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성실장로교회)
오늘 본문 8절은 우리에게 큰 도전을 줍니다. 그리고 마음을 뜨겁게 합니다. “다니엘은 뜻을 정하여 왕의 음식과 그가 마시는 포도주로 자기를 더럽히지 아니하리라 하고 자기를 더럽히지 아니하도록 환관장에게 구하니” 세상의 왕이 주는 음식으로 자신을 더럽히지 않겠다고 뜻을 정하는 다니엘의 모습이 오늘 말씀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모습이 나의 삶에 나타나고, 또 어지러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자녀들에게도 나타나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다니엘은 뜻을 정했습니다.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께 맡긴다는 것이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있으면서, 하나님께서 모두 해결해 주시길 기다린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뜻을 정하고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길로 최선을 다해 걸어가는 것이 “하나님을 의지하는 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니엘은 뜻을 정했습니다. 포로로 끌려가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뜻을 정하고 믿음의 결단을 내립니다. 이때부터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상황이 시작됩니다. 다니엘은 자기를 더럽히지 않겠다고 결단했는데, 이것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영적으로 더럽히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왕의 음식은 바벨론 우상에게 먼저 바쳐졌던 음식입니다. 그래서 영적으로 더러워진 음식이라고 여긴 것입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우상에게 바쳐졌던 음식일지라도, 우상은 허상이며, 그냥 돌덩어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 앞에 바쳤던 음식이라도 나하고 전혀 상관없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니엘은 이런 형식적인 것조차 정결하길 원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우리 신앙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마음이 중요하다는 말을 형식을 없애는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교회의 오랜 역사 속에 형식이 남아 있는 이유는, 그 형식이 마음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의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무턱대고 형식을 없애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형식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우리 마음을 잘 준비한다는 전제하에, 우리는 형식을 존중해야 합니다. 다니엘은 뜻을 정하고, 형식의 틀에서 자신의 내용을 담고, 더러움을 철저하게 없애고 있습니다.
둘째로, 세상 왕이 주는 음식을 먹는 것은, 진정한 왕이신 하나님 한 분만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왕에게도 충성하겠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래서 다니엘은 그것이 자신을 더럽히는 일로 여기고, 하나님만을 자신의 인생의 최고의 자리에 모시겠다고 뜻을 정했습니다. 다니엘의 이런 몸부림을 하나님께서는 기쁘게 여기셨습니다.
9절입니다. “하나님이 다니엘로 하여금 환관장에게 은혜와 긍휼을 얻게 하신지라”
뜻을 정하여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다니엘을 하나님께서 기쁘게 여기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다니엘로 하여금 환관장에게 은혜를 얻게 하셨다는 말씀은, 하나님께서 다니엘의 이 결단을 예쁘게 보셨다는 의미입니다. 환관장도 걱정은 있습니다. 만약 다니엘이 왕의 음식을 거절하고 먹지 않아서 몸이 약해지면, 자신에게 책임이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니엘은 창조적인 제안을 합니다.
11절부터 13절입니다. “환관장이 다니엘과 하나냐와 미사엘과 아사랴를 감독하게 한 자에게 다니엘이 말하되 청하오니 당신의 종들을 열흘 동안 시험하여 채식을 주어 먹게 하고 물을 주어 마시게 한 후에 당신 앞에서 우리의 얼굴과 왕의 음식을 먹는 소년들의 얼굴을 비교하여 보아서 당신이 보는 대로 종들에게 행하소서 하매”
다니엘은 환관장의 입장을 생각해서 권한을 가진 감독에게 창조적인 제안을 합니다. 다니엘과 친구들에게 채소와 물만 먹게 하고, 나중에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보시고, 감독께서 결정하라는 제안입니다. 다니엘은 참 부드럽고, 지혜롭습니다. 다니엘은 자신의 생각과 소신을 가지고 제안을 합니다. 다만, 그 판단은 권한을 가지고 있는 감독에게 맡기면서, 그 사람의 권한을 충분히 인정해줍니다. 성경이 말하는 것은 “다니엘이 최초의 채식주의자였다”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니엘은 하나님께서 도우실 것을 굳게 믿고, 모든 결정을 감독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다만, 자신도 최선을 다해 대안을 제시하면서 이 일을 진행합니다. 그렇게 감독은 자신의 권한의 범위 안에서 다니엘과 친구들에게 채식을 허락했습니다. 다니엘의 믿음처럼 하나님께서 역사하셨습니다.
이렇게 뜻을 정하고 하나님만 자신의 최고의 자리에 모시려는 다니엘과 세친구에게 하나님께서 뛰어난 지혜를 주십니다.
17절입니다. “하나님이 이 네 소년에게 학문을 주시고 모든 서적을 깨닫게 하시고 지혜를 주셨으니 다니엘은 또 모든 환상과 꿈을 깨달아 알더라”
하나님을 경외하는 이 청년들의 지혜가 그 당시 바벨론에서 활약하던 지혜자들의 지혜보다 훨씬 뛰어났다고 성경이 기록합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
우리는 그 무엇보다 하나님께 지혜를 구해야 합니다. 지금 이 땅에서 우리의 삶이 바벨론에서 생활하던 다니엘과 세친구의 삶과 비슷하게 닮아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이 땅에서 잠시 살게 하신 하나님은 우리가 처한 환경을 모두 아시는 하나님입니다. 세상이 우리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세상과 담을 쌓고 살 순 없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땅에서 긴장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다니엘도 주어진 환경에서 배우고 익히며 뛰어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그렇다고 자신이 배운 모든 것을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혜롭게 채식을 유도할 정도로 자신의 신념은 마음에 바르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무조건 배타적이 되는 것이 좋은 신앙이 아닙니다. 그리고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도 올바른 신앙이 아닙니다. 오직 하나님께 충성하면서, 이 땅에서 긴장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다니엘이 보인 모습이고, 신약에서 우리가 살아야 하는 모습입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처지를 아십니다. 우리 모두가 하나님께 충성하며,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혜를 사모하며, 이 세대를 본받지 않고 중심을 지키며 거룩한 삶을 살아 내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pcha.fcny@gmail.com
12.09.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