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교회에서 성탄의 당연한 기쁨을

전남수 목사 (알칸사 제자들교회)
전남수 목사

–연말우울증, 교회중심, 기다림–

추수감사주일이 지나고 성탄절을 맞이하며 연말로 이어지는 이 시기에는, 연말 우울증이라는 흔한 현상들이 나타난다. 특히, 멀리 바다 건너 살아도 조국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대통령 탄핵과 이로 인한 혼란을 바라보면 마음이 더욱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기쁜 성탄을 맞이해야 할 마음들이 밝지가 않다. 가정이나 교회나 나라나 평안한 가운데 든든히 서가는 것이지, 그렇지 못하면 만사가 우울할 따름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나고 똑똑한 사람들이 하는 일이란 것이, 대통령이나 야당의 행하는 일들이나, 어찌 그렇게 마음을 답답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동물들의 이전투구 같은 모습이다. 결국, 그 폐해는 고스란히 백성의 몫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인생의 존귀함이나 복됨이 철저히 하나님 앞에 되어지는 것이지, 많이 가지고 많이 누리고 많이 배운다고 되는 것이 아님을 철저히 깨닫게 된다.

 

성탄의 당연한 기쁨

 

성경은 어떤 자세를 요구하는가? 성경은, 위기와 고난의 때가 찾아올수록 세상에 소망 두던 것들을 내려놓고, 참된 소망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회복할 것을 말씀한다. 영원한 천국 소망만 가지고 이 땅의 것을 포기하라는 말인가?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영적인 회복과 소망을 취하면, 자연스레 삶의 질서와 내용 들이 회복된다는 의미이다. 예수님께 피하고, 교회에 피하고, 말씀 듣는 자리로 피하며 나아갈 때, 영혼의 회복이 삶의 회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의 소망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죄 많은 인생이 가지고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축복이며 선물이다. 마땅히 당연히 그의 탄생을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다시 오실 그리스도를 소망해야 한다. 우리를 우울하게 만드는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케 하는 복음의 능력을 맛보아야 한다. 결코, 인생의 죄와 욕심이 만들어내는 삶의 고단함 들이 성탄절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없다. 오히려 성탄은 그런 어려움을 이기고 세상 앞에 기쁨을 전하며 살아가라고 주시는 은혜의 선물이다. 

 

성탄의 추억, 교회

 

움츠리지 말고 찬송과 캐럴로 이 계절의 분위기를 밝히며 살아야 한다. 과거 행복했던 성탄의 추억도 떠올리고 다가오는 성탄을 기대하며 사모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에는 휴대전화로 축하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과거엔 손수 성탄 카드를 만들어 보내며 성탄 시즌을 즐기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의 성탄 카드는 풀로 글씨를 쓰고 반짝이 가루를 뿌리거나, 학교 미술반 형들이 교문 앞에서 강매하는 그런 카드들이었는데, 지금의 세련되고 기능 장착된 그림 사진들과 비교가 되지 않아도, 이모저모 정성과 따뜻함이 깃들어 있었다. 

이러한 추억의 중심에 교회가 있음을 본다. 성탄 시즌에 앞서 방학이 시작되면 교회에서는 성탄 발표회 준비가 한창이다. 이러한 활동들은 단순한 행사 준비를 넘어 우리의 신앙을 새롭게 하고, 주님의 탄생을 기뻐하며 기대하게 만드는 중요한 시간 들이 되었다. 서로 퍼진 라면 국수를 먹으면서, 삐지고, 싸우고, 토라지고, 찾아가고, 데려오고, 달래고, 그러면서 성탄의 날들을 맞이한다. 밤새 교회에서 보내다가, 새벽송을 돌고, 다시 졸음에 빠진 채 성탄축하예배에 참여하면서 하루밤을 꼬박 지새우게 된다.  

세월이 많이 지나도, 교회와 함께했던 성탄의 추억들은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연말 우울함 가지고 사는 이들에게, 다시 원형으로서의 교회, 예배, 말씀, 기도와 같은 본질에 좀 더 착념하기를 권해본다. 특히 이 모든 것들이 이루어지고 만들어지는 교회 중심의 삶을 다시 회복하기를 강권한다. 

 

참 평화의 왕 예수님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은 잃어버린 자를 구원하고 용서의 복음을 전하시기 위함이다. 또한, 그분은 우리에게 참된 평화를 주시기 위해 오셨다. 여기서 평화는 단순히 문제가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뜻한다. 이러한 친밀함은 주님의 교회를 중심으로 사는 삶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 교회를 중심으로 살아갈 때 우리는 예수님의 오심의 목적을 깨닫고 그분이 주시는 정말 좋은 평강을 누릴 수 있다.

이처럼 신앙이 좋은 사람들의 삶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이 있다. 교회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삶이다. 성경에 등장하는 여 선지자 안나는 결혼 후 7년 만에 과부가 되었지만, "성전을 떠나지 아니하고" 주님을 섬기는 삶을 살았다. 그녀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성전을 중심으로 헌신하며 살았고, 마침내 메시야를 만나는 큰 축복을 누릴 수 있었다. 그녀를 설명하는 첫 번 소개말이 성전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오늘날로 말하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교회 출입에 멈춤이 없었던 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금도 교회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와 축복을 경험한다. 교회에 출입하며 헌신했던 사람들은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행복을 누린다. 이 꾸준함과 헌신이 우울함을 이기고 기쁨을 회복하는 신앙인의 큰 자산이 되는 것이다.

 

신앙의 양과 질

 

시간이 지남에 따라 깨닫게 되는 것은 신앙에서 중요한 것은 질보다는 양이라는 점이다. 특히, 한 번의 예배보다 두 번의 예배, 그리고 꾸준히 교회에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더 큰 복이다. 교회에는 ‘지킴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주님 앞에 나아가 기도로 섬기고, 항상 주님의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꾸준함은 하나님의 축복을 누리는 비결이다. 또한, 하나님은 그들을 중심으로 하여 교회를 세우시고, 저들의 헌신과 수고 위에 평화와 기쁨의 복음을 전하는 교회가 되었다. 그렇게 쓰임 받았던 교회 중심의 사람들이 하나님의 복을 받았음은 따라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구원의 은혜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교회 중심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본성의 죄를 따라, 자기중심적인 존재로 전락하게 된다. 예수님을 만난 사람들은 이기주의에서 이타주의로 변화되는 축복을 경험한다. 그러나 이기주의는 끝이 없으며, 세상의 욕심에 사로잡혀 영혼을 잃어버릴 수 있다. 결국, 가련한 자신의 욕심 많은 영혼을 발견하고 절망하게 될 것이다. 이를 깨끗하게 정화하고 씻어낼 길이 무엇인가?

 

꾸준히 목욕탕 교회로

 

인생의 참된 변화와 성숙을 계속해서 맛보고 경험하기 위해 성도는 교회중심의 삶을 회복해야 한다. 죄의 때 많은 인생의 티끌들을 계속 씻어내지 않으면 참된 기쁨의 변화를 맛볼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굳이 교회 갈 필요가 있느냐고 말한다. 그러나 생각해 보라. 교회 말고 그런 죄를 꾸준히 씻고, 꾸준히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것이 어디에 있을까? 

매일 저녁 집에 돌아와 겉옷을 벗어두듯이, 아버지의 집 교회에 일정하게 나아가 주의 말씀과 성령 안에서 회복의 과정을 지나야 한다. 이를 위해서 물리적으로도 교회 가까이에서 사는 것이 큰 축복임을 알게 된다. 주님의 교회와 가까이에서 생활하며 기도와 헌신의 삶을 살 때, 놀라운 은혜를 체험할 수 있다. 교회를 사랑하고 가까이하는 삶이 축복의 비결이기 때문이다.

 

교회에서 주님을 기다림

 

성경에 주님의 오심을 기다렸던 안나는 성전에서 84년 동안 주님을 기다리며 살았다. 그녀의 기다림은 단순히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메시야를 사모하는 간절한 소원이 담긴 기다림이었다. 그녀의 신앙과 기도는 결코 헛되지 않았고 메시야를 만나는 축복으로 이어졌다. 우리도 이러한 기다림의 신앙을 본받아야 한다. 신앙은 기다림이며, 기도도 기다림이다. 응답이 올 때까지 참고 기다리며,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우리는 좋은 열매를 맺고 주님께 쓰임 받는 귀한 삶을 살게 된다.

어디서 기다릴 것인가? 120명의 성도가 마가의 다락방에서 성령의 강림을 기도하며 기다렸듯이, 우리도 오늘날 주의 교회에서 다시 오실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주의 교회에 하나님의 눈과 마음이 머문다고 했다. 열왕기상 9장 3절 말씀에 나타난다. "내가 네가 내 앞에서 간구하는 기도와 네가 건축한 이 성전을 내가 거룩하게 구별하여 내 이름을 영원히 그곳에 두며, 내 눈과 내 마음이 항상 거기에 있으리라." 이 구절은 솔로몬이 성전을 건축한 후 하나님께서 그의 기도에 응답하시는 장면에서 나온 말씀이다. 하나님께서 성전을 특별히 거룩하게 구별하시고, 자신의 이름, 눈, 마음을 항상 그곳에 두겠다고 약속하시는 것이다. 

성탄의 계절에 우리는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교회 중심의 삶을 회복해야 한다. 주의 교회에, 주님께서 예비하신 은혜와 축복이 다 들어있다. 연말의 우울함을 교회 가운데서 함께 이겨내며, 성탄의 기쁨과 감사를 나누는 복된 성도들이 되기를 기도한다.

davidnjeon@yahoo.com 

 

 

12.21.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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