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임지영 시인 (얼바인 주교회 집사)
임지영 시인

(얼바인 주교회 집사)

아득한 바다 끝 바라보며

어떤 마음 품고 항해를 떠났던가

검푸른 바다 죽음의 공포 이김은

한 조각 빵보다 간절한

영혼의 호흡이었나

 

혹독한 추위와 굶주림 속에

살 소망 끊기고 의식 잃어갈 즈음

원주민의 도움, 공존의 길 열리고

함께 파종하고 더불어 추수하니

감사의 제사 드릴 수 밖에

 

나는 무엇으로 감사를 올려 드릴까

황무지에 씨 뿌린 이해 못할 사랑

가시에 찔려가며 쉼 없이 돌보는 사랑

마침내 열매 맺는 신실한 사랑

받은 것이 많으니 돌려 드릴 수 밖에

 

계절은 돌고 돌아 언젠가 다시

앙상한 가지, 눈보라의 때가 이를 것을 안다

그러나 내가 두려워하지 않음은

차가운 대지 위로 돋아날 새싹 바라며

온기 품고 기다리는 찬란한 빛 있기에

 

영원한 생명, 그리운 본향

꿈에서 깨어 도착한 곳에는

당신이 내게 준 사람들이 있다

만나의 기적, 한 해의 결실 감사하며

한바탕 벌이는 기쁨의 축제

 

11.23.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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