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소중하다

김창섭 목사

(세계선교교회)

작년 6월에 하버드대 의과대학 영안실 관리자가 해부 실습용으로 기증된 시신 일부를 빼돌려 애매했다고 한다. 이들이 4년간 몰래 시신을 판매하며 대략 3만 7천불 가량의 수익을 얻었는데, 그 꼬리가 잡힌 것이다. 이들은 시신을 분해하여 각각 얼마씩 돈을 받고 사람들에게 판매했다고 한다. 심지어는 구입할 사람들을 영안실로 데려와서 구입할 시신을 직접 고르게 하기도 했다니, 인간이 어디까지 잔혹해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들은 사람을 그저 돈으로만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 한 명의 가격은 얼마나 될까? 여러 분야의 과학자들이 여기에 대해 계산해 보았다.

생물학자 돌프 빈더는 사람의 몸에서 17가지의 화학적 요소가 나오고, 그 각각에 가격을 매겨보면 불과 몇 불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제약회사에서 판매하는 헤모글로빈, 알부민, 인슐린 등 각종 호르몬 약품으로 사람의 가격을 매겨본다고 하면 약 600만불 정도 된다고 하고, 피부 조직과 신체의 온갖 장기가 매매되는 가격으로 계산해보면 6천억 불 이상이 되기도 한다고 한다.

인류 역사에는 사람에게 가격을 매겨 판매한 슬픈 역사가 있다. 바로 노예 거래이다. 한국 조선시대에 노비 한 명은 말 한 필의 값보다 못한 가격으로 거래가 되었다고 하며, 18세기 카리브해에서는 설탕 1톤을 주고 노예 한 명을 사왔다고 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람은 아마도 일본출신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가 아닐까 싶다. 그는 작년 12월에 엘에이 다저스와 10년 7억불에 계약을 맺었으니, 단순하게 계산해도 1년에 7천만불의 연봉을 받는 것이고, 거기에 광고수익과 온갖 부가수익을 더하면, 그의 몸값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공 잘 던지고, 방망이로 공을 잘 때리는 데에 그런 엄청난 가격표를 붙이는 것이 과연 이치에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된다. 프로스포츠는 커다란 산업이기 때문이다. 산업이면 비즈니스이니, 비즈니스를 하는 입장에서는 돈을 더 많이 벌어올 사람에게 더 비싼 가격표를 붙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니 이 땅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몸값을 올리기 위해서 공부도 더 많이 하고, 직장을 옮기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와 비즈니스하지 않으신다. 교회도 비즈니스가 아니다. 이 세상 사람들은 사람마다 가격표를 붙이고 그에 따라서 더 비싼 사람이 되고자 기를 쓰고 노력하더라도, 우리 하나님은 우리에게 가격표를 붙이지 않으신다. 가격표는 사람이 붙일 뿐이지 하나님이 붙이시지 않으신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께서는 누가복음 21장에서 겨우 두 렙돈을 드린 과부의 헌신을 싸구려 헌신이라 하지 않으시고, 생활비 전부를 드린 귀한 헌신으로 보시는 것이다.

마태복음 8장 16절에서 안식일 해가 저물자 많은 병자들이 예수님을 찾아왔다. 그리고 예수님은 그들을 ‘다’ 고치셨다. 한 명도 빠짐 없이 말이다. 우리 주님은 모두를 귀하게 여기시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귀하다. 가격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귀하다. 주님의 눈빛으로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소중히 생각하는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바란다.

wmclakim@gmail.com

02.10.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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