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귀표 목사
서북부지역 노회 간담회를 위해 지난 30일 LA를 방문한 홍귀표 목사(KAPC 총회장)를 만났다. 30여년 전부터 다민족을 품고, 다민족교회를 섬기며 사역해 오고 있는 홍귀표 목사. 지나 온 시간을 돌아보면 실수도 많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실수가 새롭게 다민족교회를 꿈꾸는 이들에게 유익한 정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홍귀표 목사에게서 다민족교회의 필요성과 앞으로의 전망을 들어보았다.
△ 펜데믹이라는 새로운 시기를 어떻게 대처해 나가셨는지요?
모든 교회와 목회자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했을 것입니다. 우리 목회의 방향, 교회방향이 다양하게 되어야만 이 시대를 섬길 수 있게 되었죠. 인터넷이 일상화 되어있는 시대를 살며 인터넷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사역해야 된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하지를 못했지요. 그런 상황에서 닥친 팬데믹 시대에 많은 목회자들이 온라인 사역을 시작하며 인력이나 환경 등으로 엄두가 안 났을 것입니다.
우리 교회도 팬데믹을 경험하며 교회가 문을 닫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방법이 없었지요. 그래서 부족한 상황 속에서 온라인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조금씩 장비를 보강하며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보충할 일이 많지요. 그러나 팬데믹을 통해 많은 교회들이 온라인으로 복음을 증거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팬데믹 동안 우리 교회들이 만나게 된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로 인해 세계가 가까워 졌지요. 전에는 선교지를 1년에 두 차례 정도 방문했지만 지금은 온라인으로 바로 연결이 됩니다. 같이 말씀을 듣고 성도들이 토론도 하고 피드백도 있습니다. 한층 가까워 졌다는 것이지요. 지금은 줌 으로 대화하고 현장중계도 하며 선교사와 연결해서 선교사를 성도들이 바라보며 기도제목 나누고 네트워킹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변화된 특권이 아닌가 합니다.
△ 다민족사역이기에 온라인 사역을 할 때 더 어려움이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교인 구성원은 어떻게 되어 있나요?
일단은 영어로 사역하기에 영어로 송출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페인어권 성도들과 중남미 선교지 사역자들을 위해 스페인어도 송출하고 있습니다. 불어나 타 지역 언어구사자에겐 어려움이 있었죠. 다민족교회인 우리 교회의 구성인원을 보면 언어권, 문화권, 인종별로 나눌 수 있겠죠. ▲문화권으로 보면, 아프리카권, 중동권, 아시아권, 북미권, 중남미권으로 나눕니다. 유럽인들 (터키, 그리스, 폴란드 등)도 있기는 하는데 전도가 힘들고, 비정규적으로 방문합니다. ▲언어권으로 보면 전반적으로는 영어로 사역하지만 두 번째 언어는 스페인어죠. 그 다음으로 불어 사용자가 많습니다. 불어 사용자가 많은 것은 아프리카에 프랑스 식민지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시아권은 필리핀사람들이 많아 타갈로그어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영어, 스페인어, 불어, 타갈로그가 주 언어입니다. 나머지는 각 지역 방언입니다. 아프리카 토속 언어 사용자를 위해서는 토속어 구사자를 찾아서 통역을 해야 하죠. 그런 경우는 두 세 번을 거쳐 통역 이 이루어집니다. ▲인종은 피부색깔로 말하자면 매우 다양합니다. 흑인종, 황인종, 백인종 그리고 그사이 그사이의 거의 모든 피부 색깔의 사람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마틴루터킹 목사가 인권운동을 할 때 같이했던 제자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앤드류 영 전 아틀란타 시장, 시카고의 제시 젝슨 목사 등이 대표적인 인물들입니다. 그들은 킹 목사 사후 무지개연합을 만들었는데 모든 인종을 대변하는 인권운동 이었죠. 그들의 모든 인종을 위한 인권운동으로 우리도 덕을 봤는데 실제 그 운동의 핵심 구성인원은 모두 흑인입니다. 요즘은 무지개라는 말을 쓰면 동성애를 상징하기 때문에 조심해서 써야하는 말로 변했습니다. 하지만 이 말은 성경적으로 보면 하나님께서 노아 홍수 후에 보여주신 은혜의 상징이며, 흑인 인권 운동가들이 의미하는 바대로 모든 인종들의 유대를 상징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저희 다민족 사역은 무지개 연합입니다.
△ 캠퍼스 사역을 시작하시던 30여년 전, 다민족사역에 대한 개념은 어떤 것이었나요?
그땐 다민족사역에 대한 개념이 매우 희미했지요. 그러나 최근 들어 선교 현장에서 다민족 사역에대한 필요가 생겼습니다. 신학교들에서도 다민족 사역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고 해당 책들도 많이 나왔어요.
그 이유는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세계가 매우 가깝게 하나가 되고 있기 때문이죠. 한국 만해도 이제 단일민족이 아닙니다. 40년 전만해도 미8군 주둔 지역이나 특별한 지역에 가야 타인종과 만남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지하철만 타도 세계 각곳에서 온 다인종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요. 현제는 100나라 이상에서 온 다른 족속 사람들이 한국에 와 거주 중입니다. 단일민족 시대는 끝났죠. 국제결혼자도 많아요. 오죽하면 ‘베트남은 한국을 “사돈의 나라”라고 할 정도라고 하네요. 수년 전 대구에 갔었을 때 네팔음식을 접했던 적이 있어요. 네팔남편을 둔 한국인 아내가 하는 음식점 이었는데 잘되더군요. 미국에 사는 우리들의 LA나 뉴욕은 어떤가요? 뉴욕시와 LA는 백인이 소수인종에 속하지 않겠어요? 몇년 전에 위클리프선교회에 소속되어 런던에 본부를 두고 유럽에서 30여년간 사역한 분을 만난 적이 있어요. 그분이 말하기를 “목사님! 목사님 같은 사역을 저희들도 최근 많이 연구하면서 실행하려고 노력중 입니다. 왜냐하면 세계의 많은 대도시들이 다인종으로 구성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런던에 살고 있는 인구의 50%가 영국인이 아니고 다른 인종들 입니다 ” 라고 했어요.
우리는 지금 모든 족속이 이웃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선교의 정의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타문화, 타인종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선교다”라고 하는 정의가 대표적입니다. 한 마디로 선교란 다른 나라 현지로 가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현지인을 만나기 위해 하는 소위 “가는 선교”였죠. 그러나 그런 선교는 엄청난 제정적 투자가 필요 했지요. 또한 현지에 가더라도 문화와 언어를 습득하기위해 오랜 시간이 필요했어요. 뿐만 아니라 선교사들이 활동할 수 있는 여러가지 부수적인 지원들이 필수였죠. 그래서 지역 교회에서 풀타임 선교사 파송이 쉽지 않았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이웃이 다민족 상황이라면 당연히 선교는 현지가 아닌 우리가 사는 곳에서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현지로 가서 하는 선교도 지속적으로 계속 해야 하겠지만 우리 이웃도 타인종이기에 선교대상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우리가 사는 지금 이 시대를 한번 보세요. 한국 사람들의 미국 이민은 70년대와 80년대에 많았습니다. 그 당시에 온 사람은 20대 후반 30대 40대들 이였습니다. 1.5세들은 그들의 자녀들이거나 2세들의 자녀겠죠. 당시에 이민을 온 1세들의 시대는 이제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10년-20년 후를 생각해 보세요. 2세들이 우리가 남겼던 신앙 자산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을까요? 아마 소수일 것입니다. 대부분 한인교회들의 20년 후는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유럽의 교회처럼 대형교회 내 소수인원이 모여 예배 드리게 될 가능성이 많지 않겠어요?
요즘 이민을 오는 사람들의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오더라도 경제적으로 아쉬울 것이 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인 만을 대상으로 한 전도는 매우 제한적이지요. 또한 소위 교회의 숫자적 부흥은 수평 이동에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인이민교회의 부흥을 보면 약 20년 전 까지만 해도 불신자들을 전도해서 부흥된 시대였죠. 지금은 부흥회를 해도 별로 모이지 않아요. 앞으로 10년, 많아야 20년 후에 벌어질 상황들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지금 60대가 젊은 사람들 축에 들어가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대안이 무엇이겠어요?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 이민 1세들로 구성된 교회들이 다양한 인종들을 향해 마음의 문을 열기를 어려워합니다. 교회 밖에서는 다양한 사람들과 살지만 교회에서는 한인 들끼리만 모이지요. 이 땅에서 교회가 존재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믿지 않는 영혼들을 전도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구원받고 하나님의 백성이 되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을 살게 하는 것입니다. 현 시대의 상황을 잘 살펴 다른 족속에게도 전도해서 교회를 이루어 나가야 할 때가 되었다고 봅니다.
△ 앞으로 다민족교회사역
시대가 올 것을 예상해야 하는데 이 사역에 대한 조언 한마디 부탁합니다.
비전과 열정이 있다면 방법은 둘째 입니다. 한인1세는 언어가 약하지요. 그러나 아무리 영어가 안 되어도 몇 마디는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한국에서 배운 영어 실력이면 전도는 가능합니다. 짧은 영어로 말하는 것이 어렵긴 하지만 다윗에게 있던 물맷돌 처럼 사용할 수 있지 않겠어요? 특히 목회자들은 기본적으로 석사 학위 소지자들이죠. 영어를 수년간 공부한 분들입니다. 죽기 아니면 살기라고 각오를 하시고 다민족에게 다가가 보세요. 저도 지금까지 사역을 해 오면서 많은 실수가 있었습니다. 부족하지만 제가 다민족 사역 현장에서 경험해온 것들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다민족사역 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문의해 주세요. 여전히 부족하지만 다민족 사역의 경험을 나누며 돕고 싶습니다. 앞으로 우리 교계는 다민족 사역을 미룰 수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직면해 있어요. 함께 고민하며 이 사역을 위해 전진해 가야 할 것입니다.
다민족교회사역의 선두자라고 꼽힐수 있는 홍귀표 목사는 "앞으로 다민족사역을 통해 영혼구원의 장을 펴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언제든지 문의 해 주시면 성실히 답하겠다" 며 회의 장소로 향했다. 다민족사역에 관한 질문은 esfcross@yahoo.com (혹은 전화 773-802-1112, 카톡 아이디: esfcross, Facebook:Timothy Hong)로 하면 된다.
<이성자 기자>
02.11.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