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 앞장서다(중)

박종순 목사 (충신교회 원로)

주일 낮 설교는 초신자들을 겨냥한 전도설교로 구성했고, 주일 저녁 설교는 전도의 이론과 실제를 아우르는 훈련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수요일 저녁은 성경공부 교재를 만들어 전도의 이론과 현장을 연결하는 고리를 찾는데 힘을 쏟았다. 결과는 좋았다. 매년 교인 수가 불어나고 교회 분위기도 하루가 다르게 변하기 시작했다. 빚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도 해외선교사 파송을 시작했고 미자립교회를 돕기 시작했다. 그리고 매해 지역별로 교회를 개척했다. 그야말로 전도운동이 교회 회복의 원심력 노릇을 톡톡히 해낸 것이다.

전도운동의 결정타는 ‘총동원 전도’ 행사였다. 충신교회보다 앞서 이 운동을 실행한 교회가 두어 군데 있었지만 보다 계획적이고 조직적으로 주도면밀하게 준비하고 실천한 것은 충신교회가 처음이었다. 6개월 전 당회가 결의하고 곧바로 교회의 모든 방향과 역량을 총동원 전도에 집중시켰다. 총동원 전도의 명칭은 ‘예수초청큰잔치’로 정하고 총동원 목표는 3만 명으로 정했다. 그리고 그날 결신자 목표는 7천 명으로 정했다. 교인 개개인이 초청할 대상자를 정하고 기도하게 했고 대상자 명단을 제출하게 했다. 교회 안에는 예수초청큰잔치 비상상황실을 설치하고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했다. 매주 상황을 알리고 전도전략을 홍보하는 주간신문을 만들어 배포하고 현황을 파악하고 점검했다. 잔치 한 주간 전까지 보고된 초청 대상자 수는 3만여 명이었고 당일은 3만5천 명이 모여들었다. 예배는 새벽 5시부터 저녁 10시까지 한 시간 반 간격으로 진행했다. 무려 열두 차례나 계속된 설교로 최장 기록을 세웠다. 시간마다 결신의 시간을 갖고 등록카드에 이름을 적어 내게 했다.

놀라운 것은 기도대로 7천 명이 결신카드를 제출한 것이다. 그들에게 두 가지 당부를 했다. 하나는 충신교회에 나올 것, 둘은 지리적 여건, 거리, 가정형편 등 충신교회에 나올 형편이 못되는 사람들은 집 근처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교회로 나가도록 권유했다. 더 놀라운 것은 당시 내로라하는 점술가, 무당, 불교 승려 등이 초청예배에 출석한 점이다. 그들 중 점치는 여인은 계속 교회에 출석하기도 했다. 총동운 전도운동의 장점은 교회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고 힘을 결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단점은 준비가 부실하면 결과도 부실하다는 것과 결신자의 사후관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소요되는 경비도 만만치 않다. 그날 참석한 3만5천 명을 위한 선물, 전도 대상자를 작정한 사람들을 위한 포상, 6개월 준비기간, 인쇄물, 통신비 등 특별예산이 아니면 조달과 집행이 쉽지 않다.

충신교회도 이 운동을 전개하면서 ‘이 일을 꼭 해야 하는가? 전도는 조용하게 하는 것이 현대인에게 적중하지 않는가? 특히 동부이촌동 아파트 문화에 접근하는 방법치곤 유치하지 않은가? 엄청난 예산을 이 일로 소진해도 되는가?’ 등 예산 집행상의 딴지를 거는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것은 옥합을 깨뜨렸던 한 여인의 행위를 트집 잡았던 그 사람의 닮은꼴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 당시 국회의원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교인이 있었다. “3억이면 떨어지고 6억이면 당선됩니다. 한 영혼을 구원할 수만 있다면 6억이 아깝겠습니까?”라는 강변이 지금도 생생하다. 지금도 전도하는 사람들은 전도를 가로막지 않는다. 오늘도 헌금하고 섬기는 사람들은 헌금 행위나 섬김을 타박하지 않는다. 언제나 말썽은 안 하는 쪽에서 벌어진다.

예수초청큰잔치 이후 교회 분위기도 변했고 영적 수준도 업그레이드되었고, 주일출석도 예배 횟수를 늘여야 할 정도로 불어났다. 결과는 대만족이었고, 그후 각지에서 총동원 전도를 준비하는 교회들의 내방이 줄을 잇게 되었다. 필자는 그날 새벽 5시부터 저녁 8시30분까지 열한 번 예배인도와 설교를 했다. 목양실에는 주치의가 대기하고 있었고 식사는 물 한잔, 김밥 한 개, 주스 한 컵, 카스테라 한쪽으로 대신했다. 저녁 9-10시는 감사예배는 드림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날 아버지 하나님은 종에게 무쇠 같은 건강을 주셨고, 성령님의 능력으로 기름 부어 주셨다. 지금도 생각하면 감사와 감격이 샘솟는다. iamcspa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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