 할지라도 그것은 한낱 과거이며 당연한 의무라 여긴다. 이래저래 국가는 국가대로, 시니어들은 그들 나름대로 할 말이 많다. 개인과 가정과 국가차원에서 모두가 만족할 대안은 무엇인가?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인간의 신체리듬 변화에 따른 사회구조를 갱신하면 된다. 우리는 주어지는 현상을 능동적으로 수용하며 합당한 정책으로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 

 

1. 인간의 기대수명 변화와 원인

 

 인류의 기대 수명 얼마나 될까? 이는 지난 200년간 빠르고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왔다. 1840년대 인간의 평균 수명은 40세 초 반대에 불과했다. 1900년대 초 평균 기대수명은 60세에 다다랐다. 20세기 후반 이후에는 인간 수명이 많이 늘어났다. 202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회원국의 평균 기대수명은 80.5세라고 했다. 같은 해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이보다 약간 높은 83.5세라고 했다. 이 추세로 간다면 서구권에서는100세 시대를 넘어 110대 이상의 생존을 의미하는 “슈퍼센티내리언(Supercentenarian)”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인간의 기대수명이 증가하는 원인은  사망률 감소이다. 경제와 의학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위생환경이 깨끗해지면서 감염 질환이 줄고, 여러 가지 병을 치료할 기회가 증가한 것이다. 이밖에 각자의  영양음식, 자기 관리, 주거수준 등이 크게 향상된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2. 은퇴 연령에 대한 로렌스 D. 핑크의 경고

 

3/26일 뉴욕 타임스에 의하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 Rock)의 회장인 로렌스 핑크( Laurence Douglas Fink )는 투자자들에 보낸 연례 서한에서 “적정 은퇴 연령의 기준을 65세로 여기는 것은 미쳤다. 65세가 적절한 은퇴 연령이라는 기준은 오스만 제국(1299~1922년) 시절 유래했다. 전 세계가 은퇴에 대한 개념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100여 년 전엔 공적 연금에 가입했던 노동인구의 절반가량이 65세 이전에 사망했기 때문에 사회보장연금(Social Security) 제도가 유지될 수 있었지만 현재는 고령화 추세가 연금 고갈 속도를 이미 따라 잡았다고 여긴다. 이런 가운데 노후 자금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한 채 은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은퇴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핑크는 의학 발달에 따른 고령화 현상이 연금과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시스템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다고 했다.  따라서 그는 시니어들이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며 은퇴시점을 늦추고 연금 시스템 조속히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간수명의 연장은 부담스런 일이 아니라 축복이다.

칼로 무 자르듯 일괄적으로 은퇴기를 결정하는 것은 잘못이다.

인간의 신체리듬 변화에 따른 사회구조도 합당하게  갱신되어야 한다.

3. 고령화 사회의 실태

 

미국은 법정 정년이 없다. 건강하고 활력이 있다면 직장에서 계속 일하라는 것이다. 이에 반해 한국은 아직도 20세기 후반에 설정된 규례와 관습에 묶여 있다. 비근한 예로 사 기업체에는 50대 중, 후반에 직장을 떠난다. 한국은 국가공무원법상 일반 공무원의 정년은 60세, 교육공무원법상 교육공무원의 정년은 62세, 고등교육법에 따른 교원인 대학교수의 정년은 65세다.  옛날 6.25이전 세대 때만 해도 60세가 되면 장수한 것이 되고 성대하게 환갑잔치를 한 후 몇년 안에 세상을 하직했다. 요즈음은 그 60대가 80대로 변했다. 이렇게 신체리듬이 변했는데도 은퇴시기는 옛날과 다를 바 없다. 체력, 전문성, 노하우, 열정, 의지가 있는 장년들이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생물학적 나이 때문 일터에서 밀려나와 공허로운 말년을 보내고 있다. 이 얼마나 애석한 일인가?

 

4. 고령에도 왕성한 역할을 한 사람들

 

고령의 나이에 인간 문명에 지대한 공헌을 한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60대에도 스케치를 했고, 톨스토이는 70대까지 소설을 썼으며, 미켈란젤로는 80대에 작품을 조각했다. 윈스턴 처칠은 90세까지도 적극적이고 생산적으로 자신의 삶을 이끈 것으로 유명하다. 작은 거인인 등소평은 93세로서 소천하기 전까지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끌었다. 촌음을 아끼며 격무(激務)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미국 대통령 자리인데도 82세의 바이든(“Joe" Biden)은  현재 직무를 거뜬히 보고 있다. 만일 그가 다시 재선에 성공한다면 그의 은퇴 나이는 87세가 된다. 그의 경쟁자인 트럼프(Trump)는 현재78세이다. 익히 아는 바 방지일 선교사는 103세에 소천하기 전까지 비행기를 타고 세계를 다니며 선교적 임무를 수행했다. 수필가이자 연세대 명예교수인 김형석 교수는 올해 104세임에도 원로로서  여기저기의  초정 강연을 소화하고  있다.

 

5. 구조적 제도 갱신

 

첫째 일원화이다. “젊어서는 열심히 일해 저축하고 늙어서는 연금과 저축한 것으로 일하지 말고 놀아라.” 는 산업구조는 마땅치 않다. 노동은 신성한 것이다. 손에 일이 없을 때 인생은 무료하게 된다. 아주 늙고 병들지 않는 한 모두가 일할 수 있도록 사회구조를 일원화해야 한다. 둘째 은퇴 시기이다.  핑크 회장은 "정부와 기업이 60대 이상을 은퇴 대상자가 아닌 경력 노동자로 여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 지금 시니어들은 매우 건강하며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고급인력인 저들을 나이 때문 일괄적으로 퇴직하게 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손해이며 행복권을 빼앗는 격이 된다. 셋째 일자리이다. 어떤 이들은 중년, 장년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청년들의 앞길이 막혀 있다고 푸념을 한다. 이 말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60대는 60대의 일, 70대는 70대에 맞는 일이 있다. 청년들이 구지 시니어들의 일자리를 탐낼 필요가 없지 않는가? 젊은이들은 자기 은사를 따라 창의적으로 미래를 열어가야지 철 밥통처럼 안정된 직장을 선호하면 소망이 없다. 넷째 재정이다. 혹자는 말한다. 중년, 장년들은 년차가 높기에 월급이 많으며 그 것으로 청년들 2,3명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으로서  장년들을 밖으로 내 모는 것만이 능사인가? 아니다. 65세부터 하향곡선으로 년차별 감산해 월급을 지급하면 된다. 저들에게 중요한 것은 많은 보수보다 일할 수 있다는 그 자체이다. 

 

맺음 말

 

나이 들어가는 것이 죄인가? 부끄러운 일인가? “아프리카 속담에 노인 하나가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없어진다.”고 했다. 고령이라고 밥만 축내는 비생산적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비정하다. 우리는 주변의 고령자들을 무시하고 부담스러워하는 당신도 머지않아 노인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경로사상은 인륜사회에서 아름다운 미덕이다. 유대인 사회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원로들의 권위와 자리가 있다.  동양 사상도 그래왔다. 하지만 산업화 이후 이런 미덕은 산산이 부서진 체 젊고 힘 있는 자들 위주로 사회가 편성되어 왔다. 이는 비단 직장뿐만 아니라 가족 안에서도 만찬가지이다. 한 부모는 10명의 자녀를 키웠지만 10명의 자녀는 한 부모를 봉양하지 못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원로들을 도매금으로 취급하지 않아야 한다. 만일 저 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가 있을까? 인간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행복할 권리가 있다. 우리는 이 땅의 시니어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을 해야 한다. 그 첩경은 저 분들에게도  일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함이다. 그러면 국가가 떠 않아야 할 복지 부담도 줄어들고 당사자들에게도 활력이 넘칠 것이다.

Jrsong007@hanmail.net

04.27.2024

Leav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