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주일에 항거한 것을 기억하다

백승철 목사 (사모하는교회. 시인. 문학평론가)
백승철 목사

(사모하는교회 담임)

덴마크(Denmark) 코펜하겐(Copenhagen) 시청사에 들어서자마자 화폭 그림처럼 전시되어 있는 열아홉 작품이 한눈에 스며들었다. 왼쪽 마지막 작품은 빈 도화지 상태로 세워져 있었다. 필경 누군가의 작품이 전시될 공간을 미리 마련해 놓은 것이다. 간혹 꿈같은 상상이 깨어지지 않을 때를 기대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가까이서 열아홉 쌍 동성 커풀 결혼사진인 것이 확인되는 순간 한 발 뒤로 물러서며 그 상상은 조각이 났다.

덴마크는 1989년에 세계최초로 동성 커풀에게 이성부부가 행사하는 유사한 권리를 인정한 시민결합 허용 국가이다. 2001년 세계최초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나라는 네덜란드이다. 한국의 경우 2024년 7월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동성 커풀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는 최종판결이 나왔다. 

지난 10월 27일 종교개혁주일에 110만이 광화문에 모여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가 있었다. 모임의 핵심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항거하는 집회였다. 1027 선언문도 발표되었다. 1973년 여의도 광장에서 열린 전도 집회 이후 100만 성도가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정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손재익 목사(한길교회 담임)는 개혁정론에 기고한 글에서 "동성혼을 반대하고 합법화를 막는 운동은 정치 행위다. 형식이 예배와 찬송과 기도일 뿐, 내용은 정치집회“로 규정했다. 그러나 이번 집회를 통해 확실히 드러난 것은 부정적 정황보다는 긍정의 시각이다. 

첫째, 교회와 성도의 연합이다. 기독교역사에 한 획을 긋는 협력하여 선을 이루는 한 방향 목적이 뚜렷이 증거 되었다. 둘째, 동성에 관한 성경의 본질적인 메시지가 선명하게 전파되었다. 셋째, 믿지 않는 불신자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었다. 대부분 집회가 끝나면 댓글에 찬반이 팽팽히 맞서는데 이번에는 거의 불신자들을 포함한 모든 글들이 긍정적이었다. 넷째,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많이 해소되었다. 110만이 모인 장소가 시작과 전후 변함없이 깨끗한 것과 질서, 진행이 매끄러웠으며 차별금지법에 대한 일반의 생각이 성경의 차원과 일치되고 있다는 것은 아직도 대한민국이 건강하다는 징조가 확인된 것이다. 다섯째, 회개운동이다. 비방, 비판, 정죄가 아니라 나라와 민족을 위해, 개별적 신앙의 양태를 살피는 동기가 되었다. 여섯째, 섬김의 자세이다. 이번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세계로교회 담임)는 얼굴조차 비추지 않았다.

필자는 지난 두 주전 시전(대표 이인미 시인)에서 드리는 '시로 드리는 예배’에 격려차 다녀왔다. 그곳에서 동성애 반대 입장으로 불이익을 당하고 예배 시간에 연합감리교단 캘리포니아 주 연회 관계자를 통해 파면 당한 ‘로스펠리즈교회’ 신병옥 목사를 만났다. 그후 교단을 탈퇴하고 ‘미라클LA교회‘를 세워 성경의 길을 걷고 있다.

적어도 신앙인은 성경의 가르침대로 인간에 대해 편협한 시각으로 편애하거나 차별하지 않는다. 그러나 성경의 내용을 변질 시키거나 시대의 조류에 결코 타협할 수 없다. 인간의 힘으로 세상이 바뀌거나 변화될 것을 기대하지 않지만, 성경이 말하는 것을 그대로 증언하는 것이 교회의 시대적 사명이다. 교회가 동성애를 반대해서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의도가 결코 아니다. 교회는 성경이 말하고 있는 그대로를 외치는 것이다. 그 힘이 약해지면 교회가 세상에 존재할 이유가 사라진다. 성도의 사명 역시 이 시대를 성경 말씀대로 살아가려는 몸부림이 제자로서 삶의 모형이다. 

글이 마무리되는 동안 반동성애 입장을 취한 트럼프가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인이 되었다. 또 한번 변혁의 바람이 불 것이다. 그리고 트럼프를 도왔던 일론 머스크의 딸, 비비안 제나 윌슨(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이 캐나다로 이민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이 방송을 통해 흘러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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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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