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은 교회의 개혁이다. 교회가 중요하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다. 그래서 참된 교회의 개혁은 교회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교회의 진정한 개혁을 원한다면, 먼저 교회를 진심으로 참 마음으로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교회 개혁을 부르짖으며, 혼란과 갈등을 일으키며 몸 된 교회를 찢어 놓는다면 개혁은 그저 허상에 불과한 것이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교회를 운명처럼 사랑하는 순전한 믿음 위에 하나님은 은혜와 복을 허락해 주신다. 교회는 전적인 하나님의 부르심의 은혜에 기초한 신령한 은혜의 공동체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은혜의 보좌 교회 앞으로 나아올 때 하나님의 가까이 만나고 그의 전적인 도우심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런 신령한 공동체가 교회임을 믿을 때, 교회를 향한 모든 개혁적인 소원과 소망도 싹을 틔울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참된 성도는 항상 주님의 교회를 어린 자녀가 어머니를 따르는 것처럼, 그렇게 순전함으로 따라감으로 하늘과 땅의 신령하고 기름진 복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1. 교회에 단순한 순종
인생의 지혜는 하나님의 영이 오셔서 우리를 다스리도록 맡기는 데 있다. 맡길 수 있는 방법은 단순하다. ‘시키는 대로 해 보는 것’이다. 이것을 복종이라고 말한다. 거기서 더 성숙하면 복종을 지나 순종에 이르게 된다. 복종하여 '시키는 대로 했더니 되더라.'는 것을 깨달은 후에, 하나님 말씀만 나오면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 말씀을 자원하여 따라가는 것을 순종이라고 할 수 있다. 복종과 순종의 그 단순함 위에 성령이 충만하게 운행하신다. 세월이 갈수록, 세월이 변해도 그렇게 순종할 수 있는 어린아이가 될 때, 신앙은 아름다운 것이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어린아이 같은(Childlike, Not Childish) 마음을 가진 그런 성도들이 모인 교회가 되어야 한다. 시간이 갈수록, 단순해지고, 아이가 되고, 다툼이 지속되지 말아야 한다. 후다닥 싸우고 희죽 하고 웃는 곳이 어린아이 싸움이다. 저도 아버지한테 매를 맞은 적이 있다. 그러나 아버지 부르시면 즉각 그 품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요즘 자식들은 아버지한테 싫은 소리 들으면 문을 잠그고 나오지 않는다. 순전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자녀를 기르면 안 된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교회의 가르침 앞에 잘 삐지고 신경질을 낸다. 성령 안에서 변화되지 않은 완고한 모습을 가진다. 결국, 그 완고 함들이 교회를 너무 힘들게 한다. 교회가 안 된다. 그래서 교회는 누가 뭐라고 해도, 모두가 어린아이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일을 복잡하게 가져가지 말고, 단순하게 가져가야 한다. 요즘 교회는 너무 복잡하다. 열심히 교회 나오면 다른 프로그램 할 것이 없다. 심방을 갈 필요가 없다. 매주 볼 수 있으니까, 매 수요일, 주일, 금요일 저녁, 새벽에 모이니까 달리 필요가 없는 것이다. 교회에 자주 오니까 할 것이 없다. 생각해 보면, 우리 신앙생활이 옛날에 그랬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하는 것이 그렇게 많은데도, 교회마다 신앙생활이 훨씬 더 복잡해져 버렸다. 복잡한 만큼 단순 무식, 무모할 정도의 산을 옮길만한 믿음의 능력도 찾아볼 길이 없어져 버렸다. 교회 중심의 삶, 교회로 나아오는 단순함, 교회 없으면 살 수 없을 것 같은 삶의 결단들이 회복되어야 한다. 이러한 교회 중심의 단순한 믿음 위에 복잡 분주한 세상을 이길 능력을 얻게 될 것이다.
2. 교회 중심의 신앙 방향
복된 성도의 삶을 살고자 하면, 그 방향을 잘 돌아보아야 한다. 신앙의 방향이 분명하면 현재가 어려워도 미래를 향한 소망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지금 당장 좋을 뿐, 미래의 약속이 없으면 참된 축복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마치 미래가 없는 사형수에게 제일 좋은 것을 마음껏 제공하는 것은 불행한 관용일 따름인 것과 같다.
하나님이 축복하시는 인생의 회복과 축복의 방향은 무엇일까? 하나님 없는 곳에서 하나님이 계신 곳으로 가는 것이다. 교회가 없는 곳에서 교회가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다. 잠시 잠깐의 생명과 축복이 아니라 영원한 만족과 안식이 있는 곳으로 지향하며 나아가라는 것이다.
그래서 복된 성도는 넘어져도 교회 쪽으로 넘어진다. 복된 성도의 삶이 교회와 함께하는 삶임을 너무나 잘 아는 신앙의 자세이다. 그렇지 않은가? 한 사람, 신앙인의 삶을 표면화시켜보면 아주 단순하다. 교회에서 태어나고 교회에서 자라고 교회에서 마지막 천국 환송식을 치르게 된다. 그래서 복 있는 성도의 평생의 소원은, 그저 교회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주의 성전에서의 하루가 세상의 천 일보다 나으며, 주의 전에 문지기로 있는 것이 세상의 그 어떤 화려하고 좋은 장막에 거함보다 낫다는 사상이 분명한 성도의 모습이다.
3. 두렵고 떨림으로 섬기는 교회
그런데 이렇게 사랑스럽고 소중한 교회도 저절로 세워지지 않음을 기억해야 한다. 교회는 절대로 망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을 본다. 맞는 말이면서 틀린 말이기도 하다. 교회는 하나님의 집이니까, 어떤 일이 있어도 흔들리거나 망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천만의 말씀이다. 무형의 교회는 영원할지 몰라도, 지상교회는 다르다.
지상교회를 완전하고 무흠한 공동체로 보고 하나님 앞에서 두렵고 떨림의 마음으로 붙어있지 못하면, 한순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교회사가 증거 하는 지상교회의 현실이다. 이것을 알 때, 우리는 함부로 교회 안에서 자기 목소리로 떠들지 않게 된다. 두렵고 떨림으로 말씀 앞에 순종하고, 말씀을 따르며, 교회를 어머니의 품과 같이 기쁘게 대하게 된다. 그렇게 교회를 소중히 여기는 이들은, 주의 몸 된 교회와 더불어 함께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될 것이다.
4. 섬기는 교회를 분명하게
교회의 본질은 예배이다. 그런데 오늘날 예배를 드린다고 하면서도 반드시 교회에 갈 필요가 있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휴대전화에는 몇 분의 선호하는 스타 목사님들이 앱으로 연결되어있고, 말씀의 홍수 속에서 그저 원하는 말씀을 듣고 마음의 감정적인 동의만 있으면 큰 은혜받았다고 쉽게 말한다. 문명의 도움으로 인해 그런 은혜를 받을 수만 있으면 장소는 상관없는 곳이 되어버렸다. 이불 속에서 속옷 차림으로 발가락으로 컴퓨터 마우스를 클릭하기만 해도 쏟아지는 말씀 속에 스스로를 예배자로 착각하며 사는 것이다. 영혼을 좀먹는 대단한 착각이다.
복된 신앙생활을 위해서, 내가 섬기는 교회가 분명해야 한다. 예전 우리 믿음의 선배님들은 새벽과 주일날 들려지는 그 말씀 한절 한절을 놓치지 않으려 몸부림을 쳤다. 교회 가는 일에 늦어지면 장로님이라 해도 그 벌을 면할 수 없었다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알고 있다. 그러나 예전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말씀의 홍수임에도 열매를 보기 힘들게 되었다. 그 중심에 교회 중심적인 삶의 결여가 존재한다. 이것이 회복되어야 한다.
꼭 교회에서만 예배드려야 하느냐? 라고 묻는다. 그러면 우리가 술집에서도 예배드릴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 우리가 귀신이 아닌 이상, 영으로만 어찌 예배를 드리겠는가? 영혼의 그릇인 몸이 눈에 보이는 예배당으로 나아올 때, 온전한 영적인 예배가 몸의 순종을 통해 시작이 되는 것이다. 지금 이 시대는 마지막 종말시대이다. 종말시대의 특징은 진리의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시대가 이렇게 광변(狂變)할수록, 더욱 더 내가 섬기는 바로 그 교회, 눈에 보이고 만져지고 헌신해야 될 한 교회가 분명해야 한다.
5. 교회에 몸을 드려보라
교회를 온전한 믿음으로 섬겼던 분들의 신앙을 보면, 무소 부재하신 하나님께서 어디에나 당신들과 함께 하심을 믿는 삶이었다. 더불어, 저들이 확신한 것은 자신들이 섬기는 예배당 교회에서 하나님이 자신들을 기다리고 계시다는 것에 대한 믿음이 분명했다. 그곳에서 또한 하나님은 은혜를 베푸신다는 사실을 믿었다.
이런 분들은 교회의 작은 물품 하나마저도 하나님의 거룩한 것으로 구별하여 생각하였으며, 눈에 보이는 주님의 교회를 위해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피 같은 물질도 아낌없이 드렸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삶 전부를 다 주님 앞에 내어 드릴 수 있었다. 이들의 헌신을 받으신 하나님은 한량없는 은혜를 부어주시고, 마침내 저들에게 상상할 수 없는 아름다운 은혜의 전성시대-믿음의 명문가문을 열어주시며, 그 헌신을 되갚아 주셨다.
복되고 아름다운 개혁
교회를 복되게 세우는 개혁을 위해, 먼저 단순한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교회를 사랑하며 헌신하여 몸을 드려보기를 권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회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물론 새로운 것이 아니라, 성경 자체가 자증 하는 눈에 보이는 교회를 향한 복된 마음이 회복되는 것이다. 내가 섬기는 교회에서 하나님이 나를 기다리고 계시고, 그 하나님은 내게 은혜 베풀어주시기를 원하시는 분이시며, 그 하나님이 세우신 교회를 떠나지 아니하고 잘 섬길 때, 하나님은 반드시 예비하신 모든 좋은 복을 누리게 하신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 위에 교회는 복된 개혁을 이루게 되고 마침내 아름다운 하나님의 영광의 빛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davidnjeon@yahoo.com
11.19.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