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를 향한 선교적 부담

송종록 목사

(크로스선교전략 연구소)

 우리는 거리를 지나치면서 아름다운 예배당들을 많이 목격한다. 유럽의 교회당들이 예술적이라면 미국의 교회당들은 목가적이다. 넓은 대지 위에 파란 잔디 마당을 낀 교회는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인다. 그러나 정작 안으로 들어가 보면 너무 썰렁한 경우가 많다. 족히 500명은 앉을 좌석에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들 몇 명이 앉아 예배를 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나 젊은이들을 찾아보기가 손에 꼽을 정도이다. 참여 숫자와 구성비율도 문제거니와 어떤 교회는 예배 중심보다 1세대들의 친목회처럼 느껴지는 곳도 있다. 신앙심이 특 심인 한인교회는 어떠한가? 점차 서구 교회의 양태를 닮아가고 있다. 자녀 세대가 없는 교회는 속이 빈 고목나무와 다를 바 없다. 이러한 나무는 언제 쓰러질지 모른다. 교회도 생물체처럼 수명이 있는 것일까? 아니다. 성경이 말하는 교회는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살아남아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는 현상을 냉정히 진단하고 대안을 세워야 한다. 

 

1. 차세대의 신앙 실태

 

대한민국 어린이 교회학교는 1922년 조선주일학교연합회가 조직되면서 성장의 발판이 마련되었다. 그러나 1930∼45년 일제의 탄압으로 교회가 위기를 맞으면서 교회학교도 위축됐다. 6·25 이후 주일학교는 다시 부흥의 길로 돌아서 90년대 중반까지 지속적으로 도약하며 발전했다. 이 시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교회학교 학생들이 이후 한국교회 부흥의 초석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 여세로 한 때 한국교회는 12.5%의 경이적인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부터 대부분의 교회들은 마이너스 성장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정보화 사회가 빠른 속도로 진전되면서 청소년과 대학생들을 포함한 젊은이들의 숫자는 계속 줄어만 갔다. 코로나 사태 이후 그 실상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한국의 크리스천 월드 모니터지(The Christian World Monitor)에 의하면 “한국교회는 50% 이상이 어린이 예배를 드리지 않고 있다. 특히 중소형교회는 더욱 심각하다. 한인교회 주일학교는 현재 위기를 넘어서서 붕괴가 시작되고 있다”라고 한다. 2030년에는 교회 주일학교의 90%가 사라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있다. 아무튼 짐 실은 수레가 내리막길로 달려 내려가듯 한인교회 쇠락의 가속도는 눈으로 보이고 체감할 정도이다. 통탄할 일이다. 

 

2. 문제의 진단

 

일반적으로 교회학교 전문가들은 자녀세대의 신앙적 위기를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출산율 저하에 따른 자연적 인구 감소, 핸드폰이나 인터넷 등의 문명의 이기가 낳은 유혹, 육신을 즐기는 쾌락 문화, 날로 다양해지는 욕구 불 충족, 교회 지도자의 무관심, 주일학교 교육 담당자의 역량부족, 진부한 교육방식, 열악한 교육환경, 한국교회의 신뢰도 감소, COVID 19 로 인한 교회 환경의 변화 등이 주된 요인이라고 한다. 일리가 있다. 그러나 정확한 진단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이 논리로 본다면 옛날은 지금보다 좋았단 말인가? 아니다. 어린이 신앙교육에 대한 교회의 관심, 담당교사들의 역량, 교육환경, 시대적인 배경 등 모든 면에서 더 형편없었다. 그러함에도 교회는 부흥했고 어린이 주일학교는 성황을 이루었다. 사실 지금 교회 주일학교 학생들을 위한 예산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개발된 각종 교육자재, 담당자들의 자질, 쾌적한 환경 등은 30년 전과 비교하면 놀라울 정도로 나아졌다. 그렇다면 근본 문제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을 현용수 박사는 유대인 교육신학에서 찾았다.

 

속이 빈 고목나무는 언제 쓰러질지 모른다.

어린이, 청소년들이 없는 교회는 속 빈 고목나무와 같다.

1세대의 신앙이 2세대로 전수 되지 않는 한 교회의 미래는 없다.

 

3.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

 

발명왕 에디슨은 “천재는 99% 노력과 1% 영감으로 만들어 진다”고 했다. 그의 말에서 핵심은 노력보다 영감이다. 무슨 일이든 진단과 방향 설정이 잘못되면 그 수고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된다. 차세대에게 어떻게 신앙전수를 잘 할수 있을까? 그간 해왔던 전통적 방법으로는 이미 한계성에 도달했다. 표피적이고 얄팍한 교육 수단으로는 2세대들의 심금을 울릴 수 없다. 우리는 구조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현교수는 말한다. “이는 단순한 교육으로 될 일이 아니다. 선교적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 유대인들은 타문화권 선교는 하지 않았지만 자녀세대를 향한 수직선교에 목숨을 걸고 있다. 결과 그들은 외세의 그 모진 핍박에도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세계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쳐 왔다. 성경에 두개의 지상명령이 있다. 신약은 마 28:19-20이며 구약에는 창18:19& 신6:4-9이다. 유대인은 구약의 지상명령에 충실했고 기독교 교회는 신약의 지상명령에 충실했다. 결과 유대인은 4,200년 동안 자자손손 신앙을 대물림 했고 기독교회는 오대양 육대륙에 선교사를 보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신약의 교회는 단명하며 자녀세대를 신앙적으로 잃어 버렸다. 따라서 우리 기독교회는 수평선교를 지속하되 수직선교도 같은 수준에서 병행해야 한다.” 맞는 말이다. 우리 한인교회가 죽으면 선교도 죽게 된다. 우리가 따라가야 할 모델은 서구교회가 아니라 성경이다. 

 

4. 신앙전수의 좋은 모델

 

1세대인 부모는 2세대인 자녀들에게 무엇을 유산으로 물려주어야 하는가? 재산이 아니다. 신앙이다. 신앙이 없는 자에게 재산은 독이 될 수 있다. 신앙은 당대의 자신뿐만 아니라 자자손손의 운명을 결정한다. 여기 두 가문을 대비한 극명한 실화가 있다. 사회학자이자 뉴욕 주 형무소 위원이었던 리차드 덕데일 (Richard Dugdale)은  1875년에 “쥬크 가문의 유전적 전통”이란 글을 발표하였다. 그는 이 연구에서 42명의 성씨가 다른 죄수들이 “맥스 (Max)” 라는 사람의 후손임을 발견하였다. 맥스 쥬크 (Max Jukes)는 어떤 사람이었는가? 1720년에 태어난 그는 신앙이 없었으며 교육도 받지 않았고 알코올 중독자이며 무직이었다. 불행은 그로 끝나지 않았다. 불명예스럽게도 그의 후손 가운데는 7명의 살인자, 60명의 도둑, 50명의 창녀, 130명의 범죄자, 310명의 극빈자, 400명이 부주의로 신체장애자가 되었다. 맥스 쥬크의 자손들은 뉴욕주에 $1,250,000 이상의 피해를 끼쳤다. 이에 반해 조나단 에드워드 (Jonathan Edwards)가 있었다. 그는 1703년 출생했으며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다. 그는 예일대학을 졸업하고 목사가 되었다. 그의 후손 가운데는 1명의 부통령, 3명의 상원의원, 3 명의 주지사, 3명의 시장, 13명의 대학 총장, 30명의 법관, 65명의 교수, 80명의 고급 공무원, 100명의 변호사, 100명의 목회자와 선교사가 나왔다. 충격적이다. 어떻게 이리 다를 수 있단 말인가? 

 

맺음 말

 

전 세계 5만여 한인교회의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인가? 1세대의 신앙 유산을 이어받아야 할 2세대가 교회에서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위기감을 너도나도 쉽게 토로하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기독 교회가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살아남아 숭고한 지상명령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그간 간과했던 구약의 지상명령을 새롭게 인식하고 연구해 우리 것으로 소화할 필요가 있다. 만일 우리 부모세대가 자식세대에게 신앙을 전수하지 못한다면 수직선교의 사명을 져버리는 것이 되고 필경 세계의 한인교회들도 화석처럼 건물만 남고 말것이다. 우리는 그 누구도 불행의 대명사 격인 맥스 쥬크 (Max Jukes) 의 가문을 흠모하지 않는다. 모두가 명예로운 조나단 에드워드 (Jonathan Edwards)같은 가문을 원할 것이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라고 했다. 지금 우리 1세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2세대의 미래가 달려 있다. 당대에 쥬크나 에드워드는 각각 1사람이었다. 그러나 그 씨가 후대에 엄청난 차이를 가져왔음을 우리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Jrsong007@hanmail.net

02.10.2024

Leav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