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책(하)


책, 비전이 되다

책에 관한 필자의 비전이 있다. 그것은 기념도서관을 만드는 것이다. 필자가 진행하고 있는 한국교회 지도자센터와 함께 도서관을 만들고, 모든 목회자들과 신학생들에게 책을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공간과 여건을 만들어 제공하고 개방하는 것이 필자의 비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되어야 할 조건이 있다.

첫째, 전문성이다. 각 대학마다, 신학교마다 엄청난 장서를 자랑하는 도서관이 있다. 그러나 필자가 구상하는 도서관은 리더십 중심의 세계 석학들의 저서와 논문들, 국내 학자와 신학자들의 저서와 논문들을 총망라해 수집하고 도서관의 성격을 특성화 하는 것이다. 이미 기초자료 조사가 끝난 상태다.

둘째, 접근성이다. 오고 가기가 편해야 한다. 오다가다 들를 수 있는 위치와 거리가 고려되지 않으면 찾는 사람의 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거리와 교통접근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셋째, 친밀성이다. 누가 언제 찾아와도 편안한 도서관, 낯설지 않은 도서관, 내 집 같은 도서관이라야 한다. 기도하고 명상하고 편히 쉬면서 연구하고 준비할 수 있는 도서관 그리고 성경, 찬송만 가지고 와도 설교준비가 넉넉히 갖춰진 도서관, 여가를 즐기고 운동으로 체력을 단련할 수 있는 시설이 완비된 도서관, 그런 도서관을 만들고 싶다.

이러한 특징을 살린 도서관이 되려면 ‘함께’라는 공통분모가 형성되어야 한다. 사설 도서관 이미지를 벗지 못하면 자연히 발길이 멀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 수집은 각 출판사의 기증도서, 은퇴 교역자의 장서기부, 학자나 신학자들의 기증도서 그리고 구입 장서 등으로 장서량을 불려 나갈 계획이다. 긍정적이고 발빠른 동지들의 참여를 기대한다.

목회자의 서가가 빈약하다는 것은 사고의 영역이 협소하다는 반증이 되기 때문에 서가를 메울 것이다. 그리고 그곳은 단순한 도서관이 아니라 쉼터, 기도터, 연구터, 자아 개발터가 될 것이다. 이 뜻에 동의하는 사람들에게 멤버십을 제공하고 건설적 의견을 한 데 모아 운영의 묘를 살려 나갈 것이다.

한때 컬러 TV가 보급되기 시작하자 일각에서는 “이제 한국영화시대의 막은 내렸다. 누가 영화관을 찾아가 영화를 보겠는가?”라는 비관론이 번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은 오판이었다. 연간 1억명이 극장을 찾아 그것도 주로 국산영화를 관람했다고 한다. 컬러 TV와 영화는 대결구도가 아니었다.

지금 우리는 무한 정보의 홍수시대를 살고 있다. 온갖 세계의 정보를 한 자리에서 섭렵하거나 수집할 수 있는 IT 황금시대를 맞이했다. 그렇다고 활자문화는 사라지는가? 아니다. 절대로 그렇지 않다. 책을 읽어야 사고의 틀이 든든해지고 폭이 넓어진다.

목회자는 생각이 듬직하고 폭이 크고 넓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참고자료로서가 아니라 지식의 양식을 위하여 양서를 구립하고 읽고 사고하기를 힘써야 한다. 통 좁은 목회자를 만나거나 그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답답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한국교회! 이젠 세계 어느 곳을 가든 자랑스럽고 대견한 교회로 성장했다. 물론 문제도 있고 사고도 치고 낯을 들지 못할 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극세 부분이지 전체는 아니다. 그 정도의 사건은 어느 나라, 어느 시대, 어느 교회에나 있었다. 잘못을 정당화 하려 든다든지 교묘한 술수로 포장하려는 것은 큰 잘못이다.

한국교회! 함께 정신 차리고 함께 일어서고 함께 가자. 실추된 위상을 되찾고 민족에게 희망의 등불을 밝혀주자. 우리네가 누리는 이 엄청난 복을 두 무릎을 꿇고 감사드리자. 그리고 우리 후손들에게 부끄럼 없는 유산으로 대물림하자. 그중에 하나가 멋진 도서관이었으면 하는 기대와 바람이 크고 강하다.

주여, 이루어 주소서.

 iamcspa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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