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Glocal) 시대의 선교 방안(方案)

송종록 목사

(크로스 선교전략 연구소)

 21세기를 특징짓는 두 가지 흐름이 있다. 바로 세계화와 지역화이다. 이 두 가지를 포괄하는 단어가 바로 글로컬(Glocal) 이다. 글로컬(Glocal)은 세계를 뜻하는 글로벌(Global)과 지역을 말하는 로컬(Local)의 합성어다. 그 의미는 “세계를 향하면서 지역 설정에 맞춘다.”라는 뜻이다. 글로컬 시대는 세계화(globalization)와 지역화(localization)가 함께 맞물려 있다. 이를테면 세계적 문제가 한 지역에 영향을 주고 한 지역의 사건 사고나 쟁점(Issue)이 세계에 영향을 준다.  이처럼 세계가 하나로 연동되어 있기에 선교정책도 상황에 맞게 진화해야 한다. 기독교 선교가 시대의 흐름에 앞서가지는 못할망정 전통적 방법에 고착되어 있을 때 우리의 사역은 뒤쳐질 수밖에 없다. 상상해보자. 21세기 4차원의 전쟁판에 2차원적인 창을 든 기마병을 출전시킨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아마도 지나가는 소가 웃을 것이다.

 

1. 글로컬 시대를 유발하는 나비효과(Butterfly effect) 

 

미국의 저명한 기상학자인 에드워드 로렌츠(E. Lorentz)는 1972년 12월 29일 워싱턴에서 개최한 미국 과학발전학회에서 “브라질 아마존에서 서식하는 나비의 날개 짓으로 인해 텍사스 주에 회오리바람이 발생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연설을 하였다. 답은 “그렇다” 이다. '나비의 반복적인 날개 운동은 주변 공기의 움직임에 미세한 변화를 가져오는데 이것이 작고 약한 기류를 형성한다. 이 기류는 대기에 변화를 주며, 대기는 변화에 따라 연속적으로 반응한다. 결국 이러한 반응들이 지구의 기상 현상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최후에는 보다 세력이 확장된 회오리바람을 만들게 된다. 로렌츠의 이러한 발표는 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란 초기의 작은 원인이 결국은 커다란 결과로 발전해 갈 수 있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얼마 전까지 세계를 강타했던 미투 운동(Me Too Movement)이 좋은 실 예이다. 이는 2006년에 미국에서 익명으로 조심스럽게 시작되었다. 그러나 본 운동이 확산됨에 따라 조금씩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어 자신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윽고 2017년 10월에 이르러서는 성범죄, 성폭력 피해가 큰 반향을 일으켜서 공개 운동의 성격을 띠게 되었다.  헌데 지금은 성폭력 사건이 터지면 언론 매체를 통해 전 세계로 기사화되기 일쑤다. 

 

2. 글로컬 시대의 선교환경 변화

 

지금 세계는 문명사적으로 볼 때 제4차 산업 혁명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지식정보(IT)혁명은 정보통신기술(ICT: Information communication technology)의 발달로 이어지고 있다. ICT와 GPS (Global Positioning System)의 통합은 세계를 통제하는 글로벌 전자통제 시스템의 가동을 가능케 하고 있다. 바야흐로 세계는 초특급 슈퍼컴퓨터와 위성을 연결하여 하나로 통합된 글로컬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눈앞의 선교현장도 확연히 달라졌다. 크리스토퍼 라이트가 “하나님의 선교”에서 지적한 것처럼 우리는 다국적 교회와 다방향 선교의 시대에 살고 있다. 예전엔 한 지역 안에 한 민족만 복음화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한 지역 안에 다민족, 다문화, 다종교, 다언어적 인간 모자이크 사회가 형성되었다. 복합성과 다양성이 공존하는 시대임을 의미한다. 이런 변화 속에 선교와 선교지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히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로써 글로컬 시대는 선교를 “가라(Go)”의 개념으로 국한 시키는 것이 아니라 머문 자리에서 “오라(Come)”의 개념으로도 확대시켜야 한다. 이는 “모든 곳으로부터 모든 곳으로”란 구호(Slogan)와 함께 선교전략에도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글로컬(Glocal)은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이 결합된 용어이다.

    이 시대는 세계화(globalization)와 지역화(localization)가 함께 맞물려 있다.

    선교정책도 상황(Context)에 맞게 개방적이고 유연하며 창조적이어야 한다.

 

3. 글로컬 시대의 선교동원

 

중국에서 우스갯소리로 쓰는 말이 있다.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고, 되는 일도 안 되는 길은 찾아 가면 안 되고, 안 되는 일도 되는 길을 찾아 가면 된다”. 이 말은 깊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작금의 선교 패러다임으로는 청년들을 동원할 수 없다. 지금 젊은이들에게 “자기 관 짜고 선교가라.”고 하면 갈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우리는 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 첫째는 선교여행(Vision Trip or Mission Trip)을 청소년들과 청년들에게 일반화시키는 것이다. 기간은 2주 미만이다.  아직 세상의 떼가 묻지 않는 청소년 시절 타문화권 선교 경험은 저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도전을 줄 것이다. 둘째로 단기선교(Short Term Mission)를 전문성이 있는 청년들과 교인들에게 권면하는 것이다. 기간도  2주 이상 2년 미만이다. 이 단계는 저들이 현장선교사와 함께 협력 사역을 하게 한다. 단기선교는 여러 사람보다 숫자가 적을수록 좋다. 셋째는 장기 선교사( Long Term Mission)를 차출하여 훈련시키고 파송하는 것이다. 선교사로 파송 받을 사람은 헌신도와 전문성 그리고 팀워크를 이룰 수 있는 성품이어야 한다. 기간은 2년 이상 종신이다. 아무튼 Mission Trip-Short Term Mission-Long Term Mission은 상호 연관성이 있다. 이스라엘은 고등학교 졸업하면 남녀 그리고 장애인까지도 군대에 간다. 몰몬교는 이단인데도 2년간 젊은이들이 해외선교 봉사를 한다. 우리 기독교회는 여기에 비교하면 너무나 부끄러운 수준이다. 선한 목적을 위해 구체적인 전략과 제도화된 정책이 없이는 사람들을 선교적으로 동원할 수 없다. 따라서 교회 지도자들은 청소년들을 주목하며 동기부여하고 저들을 어렸을 때부터 가능한 선교현장으로 내몰아야 한다.

 

4. 글로컬 시대 선교를 선도할 전략 연구소( R&D)

 

한인교회의 세계선교 이대로 좋은가? 우리 선교의 허(虛)와 실(實)은 무엇인가? 우리는 도전하는 선교의 장벽들을 어떻게 돌파해 갈 것인가?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한인교회는 힘을 합쳐 세계선교를 위한 전략연구소(Research and Development) 설립해야 한다. 국가나 일류 대기업들은 저마다 연구소를 설립해 전문요원들을 배치하고 있다. 모든 기업체들은 연구 개발이 없이는 곧 한계상황에 부딪치게 되어있다. 어쩌면 R&D 사역은 장기적 안목에서 기업의 흥망성쇠(興亡盛衰)을 결정하게 된다. 1970, 80년대 일본의 전자 사업은 세계를 지배했다. 헌데 지금은 Made in Japan이 어떠한가? 한참 뒤쳐졌던 한국 기업들에게 모두 추월당하고 말았다. 선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전 세계 한인교회 지도자들이 시대변화를 읽지 못하고 오직 각개 전투식으로 눈앞의 사역에만 몰두해 있으면 우리 선교의 미래는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거시적인 안목에서 연합적 투자가 필요하다. 한인 세계 선교사(KWMF)회에는 오랜 사역 경험과 이론적 실력을 가춘 선교사들이 상당수 있다. 한시라도 바삐 저들을 네트워크화 해 선교 전반의 전략 연구가 진행되고 고급 자료들이 산출되게 힘을 모아야 한다. 

 

맺음 말

 

한인 세계 선교가 한 때 반짝한 운동으로 끝나고 말 것인가? 아니면 100년을 내다보며 탄탄하게 선교적 공적을 쌓아 갈 것인가? 우리는 지금 급변하는 정세와 영적 대결이 첨예화되고 있는 글로컬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개방적이고 유연한 아이디어와 톡톡 튀는 창의력이 필요하다. 바둑에서 하수{下手)는 눈앞의 한, 두점 따먹기에 급급하나 고수(高手)는 조급해하지 않으며 멀리 내다본다. 우리는 지금 하고 있는 지역(local) 선교로 안주해서는 안 된다. 나 홀로 경쟁력 강화와 성장에만 집중하는 글로벌(Global) 선교도 문제다. 글로컬(Glocal) 선교로 나가야 한다. 그것은 글로벌 안목으로 접근하되 행동은 로컬 특색에 맞게 맞춤형이어야 한다. 한인선교의 단일 문화적 한계들, 관계 중심적으로 일하는 약점들, 단기간의 결실에 집착하는 경향들을 극복하고 성경에 입각한 선교원리를 따라 미래 속에 오늘 그리고 오늘 속에 미래를 투영하며 나아갈 때 우리는 어떤 격랑들도 굴하지 않으며 찬란한 열매를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Jrsong007@hanmail.net

01.27.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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