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동산교회
문제 제기
코로나 팬데믹 기간중에 미주 한인교회는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재미 한인기독선교재단의 통계에 의하면, 2019년에서 2021년까지 미주 한인교회 수가 약 20%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미주 한인교회 수의 감소는 코로나와 상관없이 오래전부터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한국에서 오는 이민자 수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한때 많게는 매년 3만명 이상 미국에 들어온 한인 이민자 수가 지금은 고작 수백 명 들어오는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가 고령화되면서 세상을 떠나는 1세 교인들이 늘어나고, 이민 2세들은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거의 한인교회를 떠나다 보니, 자연히 미주 한인교회 수는 줄어가고 교세는 약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을 만나면서, 이런 현상이 가속화되었습니다. 성도가 얼마 없어 온라인 예배를 드리기 어려운 교회들을 중심으로 많은 교회들이 문을 닫게 된 것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어느 정도 수그러들고 난 후에 보니, 마치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간 것처럼 많은 교회들이 소리 소문없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코로나 기간에 온라인 예배에 익숙해진 교인들은 대면 예배에 빠지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또한 코로나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많이 약해진 것이기에, 여러 사람들이 모이는 각종 교회 활동의 참여도가 코로나 이전만큼 잘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어떻게 우리는 약해져 가는 주님의 몸된 교회를 강건하게 회복시킬 수 있을까요? 늘 그렇듯이 모든 인생의 질문에 대한 답은 성경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예루살렘 교회는 한 때, 수 천명에 이르는 교인을 거느린 대형교회였습니다. 그런데 스데반의 박해 이후로 그 교세가 현격하게 줄어, 사도행전 8장에 보니 사도외에는 유대와 사마리아 모든 땅으로 흩어졌다고 말씀했습니다. 그런데 천지 사방으로 흩어져 완전히 허약해진 예루살렘 교회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온 세상에 더욱 강건한 주님의 교회들을 세워가는 꽃씨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 중에 한 교회가 위대한 선교사 바울을 탄생시킨 안디옥 교회입니다. 안디옥 교회는 예루살렘교회와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운영이 됩니다.
우리는 예루살렘 교회를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한쪽 문을 닫으시면, 다른 쪽 문을 여시고, ‘새 포도주는 새 부대’(막 2:22)에 담듯이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하나님의 교회를 회복하시고 사용하신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예루살렘 교회를 흩어 약하게 하시고, 새롭게 세운 안디옥 교회의 특징은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삼으라’는 주님의 대위임명령에 순종한 ‘선교’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경을 통해 하나님 하시는 일을 이해할 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미주 한인교회에 주시는 성경적 메시지는 새로운 방식으로의 ‘선교로의 부르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크게 세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1세와 2세의 유대 강화입니다.
작년 9월 연방 센서국이 발표한 미국내 전체 한인 인구는 2022년 기준으로 약 2백만명 정도 되는데, 그 중에 26.8%에 달하는 사람들이 혼혈 한인입니다. 미주한인 4명중 적어도 1명은 혼혈입니다.
그리고 미주 한인중 한국 출생 한인은 전체의 52%밖에 되지 않고 점점 고령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미국 출생 한인이 이제 40%를 훌쩍 넘었고 점점 그 수가 크게 늘어가고 있습니다. 한인 이민이 지금처럼 1년에 수백명 수준으로 이루어진다면 앞으로 곧 미국 출생 한인들의 수가 한국 출생 한인들 수를 앞지르게 됩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 온 일이지만, 지금 미국내 한인교회들이 2세들에게 리더십을 물려주지 않으면, 미주내 한인이민교회들은 결국 모두 소멸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한인 이민 역사에서 한동안 한인교회가 영어권 2세 교회를 품고 있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영어권 2세 교회가 주도적으로 한어권 교회를 품고 가야 할 위치에 놓여 있습니다.
한인교회의 후임 목회자가 미국 출생의 다음 세대를 지도하고 인도할 영어권 담임 목회자가 되고 한어권 성도들을 위한 한어권 부교역자와 동역하는 목회 형태가 필요합니다. 성경적인 비유로 말하자면, 광야에서 태어난 새로운 세대를 가나안 땅으로 인도한 여호수아 같은 리더에게 교회 리더십을 물려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일이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미국내 한인 교회의 존립을 위해서는 여러가지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반드시, 이루어야 할 목회 방향입니다.
사실, 한국에서 들어오는 이민자의 수가 많았을 때에는 1세와 2세 교회가 모두 부흥하는 경우에 비좁은 교회당 안에 함께 있을 수 없어 교회가 한어권 교회와 영어권 교회로 분리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녀들도 고등학교 때까지는 부모님과 함께 교회를 다니다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는 영어권 교회로 가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한어권 교회가 눈에 뜨이게 노쇠화 되어가고, 젊은이들이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면서, 교회가 그대로 소멸하기 전에, 영어권 2세들이 함께 머물며 자연스럽게 교회 주인으로 자리잡아 주인의식을 갖고 교회를 운영해야 할 필요를 느끼게 됩니다. 게다가 지금은 미주 한인들 네 명 중 한 명이 혼혈입니다. 그러므로 영어권 2세가 모든 한인교회의 주인이 되어야 하는 것은, 시대적 요청이요, 교회의 흥망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최초의 선교사요 신약 성경의 거의 절반을 쓰면서 많은 교회를 세운 사도바울도 길리기아 다소에서 태어난 유대인 2세입니다. 예루살렘 교회 교인들이 흩어지면서 세워진 안디옥 교회는 유대땅이 아닌 구브로 출신의 바나바가 담임목회자가 되고 그가 역시 소아시아에서 태어난 유대인 2세인 바울을 선택하여 리더십을 이루면서 놀라운 부흥의 역사를 이루게 됩니다.
그러므로 앞으로의 미주 한인교회의 미래는 거시적으로 보았을 때 진정한 교회 회복과 부흥을 이루기 원한다면, 여호수아와 함께 한 새로운 세대가 한인교회의 주인이 되고 한어권 1세들이 함께 하며 지원하는 교회들로 세워져 나가야 합니다.
둘째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이용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서 지상의 모든 교회는 놀라운 영적 신대륙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이전까지 대부분의 교회들은 교회당이라는 어떤 물리적인 장소에 함께 모여서 예배를 드리고, 신앙 활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은 교회당 문을 강제로 닫게 하고, 모든 교회들을 인터넷 공간으로 몰아갔습니다.
그곳에서 모든 교회는 인터넷상에서 예배드리는 온라인 예배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대부분의 교회들이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예배 방식입니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온라인상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사람들은 온라인상에서도 얼마든지 예배를 드릴 수 있고, 벤모로 헌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온라인 예배를 드리면서,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교회 사역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목회자는 온라인으로 성도들을 심방하고 기도해 줄 수 있고, 또한 온라인을 통해 성경공부하고, 소그룹 모임을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사람들은 서로 오프라인에서 만나기 위해 중간에 많은 시간을 쓰면서 어느 특정 장소에 가서 소그룹 모임을 했다면, 이제는 왔다 갔다 하는 아까운 시간 낭비없이 각자 컴퓨터 혹은 휴대폰 앞에 앉아서 너무나 쉽게 온라인으로 여러 교회 모임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각종 질병이나 감기등의 이유로 오프라인 예배가 어려운 분들이 온라인으로 예배를 빠지지 않고 드릴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었습니다.
게다가 온라인 사역은 개교회를 넘어서 인터넷상에 있는 지역사회와 온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교회 활동을 소개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직접 교회에 나와 예배에 참석하기 전에 몇 주 동안 온라인 예배 실황을 접속하는 가나안 신자들이 있습니다. 때로는 불신자들도 아무런 부담없이 온라인 예배에 참석하기도 합니다. 인터넷이 길이 되어, 이 세상 어디에 사는 누구든 상관없이 온라인 예배를 통해 복음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온라인은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열어주신 영적 신대륙과 같습니다. 그러나 온라인으로 많은 교회 사역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으로만 예배드리고, 신앙생활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온라인에서 예배를 드리다 보면, 오프라인에서 예배드릴 때와는 조금 마음 자세가 흐트러질 수 있고, 중간에 이런저런 일로 예배에 집중하지 못하는 유혹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인터넷상에서는 서로 대면하여 함께 먹고 마시며 나눌 수 있는 성도간 사랑의 교제가 아쉬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함께 땀흘리며 섬기는 봉사와 구제활동 및 선교를 하는 일이 크게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온라인 예배 초기에는 TV 혹은 휴대폰 앞에서 드리는 온라인 예배에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하며, 몇몇 목회자들은 비대면 예배가 종교 탄압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코로나를 지나며, 많은 교회들이 온라인 예배와 온라인 교회 사역들을 시행하면서, 온라인을 이용한 교회 사역들의 장점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도바울은 고린도전서 9장 19절 이하에서, 자기는 모든 사람에게서 자유로우나 “여러 사람에게 여러 모습으로” 복음을 전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사도바울은 아무쪼록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기 위하여 유대인에게는 그들의 문화에 맞추어 유대인처럼 행동하고, 율법없는 자에게는 율법 없는 자같이 행동하였고, 약한 자들에게는 약한 자같이 되어 복음을 위해 모든 것을 행하였다고 말씀했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의 주된 사명이 예수 복음을 전하여, ‘아무쪼록 몇 사람이라도 더 구원하는 것’이기에,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어느 한쪽이 아니라, 영혼 구원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마땅히 모두 다 해야 할 일입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어느 한쪽을 선택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둘을 다 사용할 수 있다면, 서로 상호 보완하여 연약해진 교회를 든든하게 세우고, 건강하게 회복시켜 복음의 증인으로 쓰임받게 할 것입니다.
세번째로 선교적 교회로의 전환입니다.
한인 이민자들의 수가 크게 줄면서, 이제 교회로 찾아오는 분들은 복음을 듣고, 예수를 영접하게 된 불신자라기보다는 거의 다른 교회에서 수평 이동한 성도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한인 교인 숫자는 해마다 고령화되고 눈에 뜨이게 그 숫자가 줄어가고 있습니다. 교인들의 지인들 중에는 거의 예수 믿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전도할 대상이 별로 많지 않습니다. 그 몇 명 되지 않은 전도 대상자를 놓고 많은 교회들이 경쟁하는 구도입니다.
그러나, 조금만 눈을 돌려서, 우리 주변에 사는 외국인들을 돌아보면,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아직 예수를 모르고 산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므로 처음에 유대인 전도를 시작했다가, 이방인 선교로 돌아선 유대인 바울처럼, 미주 한인교회도 복음 전도의 대상을 한인 중심에서 외국인 중심으로 바꿀 때가 되었습니다.
미국은 다인종, 다민족 국가라 어디에서든 이민자들을 볼 수 있고,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한인 이민교회들이 모여 있는 주요 도시에는 해외 출생 외국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들 중에 특히 이슬람권이나 불교권에서 온 이민자들은 대부분 예수를 잘 모릅니다. 그들에게 예수 사랑을 전할 수 있습니다.
연약해진 교회를 강건하게 세우고 회복시키는 데에는 예수 복음을 전하는 것보다 효과적인 사역은 없습니다. 복음을 전하면, 교회는 일어서게 되어 있습니다. 일터에서 만나는 손님이나, 혹은 직장에서 만나는 외국인 동료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고, 이런저런 인연으로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예수 사랑을 품고, 여러가지 사역으로 선한 일을 행하며 복음을 전하게 되면, 코로나로 인해 무너지고 침체된 교회와 교인들이 일어서게 되어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미주내 한인교회는 무척 약해졌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서 미주 한인교회의 실상이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난 것뿐이지, 미주 한인교회들이 약해진 이유는 꼭 코로나 팬데믹 때문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 자신을 더욱 깊이 들여다보게 하여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 ‘새로운 하나님의 부르심’을 깨닫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이제 미주 한인교회가 진정한 회복과 부흥을 경험하려면 세가지 방향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첫째는 1세와 2세의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고, 2세들이 주인이 되는 교회를 이루어야 합니다. 둘째는 오프라인 예배와 교회 사역과 함께 온라인을 적극 활용하여 주변 이웃들 뿐만이 아니라 인터넷 세상에 있는 많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여야 합니다. 셋째는 디아스포라 한인들을 넘어서 이제 외국인들에게도 복음을 전하는 선교적 교회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교회 존재의 목적인, ‘영혼 구원의 사명’을 모든 세대와 함께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전방위적으로 이루어가는 것입니다. 아무쪼록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새로운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라 이전과 다르게 더욱 강건하게 부흥하는 미주 한인교회가 될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davidmyoon@hotmail.com
01.13.2024