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일꾼 세상의 빛

-영적기본기, 본(本), 온 세대 부흥-
전남수 목사

짐승도 방목하면 야생에서 약육강식에 의해 먹혀죽을 따름이다. 방목의 세계에서는 힘이 제일 우선이기에 그러하다. 그러나 집에서 길러져 유목한 짐승은 약해도, 살아가는 지혜를 가지고 있다. 적절할 때 사람을 보고 짖을 줄도 알고 철이 들어가는 것이다. 

흔히 부모들 가운데, 때가 되면 철이 들것이라고 하지만 그 철이 들기까지 부모의 심장은 시커멓게 될 수 밖에 없다. 하나님이 그들의 인생을 운전하시도록 키우는 게 아니라, 부모의 대리운전이 너무 세거나 혹은 방목하게 되면, 성인 아이가 되어 스스로는 어떤 것도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이 될 것이다. 

오늘날 교회에서 성숙한 신앙인을 찾기가 어렵다. 그러다 보니, 삶의 모습에 있어서도 어엿한 어른을 보기 어려운 지경이 되었다. 교회에서 하나님 앞에 마음 다해 섬기는 충성을 배우지 못하니, 세상에서도 참된 헌신과 감동을 주는 삶을 살아 내지를 못하는 형편이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세상에서 구현하기 위해, 주인을 하나님처럼 섬기며 충성하면 그의 길이 열려질 텐데, 교회에서 그렇게 배우고 살지를 못하니 세상에서 실천의 방법도 모호해진 것이다.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신앙, 교회생활, 교회에서의 충성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과 깊은 교통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세상 밖으로 절로 흘러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교회를 알지 못하고, 하나님을 만나지 못한 사람이 세상에서 세상사람과 다를 바 없이 사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여겨진다. 교회의 일꾼이 되고, 교회안의 개구리가 될 때에, 보이지 않던 하나님앞에서 헌신하던 그 충성이, 마침내 세상 주인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도 헌신하고 충성하게 되는 것이다.

 

빛된 성도, 기본기 훈련

 

세상에서의 빛된 성도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교회에서 신실한 일꾼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미주의 대형교회에서도 마치 예전 개척교회에서 일꾼이 없어 갈급해 한다. 여러 가지 이유를 말한다. 시대의 흐름을 이야기하고 현실적인 이유도 말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영적 가르침의 부재와 배우고 깨달아 알지 못하는 연약함이 가장 큰 이유이다. 교회가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 지에 대한 방향도 천차만별 부재하다. 그 결과 성도들은 자신의 지나온 신앙연수는 자랑하는 데, 마땅히 그 연수만큼 드러낼 열매는 너무 부재한 모습을 보인다. 

주님의 탄식하시는 말씀처럼, ‘알지 못하기에, 그렇게 행하는 것’이다. 그러면 무엇을 가장 먼저 알도록 가르쳐야 하는가? 인생의 기본기, 신앙의 기본기를 가르쳐야 한다. 사람을 양육하고 교육하는 데, 있어서 군대훈련만큼 강력한 것이 없어 보인다. 보통의 삶을 살아가던, 가장 개성 강한 젊음을 길들여(?) 일사분란한 생사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을 보면 좋은 인사이트를 얻게 된다. 대단한 특공용사로부터 일반 사병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공통으로 통과하는 필수 과정이 있다면 기본기의 훈련이다. 그래서 군대 가면 제일 많이 하는 훈련, 가장 먼저 하는 훈련이 제식훈련이다. 기본 중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기본이니까, 계속해서 반복해서 뼈와 살이 되게 하는 것이다. 

 

가르침과 본이 됨

 

신앙도, 신앙의 삶, 신앙의 헌신도 마찬가지다. 교회는 신앙의 기본기를 가르쳐야 한다. 가르친다는 것은 익숙하기까지 반복하는 것이다. 반복하는 것이 능력이다. 그러나 교회 신앙의 가르침이 군대의 가르침과 다른 것은, 가르치는 자의 본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본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죽어야 된다고 가르치기 전에 먼저 죽어야 한다. 충성을 가르치기 전에 충성꾼이 먼저 되어야 한다. 

구약성경 잠언은 지혜의 왕 솔로몬의 작품이다. 전반부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말이 ‘내 아들아! 내 아들아!’이다. 그 아들이 누구인가? 르호보암이다. 아들의 삶에 대해 깊이 간섭하는 아빠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그런데 역대하 12장 14절을 보면, 그 르호보암에 대해 평가하기를 여호와를 구하지 아니함으로 악을 행하였더라고 기록한다. 어이없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아들을 교육하기에 좋은 훌륭한 글을 썼지만, 결과는 비극적이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솔로몬 자신이 집권초기의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예배와 기도의 삶을 살았음에 비해, 후반에 그의 사는 모습은 인간적인 성공을 위해 정략결혼을 하고 궁정 안에 우상을 끌어들여 하나님 앞에 타락한 삶을 보여준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가르침을 주어도 앞선 이들이 의식하면서 삶으로 본을 드러내지 못하면 그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성경의 가르치는 것은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도해라 말씀하면서, 먼저 기도해야 한다. 바르게 살라고 말하면서, 먼저 정직하고 바르게 살아내야 한다, 인사하라고 말하기 전에 먼저 인사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곳에 신앙과 삶의 회복, 세상의 회복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를 보고 듣는 이들이 반드시 있다. 그들을 다시 가르치는 자로 세우면 된다. 

 

세대 관점의 전환

 

빛된 성도의 삶을 위해, 본이 되어 잘 가르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이 또 있다. 그것은 일꾼으로 양육하는 대상을 향한 관점의 전환이다. 특히, 교회는 자라나는 다음 세대에 대한 염려가 많다. 가정에서 자녀에 대한 교육의 관심처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부분에 있어서 조금의 사고전환이 필요하다. 

자식을 위해 많은 희생을 했지만, 부모를 돌보지 않는 자식 때문에 속상해 하는 분들을 많이 보았다. 이런 경우는 서로에게 좋지 못함을 생각해야 한다. 그런 원망과 탄식이 결국 자녀와의 관계를 더 멀어지게 만들고, 서로를 위한 사랑이 불행으로 귀결되는 것을 많이 보았다. 어떻게 하면 온전한 양육과 성장이 이루어지고, 교회의 신실한 일꾼일 뿐 아니라, 세상에서도 빛된 존재로 살아갈 수 있을까?   

가장 먼저, 지나친 염려 근심을 내려놓고 앞선 세대가 믿음과 섬김의 본을 보이되, 무엇보다 담대한 은혜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교회와 교회의 지도자는 말씀과 성령의 힘을 믿는 담대한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한다. 말씀과 성령은 은혜받는 통로가 된다. 은혜를 받게 될 때, 특정한 세대의 구분 자체가 없어진다. 다음 세대, 젊은 세대, 혹은 30-40대를 특정하기보다, 온 세대(혹은, 전 세대, All Generation)으로의 사고전환이 성경적이라 여겨진다. 

 

은혜받은 온 세대

 

한마디로 말하면, 교회는 교회에 속한 모든 세대가 중요하고, 다양한 세대들이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어도, 말씀과 성령의 힘이 이들을 능히 가르치고 세울 수 있음을 믿는 것이다. 사도행전 2:17에 “하나님이 가라사대 말세에 내가 내 영으로 모든 육체에게 부어 주리니 너희의 자녀들은 예언할 것이요 너희의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고 너희의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고 하였다.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면, 자녀들, 젊은이, 노인 세대 등 특정세대를 넘어서서, 전 세대가 모두 비전과 소망을 품을 수 밖에 없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모든 세대에 대한 훈련과 양육의 관점은 당연히 <온세대, 전세대>의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어느 특정계층이 많은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교회가 예배에 은혜가 넘치고 좋아지면, 그것이 당연히 다음세대의 건강한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확신 때문이다. 한마디로, 젊은 세대에 대한 배려는 필요하지만, 자녀세대, 부모세대, 노년세대가 함께 <은혜받은 온 세대>가 되어 각기 자신의 삶의 시간대에 부합되는 큰 은혜와 영성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교회는 반드시 치우침 없는 큰 부흥을 맛보게 될 것이다.

 

맺음말

 

교회의 신실한 일꾼으로 잘 양육함이 세상의 빛된 역할을 감당하는 통로를 열어주는 것이다. 무엇을 가르쳐야 할 것인가? 영적 기본기를 가르쳐야 한다. 교회중심, 예배중심을 가르쳐야한다. 세상의 가르침과 다른 것은, 철저하게 말씀과 성령을 의지하며 본(本)이 되는 삶을 사는 것이다. 

특히, 교회는 미래의 신실한 일꾼들을 세워가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지나친 관심은 하나님의 은혜를 의지하지 않고, 근심, 염려, 분란만 일으키게 된다. 오직 말씀과 성령, 교회중심, 예배중심을 어느 특정한 세대에 초점을 맞춤이 아니라, 전세대가 함께 은혜를 누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며, 거침없이 순종하고 나아갈 때, 하나님의 교회가 풍성하고 부요해지면서 저들은 자신들이 살아가는 세상에서도 인정과 사랑을 넘치게 받게 될 것이다. 

davidnjeon@yahoo.com 

 

07.01.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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