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 앞장서다(하)

박종순 목사 (충신교회 원로)

침체에 빠진 총회를 전도하는 총회로 총회 전도부장 시절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필자가 속한 예장통합 교단의 경우 지속 성장이 둔화되면서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을 무렵 총회 전도부장의 책임을 맡게 되었다. 필자의최대 관심은 ‘어떻게 교단 성장의 전기를 마련할 것인가? 어떻게 한국교회의 성장 정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였다. 역시 내린 결론은 전도하는 길이었다. 그 당시 한국교회는 선교 100년 사이 세계적인 교회로 성장했다는 자만에 빠져 있었고, 세계 10대 대형교회가 모두 한국교회라는 오만에 빠진 채 전도를 소홀히 취급하고 있었다. 수차례 회의 거듭하고 증빙자료집을 만들어 총회 전체 회의에 전도운동을 헌의했다. 헌의명칭은 ‘만사운동’이었다. 당시 통합교단의 교세는 5천 교회에 교인은 2백만 정도였다. 그것을 1만 교회에 4백만 교인 운동으로 확산하자는 제안을 내걸었다. 전도는 갑론을박 시시비비를 따질 성질의 것도 아니고, 할 것인가 안 할 것인가를 정치논리로 풀 것이 아니라는 제안 설명과 함께 역설하였고 전 총대들이 기립박수로 가결했다.

문제는 후속작업이었다. 곧바로 ‘총회전도학교’를 만들고 필자가 초대 교장으로 취임했다. 전도전문가와 목회자들로 운영위원회와 교수진을 구성하고 곧바로 교재개발에 착수했다. 순차를 따라 개발한 교재는 “개인 전도법”, “가족 전도법”, “직장 전도법”, “전화 전도법”, “학원 전도법” 등 전도 대상의 다양성을 고려한 교재를 개발하고 출판했다. 이어 훈련을 시작했다.

훈련 대상은 담임목사로 제한했다. 이유는 전도는 담임목사가 앞장서서 총괄해야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교재는 훈련에 참가한 사람만 구입할 수 있게 했고 서점 판매는 일절 하지 않았다. 그리고 훈련 프로그램 속에는 반드시 현장전도를 포함시켰다. 훈련생 두 사람씩으로 팀을 만들고 지정된 현장에 나가 전도를 실습하도록 했고, 그 결과를 반드시 보고하도록 했다. 훈련이 끝나면 수료식과 함께 자격증을 수여했고, 출석미달이거나 보고가 부실하면 자격증을 주지 않았다. 이 운동은 총회에 속한 교회들의 잠을 깨웠고 교단 성장의 동인으로 작용했다.

가끔 전도는 해야 되겠고 담임목사는 이 일 저 일로 바빠서 훈련 세미나에 참석하지 못할 경우 부목사를 보내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그런 교회는 단 한 곳도 전도운동이 성공하지 못했고 정착하지 못했다. 다시 말하거니와 전도는 담임목사가 앞장서야 성공할 수 있다. 수료증을 받은 담임목사는 개교회로 돌아가 전도학교를 만들고 전도운동을 활성화하는가 하면, 교회 부흥과 성장의 열매를 거둔 실적이 도처에서 일어났다.

훗날 일이지만 훈련 중인 목사 두 사람이 한 팀을 이루어 현장실습을 나갈 때 개 교회에서 전도훈련을 받은 평신도 두 사람씩을 동행시켰다. 동행한 평신도들의 보고에 따르면 다방에서 차 마시고 앉아 있는 팀, 목적지까지 가긴 했지만 차마 전도의 입을 열지 못해 되돌아서는 팀, 무작위로 만난 대상자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 놓쳐 버리는 팀 등 평신도들의 표현은 “목사님들, 전도 잘 못하시더군요”였다. 입만 열면 될 것 같지만 전도,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결코 어려운 것도 아니다. 구속의 감격과 빚진 자의 심정만 살아 숨쉰다면 전도처럼 쉬운 신앙행위가 어디 있을까?

총회전도학교와 함께 시작한 것이 전국 개척교회 지도를 만든 일이다. 1년간 전문가에게 위촉, 전국 시군면 단위로 교회가 없는 곳, 교회를 세울 수 있는 곳을 조사했다. 인구, 땅값, 교회를 신축할 경우 몇 평 정도라야 하는가, 철근 콘크리트일 경우, 천막일 경우 등 소요되는 경비는 얼마인가 등 교회 개척지도(로드맵)를 만들고 자료집을 책으로 펴냈다. 주먹구구식을 탈피하고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교회를 개척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자부한다.

한국교회가 회복해야 할 여러 과제 중 전도운동의 회복을 제칠 수 없다. 물론 추락한 위상 때문에 “예수 믿읍시다”라는 말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전해야 할 소식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주 되심이다. 예나 지금이나 예수 그리스도는 아무런 흠도 잘못도 없으시다. 잘못이 있다면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다. 이런 저런 핑계로 전도의 문을 잠그고 입을 닫는다면 타 종교에게 현장을 모조리 빼앗길 것이고, 교회는 영역이 좁아지고 그리스도인은 힘없는 집단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옆집에 가스 폭발로 화재가 났다는 이유로 가스관을 막고 생식을 일삼는 사람은 없다. 조심히 가스를 활용한다. 전도는 기도와 말씀이 동기를 부여한다. 그리고 성령님의 주도로 폭발한다. 그래서 전도는 일과성 행사일 수도 없고 이벤트로 이어질 성질의 것도 아니다. 초대교회 사도들은 예수 그리스도가 구주되심을 전하기 위해 생명을 걸고 바쳤다. 그리고 성령강림은 복음의 세계화를 위한 동기였고 핵심가치였다. 왜 전도 못하는가? 구원의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어렵다, 안된다는 부정적 결과를 예측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체면과 입장을, 자존심과 위치를 성령님의 역사 위에 놓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기도하고 성령 받고 전도하는 교회는 부흥과 성장의 불길이 오르고 있다. 그러나 불 꺼진 교회는 영적 한대지방으로 꼴이 변해가고 있다. 전도! 합시다. 하면! 됩니다. 내가! 합니다. iamcspa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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