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메리교회 담임목사
이번 주는 노동절 연휴 주일입니다. 노동절을 보내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의 노동조합, 소위 말하는 노조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사업체에 노조가 구성되어 있는지의 여부를 말하는 노조조직률을 보면 2021년 한국은 14%인 반면에 미국은 10.8%에 불과합니다. 최근 들어 아마존과 스타벅스에 노조가 결성되어 국제적인 이목을 끌었지만 1980년대의 20% 노조조직률과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에 불과합니다. 통계를 통해 볼 수 있는 사실은 미국의 노동운동은 1980년대보다 더 위축되고 줄어든 셈입니다. 그 이유로써 미국이 자동차를 만들던 것과 같은 제조업 중심에서 벗어나 서비스업으로 대세가 전환되면서 노조 구성이 자연적으로 줄었다고 분석합니다.
노조 구성이 가져오는 이익과 손실은 공존합니다. 노조를 통해 고용의 안정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고용주가 쉽게 직원을 해고하지 못하는 제도적인 보호장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이런 장치로 인해 사업주는 좀 더 효과적인 인사정책의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을 경우에는 노조원 출신의 응시자를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다는 점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노조를 통해 직원들은 임금인상의 기회를 더 많이 가질 수 있습니다. 병원 의료종사자들(의사/간호사/의료전문가)이 16개월 동안 협상하며 사흘의 파업 후 20%의 급여 인상이 있었고,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활약으로 신규노동자의 초봉 68%, 현 노동자 임금의 25% 인상도 있었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노조 구성이 없고 노동자의 요구가 없는 상황에서 고용주 측에서 알아서 임금을 인상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인간의 본심은 남에게 주는 것보다 자신의 몫을 하나라도 더 챙기는 것에 쉽게 마음이 흘러감을 보여 줍니다.
최근 미국노조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 중 하나가 ‘사회정의’라는 새로운 방향입니다. 17,000개 지점에서 일하는 바리스타 중 1만 명으로 구성된 스타벅스 노조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 중단을 외치며 건물을 점거하며 자신들의 주장을 표현했습니다.
제조업을 해외로 보내며 공장노동자를 잃었던 미국이 이제는 서비스업 노동자를 중심으로 새로운 노조 운동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해 주는 아름다운 노동 현장을 기도하고 바라며…
샬롬.
hankschoi@gmail.com
09.07.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